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이 든 성배 거절한 황교안 후유증 겪어
강남-TK-PK 지역 자유 경선이 최종 목표
원희룡 간증?···자유마을 대회 참석한 것
"尹 유튜브만 본다더라" 소문에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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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총선을 앞두고 치른 10·11 보궐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하면서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김한길 위원장의 국민통합위원회를 소집하는 동시에 대통령실과 내각의 고위당정회의를 일주일 단위로 정례화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 판단은 무조건 옳다"면서 반성·소통·통합 계기로 삼겠다고 심기일전했다. 그러나 상대방인 야권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친문의 족쇄를 벗어나 진보 진영 80%의 지지층을 확보한 이재명 대표를 상대로는 분열로 치닫는 여권이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인요한 혁신위를 출범하고 김기현 2기가 들어섰지만 혁신에 실패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맞게 됐다. 우여곡절 많은 윤 대통령의 새판짜기를 통해 여성경제신문이 내년 총선을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

윤석열 대통령의 새판짜기 주도권이 재야보수 세력의 영향력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모습이다. 자유마을이란 1000만 조직을 앞세운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국민의힘의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 공천관리위원장 추천권과 통합 경선을 요구하면서 과거 같은 경험을 가진 제21대 총선 당시 황교안 모델에 관심이 모아진다.
21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의힘에서 선거 패배 공포가 확산된 것은 이달 4일께 전광훈 목사가 자체적으로 진행한 판세 조사 결과가 여당 내부에 전해진 시점부터다. 이어 8일엔 서울 49개 지역구 중 6개(강남갑·을·병, 서초갑·을, 송파을)에서만 우세를 보인다는 내부 정보가 유출되고 김어준 씨의 '여론조사 꽃'이 11월 20일부터 12월 7일까지 서울 내 25개 행정구를 중심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도 유사하게 나왔다.
제22대 총선을 100여일 앞두고 진행된 이번 조사 결과가 여당에 충격적인 이유는 서울 지역의 경우 윤석열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상대로 25개구 가운데 14개구에서 앞서며 50.56% : 45.73%로 4.83%포인트 차 승리를 거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강남 3구를 제외한 22개구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앞서는 추세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때부터 감지됐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경우 21대 총선과 유사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전광훈 목사의 자유통일당은 약진 중이다. 여론조사업체 에브리씨앤알이 지난 11월 28일 발표한 조사를 보면 '내일이 총선 투표일이라면 어느 당 후보에게 투표할 것인가'라는 물음에 자유통일당 후보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2.5%로 정의당과 같은 수치가 나왔다. 또 이어 지난 12일 같은 조사 결과 자유통일당 후보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2.9%로 늘었다.
자유통일당 지지율이 정의당과 진보당(각 2.4%)을 앞서면서 비례대표 원내 의석 가능 수치에 도달하자 범보수 후보 단일화를 요구하는 전광훈 목사의 제안을 국민의힘 입장에서 거절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전 목사는 최근 이봉규TV에 출연해 "지금 현재 조직원이 560만명이 넘었고 책임당원이 126만명이 넘었다"며 "마지막 승부를 하려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먼저 전 목사가 한동훈 비대위 출범과 함께 염두에 둔 것은 인요한 공관위 체제다. 줄곧 인 전 위원장의 영남 중진 험지 출마 등의 혁신안에 지지 의사를 밝혀온 그는 "어차피 경선을 붙이더라도 자유통일당 당명으론 이기긴 어렵지만 반드시 후보단일화 자유 경선을 실현시키겠다"며 "자유마을 회원수를 선거구로 나누면 한 선거구에 2만명 이상이 조직된 상황으로 앞으로 3만까지 더 늘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유마을은 자유통일당의 선봉대격 단체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최근 퇴임 직후 첫 행사로 참석해 논란이 됐다. 당시 행사에 함께한 전 목사와의 관계에 대해 원 장관은 부인했지만, 지난 4~5일 경북대구장로총연합 엘더아가페 지도자대회란 명칭으로 개최된 행사의 또 다른 이름은 '자유마을 대회'였다. 원 지사는 이곳에서 간증을 펼치며 지지를 호소했다.
지난 총선에서 "미래통합당과 통합은 하지 않지만 후보 단일화는 가능하다"던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도 자유통일당 대표를 지냈다. 자유마을 뿐만 아니라 최근 12개 교단(예장 합동, 예장 통합, 예장 개혁, 기감, 기성, 예성, 기하성 등)과의 합동 행사를 계기로 조직된 1800만명의 기독교 신도를 앞세워 "국민의힘과 맞짱을 뜨겠다"는 것이 전 목사의 전략이다.
![[그림1] 황교안 체제의 미래통합당은 지난 2020년 4월 15일에 치러진 총선에서 지역구 84석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수도권에선 겨우 16석(서울 8석, 인천 1석, 경기 7석)을 얻는 궤멸적 참패를 당했다. /연합뉴스](https://cdn.womaneconomy.co.kr/news/photo/202312/220337_428932_1918.jpg)
황교안, 김문수 공관위 저울질하다 거절
이준석 내쫓는 것이 이들의 최우선 조건
지난 21대 총선 당시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는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공관위원장으로 추천키로 했던 전광훈 목사와의 합의를 깨고, 김형오 공관위를 출범시켰다. 그러면서 유승민·이준석 등 바른미래당 인사들을 포용하고 김종인 비대위 체제로 변화하는 전략을 펼쳐 이들과 척을 졌다. 반면 김장 연대(김기현·장제원)를 퇴진시킨 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공관위원장으로 추대하는 것을 성공시킨 이들의 단일화 경선 요구를 새 비대위가 거절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
전 목사와 주변의 극우 인사들이 후보 단일화 경선에 집착하는 이유는 1000만명을 목표로 하는 자유마을이란 조직을 무기로 보수당내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야욕으로부터 비롯됐다. 이들은 지난 21대 총선에서도 강남갑 지역구에서 김형오 공관위원장의 사천 논란을 제기하며 기존의 후보를 떨어뜨린 뒤 마지막 순간까지 당밖에서의 자유경선을 요구한 바 있다. 울산 출마를 굳힌 김기현 전 대표와 주호영·유승민·황교안·최경환·심재철·이인제 등 전현직 다선 의원들이 기대하는 김무성표 국민참여 당내 경선(오픈프라이머리)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또 이들이 자신감을 얻은 배경엔 윤 대통령이 자신들의 유튜브와 활동을 빼놓지 않고 본다는 믿음이 작용했다. 용산 대통령실 안팎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은 유튜브만 본다더라"는 소문이 기정사실화되는 모습이다. 최근 마포갑 출마를 선언한 신지호 전 의원도 "이봉규 tv는 예전에 잠깐 몇 번 보셨고 이제는 신지호"라며 경쟁 심리를 드러내기도 했다. 김세의의 가로세로연구소, 변희재의 미디어워치 등 관계가 멀어진 극소수를 제외한 고성국·조갑제·차명진·유재일·황장수 TV, 신혜식의 신의한수 등 대부분의 보수 유투버가 전 목사의 친위 부대인 셈이다.
윤석열 정부 견제론이 높고 김건희 특검이란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여당이 새 비대위원장에게서 가장 기대하는 모델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차별화 전략을 펼쳤던 2012년 19대 총선 당시 박근혜 비대위원장 모델인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결국 떨쳐내지 못한 이들 재야보수 세력이 당내에 본격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황교안 전 대표 모델로 흘러가는 양상을 되돌리긴 어려워 보인다.

'험지 출마'와 '자유 경선' 요구에 떠밀린 황교안 체제의 미래통합당은 이도저도 못해 지난 2020년 4월 15일에 치러진 총선에서 지역구 84석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수도권에선 겨우 16석(서울 8석, 인천 1석, 경기 7석)을 얻는 궤멸적 참패를 당했다. [그림1] 국민의힘 한 핵심 당직자는 "자칫 공천 파동을 일으켜 판을 뒤엎을 수 있는 세력이기 때문에 당에서도 함부로 하지 못하는 수준까지 왔다"고 진단했다.
한편 서울 지역에서의 여당 지지율은 야당보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지만 인천·경기 중심의 수도권 민심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서울경제신문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18~19일 정당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인천·경기에서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율은 28%로 30% 벽도 무너졌다. 앞선 조사(34.3%)와 비교하면 6%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50 대 30에서 50 대 20의 구도로 변하는 중이다. 참고로 지난 21대 총선 당시 서울 지역에서 민주당(33.20%)과 정당득표율에서 큰 차이가 없었던 미래통합당(33.10%)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겨우 16석(서울 8석, 인천 1석, 경기 7석)을 얻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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