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CJ제일제당 온라인몰서 배추김치 품절
여름 장마·폭염 장기화에 배추 작황 악화
가을배추 나오는 10월부터 물량 정상화 전망
올해 김장 물가도 작년 대비 상승 예상

오랜 기간 이어진 폭염으로 배추 수급이 어려워지자 대상, CJ제일제당 등에서 판매하는 포장 김치 제품들도 품귀 현상을 빚으며 김치대란이 확산하고 있다. 식품업계에선 가을배추가 나오는 10월 중순 이후가 돼야 포장 김치 출고가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국내 포장김치 시장 점유율 1, 2위인 대상 종가 김치와 CJ제일제당 비비고 김치 등이 자체 온라인몰에서 몇 주째 일시 품절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기준 대상의 온라인 자사몰인 정원e샵에서는 종가 배추김치 총 15종을 판매하고 있는데, 이 중 7가지 제품이 일시품절 상태다. 지난달 말에는 160g 캔 제품을 제외하고는 모두 품절 상태를 보인 바 있다. 대상은 지난달 19일 공지문을 통해 배추 등 원재료 수급 이유로 종가 김치 생산과 출고 지연과 배송 지연 사실을 알리기도 했다.
CJ제일제당의 자사몰 CJ더마켓에서도 총 26종의 비비고 배추·포기김치 제품들 중 썰은배추김치, 묵은지 등 7종을 제외하고 포기배추김치 등을 포함한 나머지 제품들이 일시품절인 상태다. CJ제일제당 측은 상황에 따라 품절 제품, 개수는 계속 변동되고 있으며, 판매채널별로 수급상황이 달라 오프라인의 경우에는 제품 구매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올 여름 장마와 폭염이 장기화되면서 배추 작황이 좋지 않아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물량 부족으로 배춧값이 급등하자 포장 김치에 수요가 갑자기 몰리면서 품귀현상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대상 종가 김치는 지난달 전체 김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 늘어 폭염과 태풍으로 배추 가격이 급등했던 2022년을 넘어 월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종가 포기김치', '종가 전라도포기김치' '종가 맛김치' 등 배추김치 매출은 17%나 증가했다. CJ제일제당 비비고 김치는 지난달 배추김치(포기배추김치·썰은배추김치) 매출이 작년보다 12% 증가했다. 배추 가격이 더 상승한 지난 9월에는 둘째 주까지 배추김치 매출이 1년 전 대비 14% 늘었다.
대상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자사몰에서 품절된 지 3~4주 가량 돼 간다. 대형 업체 대부분이 물량 비축으로 수급 안정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올해 유독 폭염이 심했고 그 와중에 포장 김치 수요가 올라가다보니 품귀 현상이 일어나게 됐다“며 ”가을 배추가 정상적으로 출하되면 10월 3~4주째 이후부터 물량 정상화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를 보면 이날 배추 한 포기 소매가격은 8847원이다. 지난달 24일 9474원으로 올해 최고가를 경신한 이후 2주 만에 8000원대로 내려갔지만 여전히 평년에 비해선 높은 편이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28% 높은 수준이다.
정부는 지난 2일 마무리할 예정이던 배추 최대 40% 할인 지원을 오는 9일까지 연장하고, 중국산 배추 수입량을 늘려 배추 수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가을배추가 출하되는 10월이 배춧값 변동의 분기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가을배추 역시 평년 대비 공급량이 줄어들 수도 있단 예측이 나오면서 김장 물가 부담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가을배추 재배 의향 면적은 지난해보다 2.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가을배추 출하 가격이 떨어져 올해 다른 작물로 전환하려는 농가가 늘어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예년에 비해 올해 무더위가 장기화됐던 데다 남부 지역 장마까지 겹치게 되면서 작황이 안 좋은 상황"이라며 "작년에는 11월 중순부터 12월까지 가격이 떨어졌으나 올해 김장철 배추 가격은 지난해보다 오르고 품질도 전년 대비 다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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