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민주당 尹내란 진상조사단장
강선우 국제위원장 CNN 영어 인터뷰
이언주 최고위원 저격수 역할에 선두

왼쪽부터 민주당 추미애, 강선우, 이언주 의원 /연합뉴스
왼쪽부터 민주당 추미애, 강선우, 이언주 의원 /연합뉴스

비상계엄과 탄핵 여파로 정치권이 혼란에 빠진 가운데 진상 규명과 책임 추궁에 앞장선 야당 여성 의원들이 있어 주목된다. 이들은 남성 의원 못지않은 실력을 바탕으로 정국 해결에 '우먼 파워'를 여실히 보여줬다는 평가다.

6선인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타공인 '계엄 전문가'이자 '반(反) 윤석열'의 아이콘이다. 추 의원은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계엄 준비설을 제기한 뒤 현 방첩사령부의 전신인 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 검토 문건’을 폭로한 바 있다.

당시 계엄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정권 교체 뒤 기무사에 대한 수사가 시작됐고 기무사 전 참모장 등 간부 3명이 허위 공문서 작성 혐의 등으로 항소심에서 벌금형이나 선고유예 등을 받았다. 

추미애 의원은 8년이 지난 올해 9월에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항간에 (윤 대통령이) 계엄령 대비를 위한 친정 체제를 구축 중이고 (국방부 장관) 후보자 (임명)의 용도가 그것이라 하는데 근거가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김용현 후보자를 중심으로 대통령실과 (계엄령 선포에 관여하는) 국방부, 방첩사, 수방사가 하나의 라인으로 구축될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 결국 적중했다.

12·3 계엄 사태 이후 민주당은 '윤석열내란진상조사단'을 꾸리고 단장에 추 의원을 선출했다. 추 의원은 19일 정보사로부터 제출받은 ‘탄약 수불기록’을 공개하며 이번에도 남다른 정보력을 발휘했다. 그는 “정보사가 계엄 선포 및 포고령 발표전부터 실탄을 준비해 관련자들을 처단하려 한 증거가 확인됐다”며 “사전 모의를 넘어 사전 실행이 확인된 것으로, 철저한 조사를 통해 내란가담자들을 샅샅이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 의원은 또한 문재인 정부 법무부장관 시절 윤석열 검찰총장을 견제했던 유력 정치인이었다. 추 의원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2020년에) 검찰총장 윤석열이 자신과 처족의 불법을 감추기 위해 감찰과 수사를 적극적으로 방해한 행위를 적발해 징계까지 했으나, 결국 인사권자는 여론에 떠밀려 그를 제압하지 못했다"며 "(윤 대통령) 탄핵이 가결된 순간, 저는 꼬박 4년의 시각들이 하나하나 깊이 고통으로 제 안에 각인돼 있었기에 속에서 맺힌 것들이 일시에 터져 나오는 느낌을 참느라 어쩔 줄 몰랐다”고 회상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국민에게 잊혀졌던 계엄령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일깨워준 것이 추미애 의원이었다. 많은 이들이 가짜뉴스라고 저평가했지만 맞춘 것"이라며 "추-윤 갈등 때에도 '살아있는 권력 수사'라는 언론의 윤 총장 포장 때문에 고생했는데 지나고 보니 틀린 게 없었다"고 말했다.

민주당 재선인 강선우 의원은 미국 위스콘신 대학원 졸업 및 사우스다코타 주립대 조교수 출신으로서 당에서 국제위원장을 맡고 있다. 강 의원은 3일 비상계엄이 선포되자 곧바로 국회 본회의장으로 향해 해제 결의안에 투표했다.

그는 국회 로텐더홀에서 미국 매체 CNN 취재진과 만나 유창한 영어로 "우리는 윤 대통령이 계엄에 실패한 뒤 언제 또다시 계엄을 선포할지 우려하고 두려워하고 있다"며 "그래서 집에 가지 않고 이곳에 머물면서 자고 먹고, 일부 동료들은 국회에서 씻고 있다"고 인터뷰했다.

강 의원은 또한 국제위원장으로서 국제사회에 한국이 처한 현실을 전했다. 그는 13일 "민주당은 굳건한 한미 동맹과 함께 윤석열 내란 사태를 조속히 수습해나갈 것"이라며 "12.3 내란 사태 후 우방이자 동맹인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일관되게 보여준 지원에 깊이 감사드린다. 민주당은 헌법적 질서에 기반한 조속한 탄핵으로 국가적 혼란을 수습하는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3선인 이언주 의원은 변호사 출신으로 당에서 최고위원이자 미래경제성장전략위원회 위원장, 경제상황점검단장을 맡고 있다. 이 의원 역시 계엄 때 본회의장으로 곧장 와서 해제 결의안에 투표했다. 그는 4일 새벽 내내 국회 본청 비상 상황에 대기하다 기자들과 만나 "국회의원들이 계엄 해제를 요구하기 위해 국회를 출입하는 건 계엄법이 정한 절차에 따른 것"이라며 "이를 물리적으로 막은 건 헌법에서 정한 절차를 위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1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상대로 “12.3 헌정질서 문란 사태는 1차 방어선 (barrier)인 국무회의에서 막았어야 한다”며 "진심으로 말릴 의도가 있었다면 대통령 바짓가랑이라도 잡고 말렸어야 한다. 국회에 난입한 군인들은 무슨 잘못인가, 얼마나 많은 괴로움이 있었겠나”라고 눈물을 보였다.

이언주 의원은 특유의 거칠고 속 시원한 표현을 구사하기도 했다. 그는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무위원들 자숙하고 입 좀 닥치고 조용히 하시길 바란다"며 "선포되고 해제 요구 하기 전까지 두 시간 반이 있었다. 기회주의적으로 계엄 성공하면 침묵 지키고 실패하니 반대했다는 건가"라고 물었다.

이 의원은 13일 BBS 라디오 '함인경의 아침저널'에 출연해서도 "(윤 대통령은) 모든 세상이 자기중심으로 돌아가는 미치광이"라며 "전제 시대 군주도 아니고 정신세계가 독특하다. 국가 권력을 모두 다 가지고 있는 이 사람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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