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향 H20 매출 트럼프 손으로
AMD도 납부 동의···전례 없는 일

미국이 엔비디아와 AMD의 중국 수출 허가 조건으로 매출 15%를 강제 납부시키면서 트럼프 정부가 추진중인 ‘한국 기업 수익 90% 환수’ 방식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이번 사례가 민간기업 이윤을 직접 흡수하는 모델의 시범 적용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11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이번 합의로 엔비디아는 중국 내 H20 칩 매출의 15%, AMD는 MI308 칩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지급하게 된다. 공식 세금이 아닌 행정 허가 조건 형태로 매출 일부를 가져간 전례는 미국에서도 이례적이다. FT는 이를 ‘관세 회피 대신 현금 납부를 요구하는 트럼프식 무역 전술’로 해석했다.
트럼프 정부는 8월 25일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내 한국 기업 투자수익 90%를 미국채매입 형태로 환수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즉 이번 15% 모델은 비율만 조정하면 언제든 동맹국에도 적용 가능한 선례를 만들어버렸다.
엔비디아·AMD 건은 매출의 15%를 직접 가져가는 방식이다. 수익은 비용·감가상각·세금 등을 뺀 뒤의 잔여이익이지만 매출은 기업의 손익구조와 무관하게 발생 즉시 현금화되는 ‘고정적 이익’에 가깝다. 이는 트럼프가 변동성 높은 순이익보다 안정적으로 징수 가능한 매출 기반 현금을 선호한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하며 향후 한국 기업에도 같은 구조를 적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와 관련 엔비디아는 "우리는 미국 정부가 세계 시장 참여를 위해 설정한 규칙을 준수한다"고만 밝혔다. 리서치업체 번스타인은 올해 초 수출 통제 조치가 시행되기 전 상황을 기준으로 엔비디아가 올해 중국에 약 150만 개의 H20 칩을 판매해 약 230억달러(32조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추정했다.
여성경제신문 이상헌 기자 liberty@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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