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탈당 vs 김상욱 징계
강경 보수층 지지 '계륵'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조기 대선을 맞이한 국민의힘이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친윤석열(친윤)계를 중심으로 한 탄핵 반대파와 탄핵 찬성파가 맞붙는 등 흔들리는 모습이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당 공식 입장에 반대하거나 대선 후보를 비난하는 발언을 '해당 행위'로 규정하고 엄중한 대응 방침을 천명하는 등 당 기강 확립에 나섰다.
당 안팎에서는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해당 행위를 언급한 것을 두고 사실상 찬탄파를 향한 조치 요구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채택했으나 일부 의원들이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찬성표를 던지며 국회에서 가결됐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친한계 의원들이 당론을 어기고 탄핵안에 찬성하며 결국 대통령 파면을 초래한 것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게 친윤계 주장"이라며 "반면 비윤계는 헌법재판소 만장일치 인용 결과를 근거로 탄핵이 옳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서 갈등의 골이 깊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민의힘이 조기 대선을 아예 준비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역대 두 번째 대통령 탄핵이라는 여진 속에서 2달 내 정권 재창출이라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특히 윤 전 대통령과 운명을 함께하는 친윤계는 탄핵 국면에 나타난 강경 보수층 결집을 노리고 있다.
헌재는 만장일치로 탄핵을 인용 선고했지만 광장의 열기는 달랐다는 점이 변수다. "계엄은 계몽령"이라는 기치 아래 전한길 강사와 전광훈 목사가 주도하는 보수 세력이 뭉쳐 전국 각지로 모였고 윤상현·나경원·김미애 의원 등이 헌재 앞에서 릴레이 시위를 벌이며 동조한 바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6일 변호인단을 통해 낸 2차 입장에서 탄핵 반대 시위를 벌였던 지지층을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단식을 이어가셨던 분들, 삭발로 굳은 의지를 보여주셨던 분들 한 분 한 분의 뜨거운 나라 사랑에 절로 눈물이 났다"고 밝혔다.
앞서 친윤 강민국 의원은 정국 수습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전날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조경태·김상욱 의원은 당론을 깃털 같이 아는데 어떻게 같이 갈 수 있겠나”라며 징계를 요구했다.
반면 비윤계는 탄핵을 계기로 윤 전 대통령과 선을 긋고 중도층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탄핵 찬성파인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계엄 사태와 관련해 국민들에게 행동으로 하는 사과는 바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탈당 조치"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해 "보수의 가치를 정면으로 훼손했고 당헌을 정면으로 부인했다"면서도 자신을 향한 탈당 요구에 대해서는 "제가 왜 징계대상이냐. 당헌에 위배되지는 않았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일극체제'가 굳힌 민주당과 달리 당분간 내부 교통정리에 진통이 이어질 전망이다. 오는 8일 안철수 의원 대선 출마 선언을 시작으로 홍준표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등 광역단체장 출마도 예정돼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 측은 이날 국민의힘 대선 경선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한동훈 전 대표도 다소 신중한 가운데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여성경제신문 이상무 기자 sewoen@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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