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李 밟은 가도 이회창·홍준표 실패
나경원·안철수 당에 쓴소리로 존재감
전문가 "김문수·한동훈 출마 혁신 아냐"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2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피날레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안철수, 나경원 의원, 김 후보, 한동훈 전 대표, 양향자 전 후보.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2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피날레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안철수, 나경원 의원, 김 후보, 한동훈 전 대표, 양향자 전 후보.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이르면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열고 흔들리는 당을 수습할 새 대표를 뽑는 것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분위기다. 출마 후보로 김문수 전 대선 후보와 한동훈 전 대표, 나경원·안철수 의원 등이 거론되는데 이들 모두 6·3 대선 경선에 나왔던 이들이라 참신성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9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최근 송언석 원내대표 주도로 진행한 선수별 간담회에서는 조기 전당대회를 개최해 당대표를 선출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진다.

지도부는 조만간 전당대회 날짜를 확정 짓겠다는 입장이다. 김용태 위원장은 회동 직후 취재진에게 "지금 비대위가 없다 보니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이 오게 되면 저와 전당대회 시기를 발표하거나 의원총회에서 추인하는 형태로 시기부터 결정짓는 게 좋겠다는 말씀을 주셔서 저도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차기 당대표 후보로는 일단 중진 의원이 물망에 오른다. 나경원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중진 간담회를 끝낸 직후 취재진에게 "빠른 전당대회가 곧 개혁이 될 수 있다"며 "새 지도부가 절차적 정당성을 가지고 당심과 민심을 받아 개혁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안철수 의원은 대구시당 간담회에서 '당 지도부를 이끌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은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면서도 "먼저 국민께 사과드리고 어떤 이유로 대선에서 패배했는지 철저히 성찰하고 그걸 기반으로 국민이 원하는 혁신을 하는 것이 당이 우선 해야 할 일"이라고 답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이날 채널A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의힘 차기 당권 경쟁과 관련 “안철수 의원과 김문수 전 후보는 나올 것 같고 한동훈 대표는 안 나온다고 하다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문수 전 장관은 지난 14일 북한산 정상에 등반한 사진을 "오늘 북한산 백운대에 올랐습니다. 뒤로는 인수봉이 보이네요"라는 짧은 글과 함께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렸다. 지지자들 사이에서 애칭이 된 '파파미(파도파도 미담만)', '문수형' 등을 해시태그로 걸었다. 한동훈 전 대표는 대선 이후 공개 행보를 자제하고 있지만 최근 당 안팎의 인사를 두루 만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출마를 염두에 둔 행보가 아니냐는 해석이 따르기도 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이 차기 당대표 후보로 그대로 나오면 대선 경선 '시즌 2'가 연출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대통령이 되기 위해 당 대표 코스를 밟는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대권 욕심 없이 진정으로 당 쇄신을 주도할 사람은 새로운 인물이 적합하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국민의힘이 계보를 이어온 보수 정당에서 야당 대표가 국민적 지지를 업고 차기 대선에 나와 당선된 전례가 없다는 점이다. 2012년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은 여당일 때였다.

1997년 대선에서 패배한 이회창 전 총재는 야당 대표로 와신상담해 2002년 대선에 나왔으나 또 낙선했다. 2017년 홍준표 전 대표도 대선 낙선 후 3개월 뒤 당대표가 됐지만 지방선거에서 성적을 못내 사퇴했다가 대선 경선에서 패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성공 사례가 있다. 2012년 대선에서 패배한 문재인 전 후보는 2015년 전당대회에서 승리해 야당 대표 자리에 오른 후 2년 뒤 대선에서 승리했다. 이재명 전 대표도 2022년 대선 낙선 후 5개월 뒤 야당 대표가 됐고 대여 투쟁력을 보여주다 이번에 대통령이 됐다.

김형준 배재대학교 석좌교수는 이날 국민의힘 일부 재선 의원 중심의 ‘당의 혁신을 바라는 의원모임’이 주최한 ‘혁신방안 토론회’에서 “당을 주도할 주체는 젊은 개혁보수 인물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만약 김문수 전 대선 후보와 한동훈 전 대표가 전당대회에 출마하면 혁신이 아니다. 당장 출마해서는 안 된다”며 “또다시 둘이 붙으면 국민은 외면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여성경제신문에 “계엄과 대통령 탄핵·파면은 표면적인 보수의 위기 이유고 우연한 교통사고”라며 “계엄이 없었어도 보수 위기는 이어지고 있었다. 지나간 사건에 사과하고 그다음 민생으로 가야 하지만 국민들은 사과를 들은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성경제신문 이상무 기자 sewoen@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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