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정치In]
보수 결집 지지율 하락 중단
회견에서 밝힌 약속 지켜야
신중하되 신속히 인사해야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56회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56회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올랐다고 보기도 뭣하고 그렇다고 하락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힘들다. 지난 21일 발표된 전국 지표조사(NBS)(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11월 18일부터 20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 3.1%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은 직전 조사 대비 8%P 상승해 27%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22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자체 정례 여론조사(11월 19일부터 21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 3.1%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윤 대통령 지지율은 직전 조사와 똑같은 20%였다. 이 두 조사를 놓고 보면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은 일단 멈춘 듯 보인다. 그렇다고 상승세라고 단정 짓기도 어렵다. 이런 상황을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은 직시해야 한다. 또한 지지율 하락세가 멈춘 이유가 윤 대통령의 정치 행위에서 기인한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대통령 지지율 하락세가 멈춘 이유는 위기감을 느낀 보수층이 결집했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기 때문이다. 

물론 보수만 결집한 것은 아니다. 진보층도 결집했다. 진보층이 결집한 이유는 이재명 대표에 대한 공직 선거법 위반 1심 판결 때문이다. 즉 이 대표에 대한 실형 선고가 진보층을 결집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진보층이 결집했다는 근거로는 정당 지지율을 들 수 있다. 앞서 언급한 한국갤럽 조사나 NBS 조사 모두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직전 조사와 동일했다. 두 조사 모두에서 이 대표에 대한 1심 판결이 정당했다는 의견이 ‘부당한 정치 탄압’이라는 의견보다 오차범위 내이기는 하지만 우세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민주당은 지지율을 유지하기 힘든 환경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지지율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것은 진보가 결집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즉 보수 진보 모두가 현재의 정치 상황을 위기라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인데 이런 ‘위기 상황에 의한 결집’이 어느 정도 유지될 것인가에 따라 진보와 보수의 정치적 입지가 달라질 것이다. 여기서 윤 대통령이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현재의 상황을 자의적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윤 대통령은 자력에 의해 지지율 하락이 멈춘 것이 아님을 자각해 지난 7일의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밝힌 인적 쇄신 의지를 비롯해 김건희 여사 활동 자제 등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 

그런데 조금 걱정스러운 언급이 대통령실로부터 나왔다. 대통령실은 지난 11월 22일 다음 달 중폭 이상의 개각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과 관련해 "인사에는 상당한 물리적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물론 인사에 신중한 접근은 필요하다. 특히 검증에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상당한 물리적 시간’이라는 표현까지 쓸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또한 신중하게 접근하되 신속하게 인사를 단행해야 현재의 지지율을 그나마 유지라도 할 것이라는 점을 대통령실은 인지해야 한다. 시간이 걸려 인사 검증을 한다고 해도 항상 문제가 불거졌었다는 과거 사례들을 고려할 때 시간을 늦춘다는 것이 반드시 ‘성공적인 인사’를 보장한다고 볼 수도 없다. 정치는 타이밍이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행동과 언급을 볼 때 항상 타이밍을 놓치는 정치를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차원에서 이번 인적 쇄신은 서두를 필요가 있다. 이번에도 다시 타이밍을 놓친다면 그때는 지지율 상승을 영영 기대할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한 가지 더 지적할 점은 인적 쇄신을 하되 돌려막기 인사 혹은 회전문 인사를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국민에게 신선함과 파격이라는 인상을 줘야만 저조한 지지율의 늪에서 탈출할 수 있다. 상황을 자의적으로 해석하지 말고 국민 눈높이에서 현재의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 현명한 상황 판단만이 지금의 난국을 돌파할 수 있는 유일한 힘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한국국제정치학회 부회장
한국세계지역학회 부회장
한국국제정치학회 총무이사
통일부 정책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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