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한미관계 낙관
"오래전부터 리스크 준비"
우크라에 무기 지원 의지

윤석열 대통령은 7일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의 관계 구축에 대해 "과거에 트럼프 대통령 시절 행정부 고위 관료를 지낸 사람들, 공화당의 상·하의원들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과 관계를 잘 맺고 있다"며 "별 문제 없이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를 약 15분간 읽은 후 곧바로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125분에 걸쳐 총 27개의 질문에 답했다. 당초 '끝장 토론식'이라는 예측이 있었지만 무제한은 아니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21년 신년 기자회견을 총 120분간 진행한 정도보다는 분량이 많았다.
이전 기자회견과 달리 이날 윤 대통령은 단상에 서지 않고 책상 앞 의자에 앉았다. 기자들과의 거리도 이전보다 좁혀 배치했다. 사회를 맡은 정혜전 대변인이 질문이 있다고 손 든 기자들을 선택했다. 사전 각본이 없어 각종 날카로운 질문이 쏟아졌다.
윤 대통령은 '트럼프 2기 정부의 관세 인상이나 한미FTA 재협상 요구 등에 대한 우려'에 대해 "한국은 미국과 강력한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을 맺고 있어 상대적으로 낫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바이든 정부때와 똑같다고 할 순 없지만 우리 피해와 국민경제 손실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 오후쯤 트럼프 당선이 유력하던 때부터 여러 분들이 트럼프와 통화할 수 있게 전화번호를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면서 "금명간 만날 날이 있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앞서 공약한 '수입품 10~20% 보편관세' 부과와 관련해선 "직접적인 관세 인상도 중요하지만 간접적 효과가 더 문제"라며 "중국에 대해 특별한 '슈퍼 관세'를 물리면 중국이 국제시장에서 덤핑으로 대응할 수 있고, 그러면 우리 기업도 중국과 경쟁하기 위해 가격을 낮춰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에 건너간 수출품 상당 부분이 미국으로 가기 때문에 대중 수출품 중 50%는 사실상 대미 수출로 봐야 한다"며 "어쨌든 우리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나라기 때문에 직접 수출이든 간접 수출이든 수출로 돈을 많이 벌어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리스크 헷지(위험관리)를 위한 준비는 오래전부터 해왔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실제 정책을 수립하고 밀어붙이는 참모들을 직접 만나봐야 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에 관한 질문에는 "무기 지원도 배제하지 않는다"며 "만약 무기를 지원하면 방어무기부터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북한 특수부대가 전투 경험을 쌓으면 우리 안보에 치명적 문제가 된다"며 "종전 인도주의·평화주의 관점에서 북한군 관여 정도에 따라 단계별로 우크라이나 지원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한일관계와 관련해서는 내년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언급하며 "민관이 힘을 합쳐서 더 새로운 청사진을 만들어서 국민 삶에 더 보탬이 되는 체감하는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준비할 생각"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