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육, 대안유 등 개발 방향 발표
100% 식물성 재료의 순대도 선봬
풀무원·CJ·동원 등과 대안식 경쟁

“지금부터 4~5년 정도 지나면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식품회사에서 대안식품을 다 할 거라고 생각해요. 만약에 후발주자라고 한다면 큰돈 내고 M&A 해서 바로바로 따라올 겁니다. 테슬라가 전기차를 처음 내면서 불편해했던 현대자동차가 지금 전기자동차를 많이 팔고, 전자담배 쥴의 등장으로 처음에 불편했던 필립모리스가 전자담배를 제일 많이 팔듯이 앞으로 5~10년 뒤에는 네슬레, CJ, 유니레버 등의 회사들이 주도해 나갈 겁니다.”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가 ‘대안식품’ 시장이 향후 식품업계 대세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물성 식재료를 대체할 수 있는 대안육과 대안유 등을 포함한 ‘대안식’이 식품 시장에서 주축이 될 것이며 덩달아 식품 대기업들도 대안식품 시장에 모두 뛰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신세계푸드는 연구개발(R&D) 역량을 고도화해 대안육 ‘베러미트’와 대안식 ‘유아왓유잇’ 등 자체 브랜드를 육성해 대안식품 시장을 선도하겠단 의지를 내비쳤다. 특히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대안식품 경험 확대를 위해 ‘식물성 순대볶음’ 등 간편식 제품을 출시하며 시장 성장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지난 4일 신세계푸드는 서울 종로구 대학로 순대실록 대학로 본점에서 대안식품 개발 방향 설명회 ‘베러클래스(Better Class)’를 열었다. 글로벌 대안식품 시장의 전망에 따른 신세계푸드의 대안식품 개발 방향을 설명하고, 자체 연구개발을 통해 개발한 대안육, 대안유, 대안치즈 등을 선보였다.
신세계푸드 "대안식, 가격·맛·가치 중요"
여러 식물성 간편식으로 접근성·친근함↑
신세계푸드는 2016년부터 대안식품 연구개발을 시작했다. 이후 2021년 대안육 브랜드 ‘베러미트’를 론칭하며 대안식품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베러미트’ 론칭 당시 첫 제품으로 샌드위치용 햄 ‘콜드컷’을 선보인 데 이어 2022년 전 세계 최초로 ‘식물성 런천 캔햄’을 선보였다. 지난해에는 식물성 대안식 브랜드 ‘유아왓유잇(You are What you Eat)’을 론칭해 여러 종류의 식물성 간편식(PMR, Plant-based HMR)과 레스토랑을 선보였다.
소비자들이 친근하게 느껴지는 메뉴들로 대안식품을 접하게 해 동물성 식품이 아니라도 맛이 있다는 인식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 대표는 “대안식품도 세 가지가 꼭 중요하다. 첫 번째는 소비자로서 무조건 가격이 좋아야 된다. 가격이 기존 것보다 비싸면 안 먹는다. 그래서 가격을 맞출 수 있는 노력들이 돼야 된다”며 “두 번째는 맛이다. 맛없으면 안 먹는다. 아무리 몸에 좋다고 그래도 맛있게 만들어야 하고, 세 번째는 여기서 주창하고 있는 가치가 느껴져야 한다”고 말했다.
신세계푸드는 앞으로 식물성 유래 고기와 푸드테크를 접목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인다는 목표다.
민중식 R&D센터장은 “‘대안육’이라고 하는 표현들은 기존에는 ‘대체육’이라고 하는 옛날 표현을 썼는데, 대체라고 하는 것은 네거티브하고 기존에 있는 것들을 바꾼다라는 측면이 있었다”며 “저희는 굉장히 공격적인 단어로 지속 가능한 소재라고 하는 전제로 기존의 것을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안육이라고 표현되는 것들은 더 나은 질의 고기를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게끔 하는 것과 그 식물성 유래 고기를 여러 가지 푸드테크를 활용해서 기존에 있는 상품으로 그 취식 경험을 그대로 살리게 하는 것, 그리고 이후에는 배양육도 개발해서 선육까지도 보존하는 쪽을 대안육의 세 가지 방향성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연구소에서 하고 있는 방향성은 푸드테크 기술을 지속해서 탑재해서 경계가 없는 다다르지 못한 상품 개발이 없을 정도로 확장하려고 하고 있다”며 “지속 가능한 대안 식품으로 소비자들에게 선택권을 많이 드릴 것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식물성 순대볶음' 선봬···선지 없는 누드 순대
풀무원·CJ·동원 등도 식물성 대안식 브랜드 강화
이에 대한 일환으로 올해 신세계푸드가 새롭게 선보이는 대안식품은 ‘식물성 순대’다. 순대는 대표적인 동물성 식품이라고 여겨졌으나 100% 식물성 원료를 사용한 제품을 개발해 출시했다. 특히 순대 맛집의 레시피와 접목한 밀키트로 선보였다.
이날 신세계푸드가 선보인 ‘유아왓유잇 식물성 순대볶음’은 신세계푸드와 프리미엄 순대 전문점 순대실록과 6개월간 공동 연구를 통해 개발됐다. 이 제품에 쓰인 식물성 순대는 대두단백, 당면, 양배추, 당근, 양파, 마늘 등 식물성 원료에 카카오 분말로 순대의 색상을 구현했다.
기자가 직접 맛본 식물성 순대볶음의 첫인상은 ‘깔끔하다’였다. 기존 순대에서 느껴지는 돼지 특유의 향이 없었다. 돼지 창자를 쓰지 않은 '누드 순대'였지만 순대의 탱글탱글한 맛을 살렸다. 하지만 선지의 맛을 즐기는 이들이라면 순대와 거리가 멀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돼지 창자의 식감을 왜 살리지 않았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창자를 대체하기 위해 시도해 봤으나 필름 제형의 사탕을 먹는 식감이 이질적이어서 일부러 구현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세계푸드의 식물성 순대를 활용한 순대찜, 순댓국 등도 맛보았다. 함께 제공된 육수와 양념 모두 신세계푸드가 자체 개발한 100% 식물성 소재를 활용했다는 설명이다. 순댓국의 국물은 기존 순댓국처럼 육향이 진하게 풍기는 국물이 아닌, 마치 닭 육수 같은 깔끔한 맛이 났다.
그밖에 신세계푸드는 귀리, 쌀 등 식물성 소재를 활용해 만든 식물성 우유와 라떼, 식물성 치즈 플래터 등도 함께 선보이며 대안식품의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했다.
신세계푸드뿐만 아니라 풀무원, CJ제일제당, 동원F&B도 대안식 브랜드 강화에 나서고 있는 추세다. 풀무원은 지난 2022년 8월 대안식 브랜드 '풀무원지구식단'을 선보인 후 식물성 런천미트, 두유면 등 다양한 제품을 출시해 누적 매출 약 430억원을 기록했다.
CJ제일제당도 2021년 말 식물성 식품 전문 브랜드 '플랜테이블'을 선보이며 관련 시장에 합류했다. 플랜테이블은 만두, 떡갈비, 미트볼, 함박스테이크, 주먹밥, 김치 등에 이어 국물 요리, 캔햄, 너겟까지 출시하며 제품군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동원F&B도 지난해 3월 식물성 대체식품 브랜드 '마이플랜트'를 선보이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대안식품 시장의 성장세는 앞으로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 기업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글로벌 대안육 시장은 지난해 51억 달러 수준을 기록했다. 오는 2030년에는 74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안유 시장도 지난해 기준 200억 달러에서 2030년 30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신세계푸드는 대안식품을 통해 해외 시장 진출 가능성도 내비쳤다. 송 대표는 “미국에서 선호하는 고기의 육질이 우리가 좋아하는 부위랑 다르다”며 “대안식품뿐만 아니라 기존의 식품도 해외 시장에 진입하려면 그 나라 사람이 좋아하는 쪽으로 만들어야 되듯이 대안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저희가 진출하는 나라에 그 소비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익숙한 쪽으로 지속적으로 만들어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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