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 반도체에 부정적 영향 끼칠 수 있어
대통령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잘 대응해 나갈 것"

미국 대선 결과에 한국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가운데 선거 결과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우위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미국 대선 결과에 한국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가운데 선거 결과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우위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미국 차기 대통령 선거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우위로 나타났다. 각 당선인에 따라 정책·외교 방향이 달라지는 만큼 미국과 경제·안보적으로 밀접한 한국이 맞춤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6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미국 대선은 트럼프 우위의 접전 양상을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는 7개 경합주 중 노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에서 우선 승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는 조지아주의 도시 및 교외 카운티에서 지난 대선 당시 조 바이든 후보의 결과와 거의 일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트럼프와의 격차를 좁힐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5일(현지 시각)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는 2020년 승리했던 지역이자 또 다른 경합주 중 한 곳인 노스캐롤라이나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심지어 지난 대선에서 1만1000여 표 차이로 졌던 조지아주에서도 승리할 것으로 점쳐진다. 트럼프는 대호 근처 민주당의 '블루 월' 지역에서도 근소하게 우위를 점하고 있다. 미국 폭스뉴스는 방송 자막과 홈페이지 등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현재 선거인단 과반인 277명을 확보해 해리스 부통령(226명)을 따돌렸다고 보도했다.

미국 대선은 전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의 경우 대북 관계를 비롯한 안보는 물론 경제적으로도 미국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당선인이 누가 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가 당선되면 국내 반도체 산업에 부정적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늘리기 위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인텔, TSMC 등 관련 기업에 총 390억 달러(약 54조4700억원)의 보조금과 수십억 달러의 저금리 대출을 제공하기로 했다.

반면 트럼프는 최근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반도체법을 "정말 나쁜 법"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마이크 존슨 미국 하원 의장이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아마도 반도체법을 폐지하려 할 것"이라고 말한 녹음 파일이 유출된 적도 있다.

전기차와 배터리 업계는 트럼프 후보 당선이 미칠 영향을 놓고 득실을 따지는 상황이다. 트럼프 후보가 전기차 관련 기업들에 보조금을 주는 IRA에 부정적이지만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를 60%까지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기 때문이다. 

반면 해리스 부통령의 경우 탈탄소 정책을 강조해 온 데다 민주당의 기존 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역전 가능성은 작지만 당선 시 전기차 지원도 계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 대통령 선거의 개표가 이뤄지고 있다. 미국 폭스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보도했다. /연합뉴스
미국 대통령 선거의 개표가 이뤄지고 있다. 미국 폭스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보도했다. /연합뉴스

정치·외교 관계도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존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가 한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안전보장을 저버리고 다시 한번 김정은과 우호 관계를 구축하려 할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해리스 부통령은 한국 및 일본과의 기존 동맹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 2022년 9월 서울을 방문하면서 북한에 대항해 한국 및 일본과의 동맹에 대한 미국의 '철통같은' 지지를 재확인했다. 또한 이번 선거 유세 중에도 김정은과 같은 세계의 독재자들과 "친하게 지내지 않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대통령실도 미국 대선에 큰 관심을 쏟고 있다. 전날 대통령실은 미국 대통령 선거에 대해 "어떤 결과가 나오든 우리 정부는 잘 대응할 준비가 이미 돼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대선 결과는) 국제 정세 변화뿐 아니라 세계사적인 변화가 올 수 있다"며 "미국, 중국, 러시아, EU(유럽연합), 한국, 일본을 포함한 각국의 향후 정국에 큰 영향을 미치고 국내 정치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미국 대선에서 어떤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한미동맹에 대한 미국 내 지지는 초당적"이라며 "어떤 후보가 돼도 한미동맹은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미 대선 결과 윤곽이 드러나는 대로 입장문을 낼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미국 대선 직후, 관례대로 여야가 함께 미국을 찾아 의회와 새 행정부 관계자를 만나는 일정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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