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희의 마음을 여는 말하기 비법]
상대의 말에 앵무새 질문하기
첫 말은 상대에 관해 물어보기
상대를 충분히 알아준 후 말해야
나의 말이 그에게 가서 닿는다
아버지 공감 대화 교실이 열렸습니다. 몇 분이 오실까 마음 졸였습니다. 말을 바꾸어 자녀들과 소통하겠다는 마음을 내는 사람은 대부분 어머니이기 때문입니다. 첫 회에 12분의 아버지가 오셨습니다.
“바쁘신데도 불구하고 시간을 내서 오셨지요?”
“자녀와 소통하는 데 도움 되는 비법을 알 수 있기를 바라시죠?”
“자발적으로 오신 분도 계시지만 등 떠밀려 오신 분도 계시지요?”
“자녀와의 관계가 섭섭하세요?”
“배우자와의 관계가 마음대로 되지 않으셔서 답답하시죠?”
“가족과의 관계를 변화시키고 싶으세요?”

다양한 질문을 하였습니다. 아버지들이 마음을 여실 수 있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그 이후 나의 말을 했습니다.
“귀한 시간 내서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일 마치고 피곤하실 텐데도 변화를 위해 여기 와주신 것이 놀랍고 기쁩니다.”
“제가 알려드리는 소통의 비법을 꼭 활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활용하시면 아주 독특한 경험을 하실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의아한 혹은 의심의 시선이 보였습니다.
‘저렇게 말한다고? 이상하군···.’
‘저런 말을 어떻게 해···.’
‘내가 저렇게 말하긴 어렵지···.’
등의 생각을 하시는 것이 짐작되었습니다.
때로는 동의하는 몸짓을 보여주기도 하셨습니다. 자녀가 아빠에게 마음을 열지 못하는 상황 혹은 아내에게 존중받지 못하는 말을 들은 상황에서는 공감의 표현을 하셨습니다.
느낌을 물어보거나 느낌을 말하는 것을 설명하자 한 아버지께서,
“그렇게 말하면 이상하다고 쳐다볼걸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쵸, 이렇게 말하면 이상한 시선을 받을 거라는 것이 예상되시죠?”
“네, 뭘 배우고 온 거야? 라고 할 거 같아요, 하하하···.”
“그쵸그쵸, 그런 말을 들을 수 있답니다. 공감대화의 말하기는 처음에는 외국어와 같거든요. 갑자기 아프리카 콩고의 말을 하는 것처럼 들린답니다. 처음에는 당연히 서로 어색하답니다.”
2회를 마치고 일주일 후, 3회를 시작하는 날 놀라운 경험이 나왔습니다.
“강사님이 예로 든 상황이 되었어요. 중학생 아들이 늦은 시간에 친구를 만나러 나가겠다고 했어요. 아내는 ‘지금이 몇 신데···’라고 했습니다. 제가 아내를 멈추게 하고 아들에게 ‘지금 친구 만나러 나간다고?’라고 했습니다. 아들은 ‘네! 친구가 잠깐 나오래요, 금방 올게요.’ 저는 ‘금방 온다고? 그래, 나갔다 와. 안전하게 잘 다녀와!’라고 했습니다. 아들은 금방 왔어요. 그날 이후 아들의 말에 저는 앵무새 질문을 합니다. 여태까지는 아들에게 제가 말하면, ‘됐어. 아니야···’라고 하고 전화를 먼저 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어요. 요즘은 아들이 하루에 2번 정도 제게 전화합니다.”
아들의 전화를 하루에 2번 정도 받으신다고 말씀하시며 환한 표정이 된 아버지가 아직도 떠오릅니다.

역지사지로 말하는 첫 번째 단계가 앵무새 질문입니다. 상대의 말을 그대로 반복하면서 끝을 질문형으로 하는 것입니다.
“잠깐 나갔다 올게요.”
“잠깐 나갔다 온다고?”
처음 말하기는 어색합니다. 이 어색함을 넘어서야 합니다. 어색함을 넘어서려면 연습 연습 연습이 필요합니다.
“아빠, 나 친구하고 놀다 갈게요.”
“친구하고 놀다 온다고?”
앵무새 질문을 들은 사람은,
‘저 사람이 내 말에 집중하고 있구나, 나를 이해하고 있구나, 내 마음을 아는구나!’라고 생각할 확률이 높습니다. 그래서 그다음 말을 자연스럽게 하게 됩니다.
“네, 너무 늦지 않을게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자녀가 한 이 말은 주로 보호자가 했던 말이지요? 보호자가 이 말을 했을 때는 ‘잔소리’로 들릴 확률이 높습니다. 그런데 자녀가 이 말을 스스로 하고, 스스로 한 말을 지키기 위해 친구와 오래 있지 않으려고 스스로 노력하게 될 것입니다. 공감대화는 스스로를 조절하고, 관리하고, 믿게 만드는 놀라운 도구입니다.
나의 말만 하면 상대에게 가서 닿기가, 상대의 마음으로 들어가기가 어렵습니다. 심지어 잔소리로 들리기도 합니다. 상대를 먼저 이해하는 말, 역지사지의 말이 공감대화의 앵무새 질문이고 너의 느낌 질문이고 너의 바람 질문입니다. 역지사지의 말을 한 후 나의 말을 해야 합니다. 일상에서 단 한 번이라도 시도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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