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장제원 투입설 장동혁이 견제
물밑에선 공관위원장 영입 인선 작업
100% 윤석열표 위성정당 바라는 상황
지도부 구성 난항···창당 23일로 연기

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치른 10·11 보궐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하면서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김한길 위원장의 국민통합위원회를 소집하는 동시에 대통령실과 내각의 고위당정회의를 일주일 단위로 정례화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 판단은 무조건 옳다"면서 반성·소통·통합 계기로 삼겠다고 심기일전했다. 그러나 상대방인 야권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친문의 족쇄를 벗어나 진보 진영 80%의 지지층을 확보한 이재명 대표를 상대로는 단일대오의 여권이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이준석 전 대표가 진영을 이탈해 제3지대를 구축하고 한동훈 체제가 들어서 공천이 진행되고 있지만 윤 대통령의 새판짜기는 우여곡절이 많아 보인다. 김건희 여사 디올 백 사태가 깔끔히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하에서 위성정당 창당이 새로운 변수로 등장한 가운데 여성경제신문이 용산 대통령실의 총선 전략을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① 정국 그랜드 디자인 콘트롤타워···용산 국정상황실
② 정책 보폭 넓히는 김기현 2기···달라진 점 두 가지
③ '큰 정치 행보' 김병준···김기현과 투톱 가능성
④ 회색코뿔소와 검은 백조···김건희 특검과 준연동형
⑤ 돌아온 전광훈 그림자···국힘에 통합경선 요구한다
⑥ 한동훈의 12번째 배?···주대환 씨 공관위원장 유력
⑦ 민주화동지회 최전선 앞으로···용산의 퍼즐 맞추기

2023년 8월 15일 서울시의회 앞에서 '민주화운동 동지회'가 발대식을 하고 공식 출범했다. 이들은 "우리가 만든 쓰레기는 우리가 치우겠습니다"라는 성명 발표 뒤 각자 참여 이유를 밝혔다. /연합뉴스
2023년 8월 15일 서울시의회 앞에서 '민주화운동 동지회'가 발대식을 하고 공식 출범했다. 이들은 "우리가 만든 쓰레기는 우리가 치우겠습니다"라는 성명 발표 뒤 각자 참여 이유를 밝혔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친명 중심 공천과 야권 연대에 심혈을 기울이는 가운데 국민의힘도 친(親) 윤석열 성향의 인사를 전진 배치하고 있다. 여권 입장에선 다큐멘터리영화 <건국전쟁> 흥행으로 운동권 청산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이제는 준비된 이념 전사들이 직접 나설 때라는 얘기도 나온다.

윤심(尹心)은 무엇보다 용산 사람들이 22대 국회에 가급적 많이 진입하는데 맞춰져 있다. 다만 험지 독자 출마가 아닌 이상 현역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숙제가 있다. 이 와중에 영남권 초선 다수가 이번에도 공천받고자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옹립해 똘똘 뭉쳐 있다는 것이 용산의 가장 큰 골칫거리다.

15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달 중순 창당할 위성정당 국민의미래(가칭)가 윤심 공천을 수행할 마중물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즉 이해관계가 복잡한 모당(母黨)과는 달리 위성정당만은 확실한 윤석열 당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와 함께 신임 대표를 비롯한 공천관리위원장 인선을 위한 물밑 작업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앞서 4·10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장제원 의원과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이 위성정당 당대표로 투입할 가능성을 부인한 바 있다. 그러나 당 내부적으론 인선 작업이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 나왔다.

주대환 민주화동지회 운영위원장은 설 연휴 첫날 강남구 청담동 새벽집에서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국민의힘 위성정당 지도부 인선 하마평 관련 질문에 "언론만 만나면 그걸 궁금해하던데 제안을 받은 것이 없다"며 "주변에서도 공관위원장 등 의사를 물어오지만 답을 내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공천 과정에서 재조정된 지역구 출마는 함께 하는 친구들 중에 권유하는 분도 있지만, 여당 지도부와는 전혀 관계없이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7월 6일 대전시 유성구 더자니펍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 탈원전 4년의 역설’ 만민토론회에서 ‘원자력, 탄소 중심 기후대응’이 적힌 마스크를 쓴 채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7월 6일 대전시 유성구 더자니펍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 탈원전 4년의 역설’ 만민토론회에서 ‘원자력, 탄소 중심 기후대응’이 적힌 마스크를 쓴 채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하들 살아 돌아오길 바라는 尹
한동훈-김경율 팀과는 온도 차이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퇴임 직후 첫 '민심 행보'를 함께한 주인공이 현실 정치 참여 의지를 보인 것이다. 주 위원장이 지난 2021년 7월 6일 대전 유성구의 한 호프집에서 주최한 '문재인 정권 탈원전 4년의 역설 만민토론회'에 윤 대통령이 깜짝 방문한 것이 두 사람의 첫 만남이었다.

1954년 경남 함안에서 태어나 마산고·서울대 종교학과를 졸업한 그는 1979년 부마항쟁을 비롯한 다수 사건으로 투옥을 경험하면서도 사상 투쟁을 전개해 온 진보 진영의 대표적인 이데올로그였다. 보수 진영과의 인연은 서울대 재학 시절 경제사상사 스승인 안병직 시대정신 이사장을 2009년도 한 토론회의 축사자로 초청하면서 시작됐다. 하태경 의원 중재로 2019년 바른미래당 혁신위원장을 맡은 뒤론 보수 진영에만 몸담으며 주체사상에 점령된 운동권 정치 종식을 선두에서 외쳐왔다.

'586 설거지론'도 그가 직접 만든 용어다. "우리가 만든 쓰레기는 우리가 치우자"는 구호 아래 지난해 광복절 탄생한 민주화동지회 소속 인사들의 4·10 총선 도전이 눈에 띈다. 일찌감치 광주 동남을 출마를 선언한 박은식 비대위원, 대선 서구을 예비후보로 등록한 김소연 변호사, 강북의 대표적 험지 은평갑에 출마한 오진영 작가 등이 주 위원장이 자신 있게 소개한 세대를 넘나드는 친구다.

지난달 한오섭 정무수석 중재로 윤석열 대통령과 오찬을 한 자리에서 주 위원장은 "한 평생 노동운동에만 진심이었던 김준용(타임오프제 한도 축소를 주장한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전문위원) 같은 사람이 직능 대표가 되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자신 있게 소개했다고 한다. 이 밖에도 반미 통일노선에 함몰된 운동권의 실체를 지적해 온 함운경 민주화동지회장도 그가 원내 진입을 바라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지난 21대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은 국회에서 선거제도가 확정된 두 달 뒤인 2월 5일 탄생했다. 이재명 대표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결심에 맞춰 이날(15일) 창당을 예고했던 한동훈 비대위는 갑작스레 중앙당 창당대회를 오는 23일로 연기했다. 행정 절차는 사실상 준비가 끝났지만 지도부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음을 인정한 것이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지도부를 어떻게 구성하고 공천관리위원회를 어떻게 구성할지는 아직 고민 중에 있다. 누가 봐도 국민의힘과 함께 가는 정당이라 하는 것을 보여줄 수 있고 국민의힘 공천방향과 맥을 같이할 수 있는 지도부와 공관위를 구성하려고 한다"면서 원론적인 설명을 내놨다.

또 국민의힘은 닷새간 일정으로 총선 지역구 공천 신청자 면접을 진행하고 있다. 면접은 13일 서울·제주·광주, 14일 경기1·인천·전북, 15일 경기2·전남·충북·충남, 16일 세종·대전·경남·경북, 17일 강원·울산·부산·대구 순으로 진행되며 단수 추천 후보는 면접을 마친 다음 날 발표되고 있다.

주대환 민주화동지회 운영위원장이 14일 오후 울 동대문구 안암로 동네극장에서 제5차 원탁회의를 주관하며 이승환 국민의힘 예비후보를 소개하고 있다. /페이스북 갈무리
주대환 민주화동지회 운영위원장이 14일 오후 울 동대문구 안암로 동네극장에서 제5차 원탁회의를 주관하며 이승환 국민의힘 예비후보를 소개하고 있다. /페이스북 갈무리

경남 함안 고향 출마 마음 움직여
윤심 위성정당 윤곽은 17일 이후

정영환 공관위의 가장 큰 임무는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승리해 총선에서 해볼 만한 지역에 대통령실 출신의 젊고 유능한 인재를 가급적 많이 공천시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용산으로부터 양지 출마 지적을 받은 이원모 전 인사비서관을 서울 강북권 등 여당 약세 지역에 적절하게 재배치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경쟁력 있는 후보의 재배치는 공천 면접 일정과는 관계없이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 경남 밀양시의령군함안군창녕군의 조해진 의원은 지난 7일 당 지도부의 요청을 받은 일주일만인 13일 험지 출마를 수용해 민주당 재선 김정호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김해을 탈환에 나섰다. 민경우 비대위원도 "당이 제안한다면 (정청래의 맞상대로) 출마할 수 있다"며 김경율 비대위원의 변심으로 무주공산이 된 마포구을을 포함한 험지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과거 민주노동당 시절 마산 합포지구당 위원장을 역임한 주 위원장에게 경남 밀양시의령군함안군창녕군은 고향과 같은 곳이다. 그는 조해진 의원의 지역구 재조정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마음이 움직인 것은 사실"이라면서 주요 측근들과 함께 장고(長考)에 돌입했다.

이와 함께 14일엔 '강북 우파를 찾아서'란 주제로 제5차 원탁회의를 주관하며 중랑을에 출마한 이승환 예비후보(전 대통령실 행정관) 지원을 이어갔다. 다만 주 위원장 본인이 최종적으로 지역구 출마 여부를 결정하고 위성정당 지도부의 윤곽이 드러나는 것은 PK 지역 공천 면접이 끝나는 17일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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