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군 위한 체계적 관리 필요
출산율 문제로 확대해서 접근해야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이 19일 2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저출산 대응 미숙아 지속 관리, 국가책임 강화를 위한 국회 정책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김민 기자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이 19일 2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저출산 대응 미숙아 지속 관리, 국가책임 강화를 위한 국회 정책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김민 기자

# 조명아 씨는 2022년 5월 14일 29주 만에 두 아이를 낳았다. 유신이는 1530g, 유수는 1440g였다. 조 씨는 카페를 통해 미숙아들을 위한 정보를 얻었다. 좋은 정보도 많았지만 광고성 홍보 글과 사람마다 다른 조언들로 상당히 혼란스럽기도 했다. 그런 조 씨에게 가장 도움이 된 건 병원의 체계적인 관리였다. 그는 "당시 다닌 병원의 의사 선생님께서 1년 간의 진료 스케줄을 짜주고 그에 맞춰 차근차근 아이들의 상태를 점검해 줬다. 아이들에게 맞춰진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조 씨는 "바쁜 생활 속에서 병원과 미숙아 코디네이터의 섬세한 케어 덕분에 아이들의 병 증세도 나아졌다"며 기쁨을 표했다.

재태 기간 37주 미만 또는 최종 월경일로부터 259일 미만에 태어난 신생아를 미숙아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1000g 미만의 초극소 저체중 출생아에서는 65~83%의 생존율을 1500g 미만의 극소 저체중 출생아의 경우에는 80~92%의 생존율을 보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의료 시설 및 의료진의 치료 수준의 발전으로 1500g 미만의 극소 저체중 출생아의 경우 95% 이상의 생존율을 보이는 곳도 많아졌다.

그러나 아직도 미숙아들을 위한 국가적 보조 정책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많다. 이에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 주최로 '저출산 대응 미숙아 지속 관리, 국가책임 강화를 위한 국회 정책 토론회'가 19일 2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은 이날 축사에서 미숙아 지원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민 기자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은 이날 축사에서 미숙아 지원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민 기자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은 이날 축사에서 만혼의 증가를 언급하며 미숙아들을 위한 추가적인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한국은 출산율 저하도 문제지만 출생하는 아동 중에 미숙아의 비율이 대단히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숙아들이 건강하게 자라기 위해서는 추적 진료가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의 견해다. 김이경 대한신생아학회 장기 추적 TF 위원장은 "미숙아의 절대 숫자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전체 출생아 중 미숙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정도"라며 "미숙아 중 어떤 아이가 발달에 문제가 생길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추적 진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현재 고위험 미숙아들은 출생한 의료기관에서 관리하지만 신생아 전문 의료진 부족, 추적 진료 프로토콜 부재, 국가관리 부재 등의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런 문제점 때문에 미숙아 지속 관리 시범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며 "고위험 미숙아들을 위한 체계적인 운영체제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사업에 참여한 곳은 외래 추적률이 10% 넘게 향상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추적 진료 지원을 받은 부모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미숙아들을 위한 지원을 넘어서 모든 출생아들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진용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료관리학 교수는 "작년에 출생아 수 25만 명이 무너졌다"며 "만약 자신이 현재 정부라면 25만 명을 유지하고 50만 명까지 늘릴 것"이라고 했다. 그는 "출생아 25만 명 중 미숙아 수가 24273명"이라며 "낳고 싶어도 못 낳는 사람을 돕고 어떤 아이를 낳아도 사회가 책임질 수 있다는 시그널을 줘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의료, 교육, 지원, 관리 등 모든 분야를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도 이를 알고 현재 여러 정책을 시행하는 중이다. 최영준 보건복지부 출산정책과장은 토론회에서 고위험 임산부 의료비 지원 사업, 영유아 사전 예방적 건강 사업 등을 소개했다. 

2부에서는 패널 토의가 이뤄졌다. 장윤실 성균관 의과대학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좌장을 맡았으며 김이경 서울의대 소아청소년과 교수, 이진용 서울의대 의료관리학 교수, 임재우 건양의대 소아청소년과 교수, 허주선 서울의대 소아청소년과 교수, 최은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김성애 미숙아 지속 관리 시범 사업 코디네이터, 이에스더 중앙일보 기자가 참여했다.

패널 토의에서 참가자들은 발제 시간을 통해 의견을 개진했다. 임재우 건양의대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여러 공공기관에서 출생 건강 정보 등을 부분적으로 담당하지만 미숙아에 특화된 통계 지표를 산출하는 기관은 아직 없다"며 "국가 차원에서 통계 관리를 통해 성장과 발달 상태를 파악하고 미숙아의 이상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정기적이고 지속적인 관찰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작년 한국의 출생아 수는 23만명으로 8년 전인 2015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이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낮지만 내년에는 0.65명으로 더 떨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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