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영등포서 국내 2호점 오픈
2032년까지 국내 200개 개점 목표
이케아 대비 돋보이는 특가 상품 적어

니토리코리아가 22일 홈플러스 영등포점에서 국내 니토리 2호점(홈플러스 1호점) 매장을 오픈했다. /류빈 기자
니토리코리아가 22일 홈플러스 영등포점에서 국내 니토리 2호점(홈플러스 1호점) 매장을 오픈했다. /류빈 기자

일본의 이케아로 불리는 가구·홈퍼니싱 브랜드 '니토리'가 대형마트 입점을 통해 한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니토리는 접근성을 앞세워 국내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복안이지만,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이케아마저도 2년 연속 역성장할 만큼 침체한 홈퍼니싱 시장 속에서 가격적 메리트 없이 접근성만으로는 살아남기가 힘들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니토리코리아는 22일 홈플러스 영등포점에서 국내 니토리 2호점(홈플러스 1호점) 매장을 오픈했다. 지난해 11월 이마트 하월곡점에서 첫 번째 매장을 오픈한 데 이어 홈플러스와도 손을 잡았다. 니토리는 추후 가양, 인천 연수, 금천 등 주요 홈플러스 전국 매장에 입점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대형마트 입점 통해 접근성↑


니토리코리아는 이날 홈플러스 1호점 오픈을 기념해 홈플러스 영등포점 2층에서 오프닝 세레모니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타케다 마사노리 나토리홀딩스 부회장(니토리코리아 회장)은 ”저희는 판매뿐만 아니라 제조도 수행하면서 자사 공장도 보유하고 있다. 품질 좋은 제품을 더욱 더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음 달 정도 니토리는 전 세계 1000개에 달하는 점포를 갖게 된다. 2032년까지 일본을 포함해 3000개 매장을 열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며, 한국에서는 2032년까지 200여 개의 매장을 여는 게 목표”라며 “서울은 니토리의 주요 거점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지역이다. 한국은 인테리어 감각이 높고 관심이 많기 때문에 한국 소비자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니토리코리아가 22일 홈플러스 영등포점에서 오픈한 국내 니토리 2호점(홈플러스 1호점) 매장 내 니토리 다이닝&키친 코너. /류빈 기자
니토리코리아가 22일 홈플러스 영등포점에서 오픈한 국내 니토리 2호점(홈플러스 1호점) 매장 내 니토리 다이닝&키친 코너. /류빈 기자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도 직접 참석해 "니토리 홈플러스 1호점을 오픈하게 돼 향후 파트너십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며 ”홈플러스 영등포점은 지난해 11월 초대형 식품 전문 매장인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과 다양한 테넌트로 구성한 체험형 공간으로 리뉴얼한 미래형 매장의 최신버전이다. 가족 단위는 물론 1~2인 가구 수요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니토리는 도심 외곽에 위치한 이케아와 달리 대형마트에 입점해 접근성을 높이는 마케팅 전략을 택했다. 이케아의 경우 다양한 쇼룸을 전시한 대형 매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개인 차량 없이 대중교통이나 도보만으로는 접근하기 어려운 위치에 있다. 하지만 니토리는 전국에 수많은 점포를 보유한 이마트, 홈플러스 등 주요 대형마트에 입점해 방문 접근성이 훨씬 높아졌다. 

오누키 케이고 대표이사는 “이마트, 홈플러스처럼 슈퍼마켓이 있는 대형마트에 고객들이 많이 방문하기 때문에 주로 슈퍼마켓이 있는 공간에 입점하고 있다”며 “니토리는 이케아처럼 큰 매장을 내는 것과 같이 아주 큰 쇼룸을 보유한 매장을 낼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니토리는 또 다른 주요 대형마트인 롯데마트의 입점 계획은 아직 밝히지 않았다. 다만 오누키 케이고 대표이사는 "현재 롯데마트 출점 계획은 있다거나 없다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롯데마트에도 꼭 매장을 열고 싶다"고 말했다.

이케아처럼 조립형 가구 판매
“가격 메리트 있어야 살아남아”


니토리코리아가 22일 홈플러스 영등포점에서 오픈한 국내 니토리 2호점(홈플러스 1호점) 매장에서 조립식 수납장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류빈 기자
니토리코리아가 22일 홈플러스 영등포점에서 오픈한 국내 니토리 2호점(홈플러스 1호점) 매장에서 조립식 수납장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류빈 기자

니토리 홈플러스 영등포점은 1층에 매장 2250㎡(약 679평) 규모로 문을 열었다. 이날 기자가 직접 방문한 니토리 매장은 가구부터 커튼, 이불, 그릇, 수납함, 수건 등 다양한 홈퍼니싱 제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니토리 가구 바이어 담당자는 “소파의 경우 소재나 색깔, 색상, 크기, 몇 인으로 앉을 수 있는지 등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상품 코너마다 주거 공간의 크기에 따라 가구를 어떻게 조합하면 좋을지 예시도 소개하고 있었다. 이케아처럼 조립식 가구를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좌우, 상하 연결이 가능한 수납장 등을 선보이고 있었다.

다만, 이케아처럼 눈에 띄는 특가 상품의 종류는 많지 않았다. 이케아의 경우 800원짜리 정리함, 1000원대의 액자, 3000원대의 러그, 컵, 수납 박스 등 저렴한 생활용품을 판매해 소비자들의 발길을 이끌었다. 하지만 니토리 매장에서는 정가 3990원짜리 페이스 타올, 2490~5990원대의 식기 등을 제외하면 눈에 띄게 저렴한 제품은 잘 보이지 않았다. 

이케아 유사 제품인 니토리의 트롤리는 3만9900~4만9900원으로 이케아와 동일한 가격대를 형성했다. 매트리스의 경우 유사한 크기 기준 니토리가 더 비쌌다. 이케아 제품은 길이 200cm, 폭 90cm 두께 20cm 크기의 제품이 13만9000원인 반면, 니토리 매트리스(길이 197cm, 폭 97cm, 두께 15.5cm)는 정가 19만9000원이다. 

니토리코리아는 22일 홈플러스 영등포점에서 국내 니토리 2호점(홈플러스 1호점) 매장을 오픈했다. /류빈 기자
니토리코리아가 22일 홈플러스 영등포점에서 오픈한 국내 니토리 2호점(홈플러스 1호점) 매장에서 트롤리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류빈 기자

생활용품을 제외한 소파 등의 가구는 소재나 크기에 따라 가격대가 천차만별이라 비교가 어렵지만 대체로 이케아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날 여성경제신문이 만난 니토리 본사 관계자는 이케아처럼 저렴한 제품은 많이 없어 보인다는 지적에 대해 “니토리는 품질과 기능성을 제일 우선시하고 있고, 그다음에 가격을 내세우고 있다”고 답했다. 

니토리는 일본 현지에서 유통구조 단순화 등을 통해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일본 가구 업계 1위에 올랐으며, 2006년 일본에 이케아가 진출하던 당시 이케아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조정해 이케아가 자리 잡지 못하도록 한 바 있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이같은 가격적 메리트를 잘 활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홈퍼니싱 시장이 부진한 상황이라 국내 가구업계는 오히려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생활용품도 이미 다이소, 쿠팡 등 저렴한 유통채널이 있는 국내 환경에서 뚜렷한 가격적 메리트를 내세우지 않으면 자리 잡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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