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더(THE) 매장’ 관광 명소로 키워
미술 작가 협업·한옥 형태로 인테리어 강화
"한 개의 매장으로 확실한 모객 효과 노려"

“커피 한 잔 이상의 경험을 주는 공간을 선사합니다.”
국내 커피 업계가 공간 차별화로 소비자 발길 잡기에 나섰다. 저가 커피 공세와 해외 브랜드의 한국 진출 등으로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단순히 매장 수를 확대하는 것에서 나아가 공간이 주는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특화 매장을 선보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부터 한국에 신규 진출하는 미국 커피 브랜드 인텔리젠시아까지 MZ세대를 겨냥하는 ‘인스타그래머블’한 공간은 물론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이색 공간을 마련해 눈길을 끈다.
특히 스타벅스가 줄곧 내세워 온 '공간을 팝니다’ 마케팅 전략은 최근 들어 더욱 강화되는 추세다.
스타벅스는 목적지 매장으로 불리는 전연령 대상의 ‘더(THE) 매장’ 5곳(더양평DTR점, 더북한강R점, 더북한산점, 더여수돌산DT점, 더제주송당파크R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선 특화된 인테리어와 메뉴를 경험할 수 있다.

더북한강R점은 반려동물과 함께 탁 트인 북한강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더양평DTR점은 전면 유리창을 통해 아름다운 남한강을 조망할 수 있게 했다. 경동1960점은 전통시장에 위치한 60년 전 폐극장을 리모델링해 이색 경험을 할 수 있는 매장이다. 또한 100년 전통의 한옥을 재해석해 커피와 음악이 공존하는 ‘대구종로고택점’과 춘천 시내 전경을 바라볼 수 있는 전망 좋은 ‘춘천구봉산R점’도 관광 명소로 꼽힌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시하기 위해 다양한 포맷의 점포들을 선보이고 있다”며 “특히 최근에는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입지와 매장 형태를 다양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고객에게 스타벅스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투썸플레이스는 지난 26일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에 ‘투썸플레이스 홍대 서교점’을 오픈했다. 해당 매장은 MZ세대를 중심으로 일상 곳곳에서 예술을 향유하는 ‘아트슈머(art+consumer)’ 트렌드가 급부상하는 것에 맞춰 매장에서 디저트와 커피를 먹고 마시는 미각적 만족뿐만 아니라 예술적 요소들을 공간에 적용, 시각적, 미학적 즐거움까지 선사하는 ‘아트 컬래버레이션’ 매장으로 선보였다.
투썸플레이스 홍대 서교점에는 인기 일러스트레이터 ‘강한’ 작가가 제작한 아트웍이 매장 벽면에 설치됐다. 또한 총 2층 규모의 매장에 밝은 조명과 다양한 컨셉별 좌석, 오브제 등을 배치해 마치 트렌디한 미술관에 온 듯한 인테리어로 꾸몄다.

'블루보틀'과 함께 미국 3대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중 하나로 꼽히는 '인텔리젠시아'는 한국 진출 첫 매장으로 서촌의 개량 한옥을 택했다.
인텔리젠시아는 지난 23일 서울 서촌에 국내 첫 매장을 오픈했다. 미국에서 12개 매장을 운영하는 가운데, 한국 매장은 미국 바깥에 내는 첫 번째 글로벌 매장이다.
인텔리젠시아 서촌은 한옥 특유의 대문을 통해 들어서면 실내에 지붕을 받치는 서까래, 마루 형태의 테이블, 주춧돌 등을 그대로 활용해 한옥이 가진 매력을 그대로 살렸다. 글로벌 커피 브랜드지만 한국의 미를 매장 인테리어로 활용해 국내 소비자에게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가는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커피 업계가 이처럼 공간에 힘주는 이유는 이미 포화상태인 국내 커피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성인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405잔으로 전 세계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 평균 152잔보다 2배 이상 높다. 세계커피 시장 규모는 1131억5260만 달러(11조원)로 전년 대비 9.0% 증가한 가운데, 2027년까지 연평균 4.3%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국내 커피 시장 규모는 43억 달러(5조7700억원)로 시장 규모 3위에 달한다.
커피 시장 규모가 커지는 만큼 국내 운영 중인 카페 수도 많다보니 더 이상 공격적인 출점 확대 전략을 펼치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이색적인 인테리어나 규모가 큰 매장을 오픈해 한 개의 매장으로도 모객 효과를 확실히 누릴 수 있는 전략으로 선회하는 모양새다.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커피 시장은 저가 커피를 판매하는 브랜드와 공간을 파는 브랜드로 양분화 되는 추세”라며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에게 단순히 커피를 마시고 가는 공간이 아닌 온 몸으로 체험하는 매장을 만들어 카페라는 공간 자체가 관광지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향후 커피 업계의 경쟁력으로 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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