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가 칩 없이도 준초지능 복제 구현
본사 대만 이전하면서 공급망 최전선으로
글로벌 확산과 안보 사이 '이중 전략' 채택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가 근본적인 도전에 직면했다. 중국의 오픈소스 기반 모델 역(逆) 설계와 미국의 수출 통제, 중동 확장을 둘러싼 국제 전략 충돌이 맞물리면서 연산 중심 질서가 구조 경쟁으로 전환되고 있다.
18일 엔비디아에 따르면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대만을 방문 중이다. 그는 TSMC와의 협력 강화를 공식화하고 타이베이 과학단지에 글로벌 본사 설립을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번 행보의 핵심은 칩 생산이 아니라 기술 우위를 사수하기 위한 공급망 방어 조치다.
중국은 이미 엔비디아의 주력 칩 없이도 딥시크와 같읃 준초지능형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튜닝 기반 전이학습과 인퍼런스 최적화를 통해 연산량이 부족한 상태에서도 고성능을 구현하는 실험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대해 황 CEO는 "AI 칩이 중국으로 밀반출됐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특히 "GB200 시스템은 2톤에 달하며 가방에 넣을 수 없다”는 언급은 물리적 반출 가능성에 대한 방어였지만 현재의 논점은 물자의 이동보다 구조적 재현이라는 점에서 설득력이 약하다.
중국은 칩을 들여오는 대신 이미 공개된 모델 구조와 학습법을 재구성하고 있다. 이는 하드웨어가 없이도 성능 구현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흐름이며 물리적 제재만으로는 시장 확장을 막기 어려운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타이베이에서 열리는 '컴퓨텍스 2025' 참석에 앞서 가진 블룸버그 뉴스와 인터뷰에서 황은 “미국 기술을 전 세계에 확산시키는 것이 옳다”고 강조하면서도 H20 이후 중국 시장에는 호퍼 계열 AI 칩을 더 이상 공급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는 기술의 글로벌 확산과 국가 안보를 동시에 고려한 이중 전략으로 지역별 대응 방식을 차별화하려는 기조로 해석된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중국 시장에 저사양 H20 칩을 다시 출시할 계획이었으나 트럼프 행정부의 수출 제한으로 무산됐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에는 1만8000개의 최신 칩을 공급하기로 했으며 이는 중동 외교를 활용한 우회적 공급 전략의 일환이다.
황은 "예측 가능한 수요만 있다면 모두를 위한 생산은 가능하다"고 했지만 미국의 수출 규제와 기술 통제 간 균열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싱가포르 법인을 통한 우회 수출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점도 그가 AI 구조 전쟁에 뛰어든 이유로 읽힌다.
젠슨 황은 연산 성능을 극한까지 끌어올렸지만 구조를 제어하는 시스템을 지키지 못했다. 중국은 이제 칩이 아니라 구조를 흉내 내고 있다. 국제 정치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여성경제신문에 "구조 전쟁은 칩과 공급망, 알고리즘과 학습법이 얽힌 다층적 충돌"이라며 "칩을 생산하는 것만으로는 시장을 장악할 수 없고 구조적 질서를 설계하지 못하면 미국의 통제력은 무력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성경제신문 이상헌 기자 liberty@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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