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세븐, 미니스톱 인수에 적자 지속
브랜드 전환율 98%···경쟁사 이탈 가능성도
롯데 부진 사업 매각에 수익성 개선 중요

세븐일레븐 점포 전경 /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 점포 전경 /세븐일레븐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이 적자를 이어가고 있어 롯데그룹의 아픈 손가락이 됐다. 특히 미니스톱 인수가 코리아세븐의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롯데그룹은 부진 사업을 매각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해 코리아세븐의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새로운 수장을 영입한 코리아세븐이 수익성과 재무구조 개선 등으로 분위기 반전을 도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리아세븐은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 4조330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한 수치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24억원에 달했고, 당기 순손실은 1078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지난 2022년 연결 기준 48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손실 규모가 커진 셈이다.

코리아세븐의 총차입금 규모는 2018년 1882억원에서 2022년 1조926억원, 지난해 9월 기준 1조2889억원으로 점차 증가했고,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185.5%에서 378.6%로 상승했다.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들도 코리아세븐의 장기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단기신용등급을 'A2+'에서 'A2'로 하향 조정했다. 

코리아세븐이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데는 2022년 3133억원을 투입한 미니스톱 인수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미니스톱을 세븐일레븐으로 바꾸는 브랜드 전환 비용과 통합물류센터 구축 등 사업통합 비용이 증가하며 재무 부담이 커졌다. 

현재 미니스톱 점포의 세븐일레븐 전환율은 98%다. 당초 지난해 연말까지 100% 전환을 목표로 했으나 미뤄지면서 3월 내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코리아세븐은 오는 20일 100% 자회사이자 미니스톱 운영사인 롯데씨브이에스711의 흡수합병을 완료할 계획이다. 또한 일본 미니스톱 본사와의 상표권 계약도 이달 종료되기 때문에 법적 공방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선 빠르게 점포 전환을 끝내야 한다. 

하지만 미니스톱 인수 효과는 아직 가시화되고 있지 않다. 세븐일레븐은 업계 1, 2위를 다투는 CU와 GS25를 견주기 위해 미니스톱 인수 카드를 선택한 것이지만 오히려 점포 수가 줄어드는 역효과를 나타냈다. 세븐일레븐 점포 수 1만2000여개에 2600여개의 미니스톱 점포 수가 더해져 ‘업계 빅2’로의 도약을 노렸으나, 2022년 미니스톱 인수 직후 1만4265개였던 세븐일레븐 점포 수는 지난해 3분기 기준 1만3502개로 줄었다.

브랜드 전환 과정에서 기존 미니스톱 점주들이 경쟁사로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 계약 만료를 앞둔 점포의 경우 재계약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업계 매출은 점포 수에 따른 규모의 경제 실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CU와 GS25가 점포 수 확장에 적극적”이라며 “특히 점포 일시 지원금 등을 제공한다며 자사 브랜드로 갈아탈 것을 제안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롯데그룹, 부진 사업 매각···세븐일레븐 ATM 사업 정리
코리아세븐 새 수장 김홍철 대표, 수익성 개선 책임감↑


세븐일레븐의 위기감은 비단 실적 감소에서 끝나지 않는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최근 신성장 영역으로 사업 교체를 추진하고 부진한 사업은 매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부진 사업 매각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고 롯데바이오로직스와 롯데헬스케어, 롯데정보통신 등을 중심으로 한 신성장동력 육성에 힘을 주고 있다. 

수익 개선에 대한 일환으로 지난달 7일 롯데그룹은 코리아세븐의 현금인출기(ATM) 사업부(구 롯데피에스넷)의 매각을 추진키로 했다. 

앞서 롯데는 일본에서 롯데리아 사업을 현지 외식업체 젠쇼홀딩스에 매각하고, 패밀리 레스토랑 티지아이프라이데이스(TGIF), 베트남 제과 기업 비비카 지분, 롯데알미늄의 보일러 사업, 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을 정리한 바 있다. 

이에 코리아세븐의 새로운 수장으로 등장한 김홍철 대표의 책임감은 더욱 무거워졌다. 지난해 12월 선임된 김홍철 코리아세븐 대표는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롯데백화점)에서 홍보, 영업직으로 입사해, 롯데그룹 정책본부 경영개선실, 롯데지주 경영개선팀장을 거쳐 지난해부터 롯데그룹 유통군HQ에서 인사혁신본부장을 맡아온 인물이다. 롯데그룹에서 다양한 분야를 경험해 온 만큼 핵심 인물로 선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리아세븐은 지난해 12월 말 강병훈 롯데지주 상무보를 재무부문장으로 선임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미니스톱 인수로 커진 재무 부담을 해소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통합 과정에서는 비용과 투자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통합이 완료되면 다시 실적 개선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하고 있다.

코리아세븐은 점포 전환 이후 당분간은 점포 수 확대보다 내실화에 더 집중하겠다는 복안이다. 코리아세븐은 기존 물류센터를 통폐합하고, 지난 9월과 10월 인천과 서울 송파에 신규 물류센터 운영을 시작했다. 통합 작업과 동시에 저효율 점포도 정리 중이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미니스톱을 인수한 이후 세븐일레븐으로의 전환 작업을 하는 동시에 체질 개선 차원에서 내실화 작업을 같이 하고 있다”며 “현재는 이에 좀 더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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