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유명 아이돌 부르면 잘못 덮어지나
英 스카우트 대원 포함 4만여명 배회
공연 장소·시간·주최 지금도 바뀌는 중

새만금 잼버리 'K팝 슈퍼 라이브'를 대체할 KBS2TV '뮤직뱅크' 생방송이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 /FC서울
새만금 잼버리 'K팝 슈퍼 라이브'를 대체할 KBS2TV '뮤직뱅크' 생방송이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 /FC서울

걸그룹 뉴진스(NewJeans)가 위기를 맞은 '잼버리'의 구원투수로 등장했지만 정부에 대한 비난 목소리는 여전하다. 유명 아이돌 그룹을 내키는 대로 불러다 생색을 내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K-팝 콘서트 준비 과정에서도 땜질을 땜질하는 식의 총체적 부실이 지적된다.

8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뉴진스는 오는 11일 KBS2TV 뮤직뱅크 생방송에 출연이 확정돼 있었던 걸그룹이다. 즉 정부가 방탄소년단(BTS) 섭외가 여의치 않자 다른 유명 그룹을 강제로 부른 것 아니냐는 의혹은 사실과 다른 셈이다.

다만 박보균 장관이 앞선 브리핑에서 "결정 안 됐다"고 언급한 것이 화근이 된 BTS 사례처럼 문화체육관광부가 당초 뮤직뱅크 출연이 예정됐던 '뉴진스' 출연 사실을 흘리며 새로운 섭외인 듯한 홍보 전략을 펼친 것이 역풍을 불렀다. 뮤직뱅크는 매주 금요일 오후 5시 15분에 하는 생방송 프로그램이다. 잼버리 폐막은 원래 12일인데 하루 전인 11일 뮤직뱅크 공연으로 때우고 폐막하기로 한 정부의 대처가 문제를 키운 것.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에서 조기 퇴영한 영국 스카우트 대원들이 6일 서울 용산역에서 잼버리 관련 뉴스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에서 조기 퇴영한 영국 스카우트 대원들이 6일 서울 용산역에서 잼버리 관련 뉴스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또 지난 6일 저녁 9시 30분 새만금 잼버리 야영지 특설무대에서 예정된 공연을 취소하는 바람에 KBS1TV 'K팝 슈퍼 라이브' 팀과 기존에 예정된 아이돌 그룹 출연이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면서 KBS2TV 뮤직뱅크 팀이 땜질로 채워졌다. 동시에 장소마저 전주월드컵경기장→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으로 시시각각 바뀌면서 잼버리 참가 대원들의 혼돈을 가중했다.

뉴진스는 현재 미국 공연을 마치고 귀국한 상태다. 본의 아니게 이름이 팔린 뉴진스의 소속사 어도어는 "주최 측에서 출연진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을 아끼는 중이다. 또 갑작스럽게 본 일정이 변경되면서 엔믹스, 베리베리, 배우 장동윤 등 일부 가수와 MC진의 출연은 무산됐다. 

뮤직뱅크 땜질 작전마저 어려운 상황
태풍 몰아치는데 3일 만에 무대 완성?

정부는 행사 개최 장소를 전북월드컵경기장에서 서울로 변경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이날부터 태풍 '카눈'이 북상하면서 잼버리 참가자들의 야영을 조기 중단시키고 서울을 비롯해 경기, 전북, 충남, 충북 등 8개 시·도로 분산 배치했다. 그런데 126곳 가운데 90여 곳의 숙소가 서울·인천 및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결국 상암월드컵경기장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시간이 너무나도 촉박하다. 뮤직뱅크는 보통 1600여명이 수용 가능한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려왔다. 상암월드컵경기장으로 장소와 출연 라인업이 확정되더라도 4만여명을 수용할 무대 준비 기간이 너무 짧다. 무대 장비를 설치하는데도 통상 3~4일의 시간이 걸린다. 태풍까지 겹쳐 무대 설치가 제대로 될지도 미지수다.

서울 용산역을 배회하던 한 영국 잼버리 대원은 본지와 만나 "지난 6일 전북 부안에서 벗어난 뒤로 사흘째 어디로 가지는 못하고 있다"며 "앞으로 4일이나 남은 뮤직뱅크에 참가하기 위해 더 기다려야 하는데 이런 여행도 아니고 야영도 아닌 경험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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