與 "시시비비 나중에 가려야"
野 "윤 정권의 휘발된 행정력"

2023년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 온열 질환자가 속출하는 등 운영 미숙 논란이 일자 정치권은 4일 책임 공방을 벌였다. 행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지반 침수, 야영장 상태, 폭염, 의료 및 안전 문제가 제기됐는데도 철저하게 대비를 못 했다는 게 쟁점이다.
잼버리 조직위 등에 따르면 전날(3일) 하루 동안 영지 내 병원을 방문한 환자 수는 1486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중 온열 증상자는 138명이나 됐다.
외신들은 한국에서의 피해 상황을 보도했다.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는 폭염으로 고통을 겪는 참가자 인터뷰를 전했다. AP 통신은 "잼버리를 광대하고, 나무가 없어 더위를 피할 곳이 부족한 지역에서 개최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현 정부의 무능을 질타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가 말 그대로 엉망진창"이라며 "유쾌하고 시끌벅적해야 할 잼버리 대회가 불쾌하고 온열 환자가 속출해 불만으로 시끌벅적한 국제 망신 대회, 청소년 재난 체험 대회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눈 떠보니 선진국이던 대한민국이 스카우트잼버리 대회도 못 치르는, 후진국형 난민 캠프 같은 재난 체험 잼버리 대회에 대한 윤석열 정권의 휘발된 행정력을 한탄한다"고 밝혔다.
부안을 지역구로 둔 이원택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당시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잼버리는 세계적인 대회이기 때문에 많은 관광객이 올 것이다. 폭염이나 폭우·해충 문제와 편의시설 대책을 점검하셔야 한다”며 “이런 것에 철저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전 세계에서 다 바라보는 이 대회가 어려운 역경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다만 여가부는 출범 이후 내내 폐지 논란을 겪었다.
새만금 잼버리는 애초부터 시기와 장소 선별이 잘못됐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바다를 접한 넓은 평지는 온도와 습도가 높고 연중 최고 더운 날 개최를 피했어야 했다는 주장이다. 조직위원회는 2020년 7월에 출범해 약 3년의 준비 기간을 뒀다.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전날 성명을 통해 “새만금 잼버리는 준비 과정에서부터 그 정치적 잇속 때문에 논란이 많았다. 문재인 정부, 전라북도, 민주당 정치인들은 새만금 잼버리 행사를 빌미 삼아 새만금 신공항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했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민노총의 주장에 동조하기보다는 책임론을 방어하면서 사태 확산을 경계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새만금 잼버리는 전라북도의 숙원사업이었고, 문재인 정부에서 유치하고 윤석열 정부가 개최한 행사”라며 “우리 당은 양평 고속도로 정쟁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하듯이, 잼버리 역시 정쟁으로 변질되는 일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준비 과정에서의 시시비비를 가리는 일은 나중에 해도 늦지 않다. 지금 정치권이 해야 할 역할은 우리와 다른 참여국가의 국민들에게 정확한 정보 전달, 자칫 침체 분위기에 응원의 목소리를 전함으로써 축제가 잘 마무리되도록 돕는 것“이라고 했다.
윤 원내대표는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안전관리 긴급대책 점검 회의 후 여성경제신문과 만나 “전기공급 용량을 증설하고 쿨링텐트 및 버스를 신규 보급하고 온열 환자가 발생할 시 추가 의료인력과 물자도 즉시 투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를 열고 잼버리 행사에 예비비 69억원 지원을 결정했다. 이에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잼버리 참가자들을 위해 냉수를 무제한 공급하고, 부실 논란이 생긴 식사 개선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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