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재권의 세상을 읽는 안목]
내년 100주년 맞는 삼양그룹
관상 통해 장수 비결 분석

삼양그룹은 내년에 100주년을 맞는다. 창업한 지 100년이 지난 기업은 7개에 불과하다. 50년을 넘긴 기업들도 전체의 2% 안팎이다. 100주년을 맞아 삼양그룹이 장수할 수 있는 요건을 역대 회장들의 관상(觀相)을 통해 분석한다.

삼양그룹 창업주 김연수 회장은 스케일이 큰 관상을 지녔다. /삼양그룹
삼양그룹 창업주 김연수 회장은 스케일이 큰 관상을 지녔다. /삼양그룹

삼양그룹 창업주 김연수 회장은 스케일이 큰 관상을 지녔다. 통이 커 베풀 때는 어마어마하게 베푼다. 인자함도 배포만큼 크다. 통이 크지만 치밀함까지 갖췄다. 한번 결정하면 뒤돌아보지 않는다. 꾸지람을 할 때는 무섭다. 큰돈을 다루지만 일상에서의 본인은 소탈하다. 나이 들수록 점점 큰 그림을 그리며 살았던 관상이다. 진정한 남자고 진정한 호걸이다.

김연수는 창업자가 반드시 지녀야 할 덕목과 내공을 모두 갖추고 있는 대단한 인물이다. 겁이 없고 개혁적인 면도 있다. 기업은 확장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이 세상에 온 인물이다. 이런 관상은 어느 분야에서든 큰 일가를 이루게 된다. 김연수는 평생을 사업가로 살았지만 사실은 정치적인 감각도 뛰어난 인물이다.

김상홍 회장은 선비 관상을 지녔다. /삼양그룹
김상홍 회장은 선비 관상을 지녔다. /삼양그룹

삼남 김상홍 2대 회장은 기업인으로 살았지만 선비 관상을 지녔다. 성품이나 기질이 학문을 연구하는 학자의 성향을 지녔기 때문이다. 만약 가업을 물려받지 않았다면 교수나 교육과 관련된 직종에 종사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인연의 끈으로 기업인이지만 서적, 교육, 학문 등과 연계된 업종에 관심을 두게 된다.

김상홍은 평생 자신을 낮추며 산 관상이다.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꺼리는 성향도 보인다. 언제나 내실을 추구한다. 또한 위험부담을 최소화하고자 노력한다. 김상홍은 겉과 속이 한결같기에 이심(二心)을 지닌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혹여 지인이 이심을 지녔더라도, 음흉한 자를 소개받더라도 내색하거나 지적하지 않고 유유히 스쳐 갈 뿐이다.

김상홍은 인내심이 강한 관상이다. 평생을 참고 살았던 인고의 흔적이 뚜렷하게 보인다. 남들이 알지 못하는, 누구에게도 표현하지 않았던 아픔과 쓸쓸함을 부둥켜안고 살았다. 타인들은 김상홍을 만나면 편안함을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김상홍 본인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타인을 진심으로 배려하며 대하다 보니 심신이 지쳤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그 고충을 누구한테도 내색하지 않았던 진정한 군자다.

김상홍의 관상을 보면 특히 부친 김연수 회장으로부터 엄격하게 교육받고 성장한 흔적이 보인다. 부친의 뜻을 따르느라 정신적으로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볼 수 있다. 김상홍은 스스로에게는 엄격하지만 타인에게는 덕을 베푸는 인물이다. 그러다 보니 주변에서 칭송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김상홍 본인은 인복(人福)이 많은 편이 아니다. 아무리 베풀어도 고마움을 모르거나 이중성으로 호의를 이용하는 사람들을 겪으며 산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참고 인내하며 관용을 베푼 공덕이 삼양그룹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김윤 회장은 적극적이고 추진력 강한 관상이다. /삼양그룹
김윤 회장은 적극적이고 추진력 강한 관상이다. /삼양그룹

손자 김윤 회장은 선이 분명한 관상이다. 직설적이고 솔직한 성품을 지녔다. 매사에 적극적이다. 추진력도 강하다. 수성보다 확장에 어울리는 인물이다. 마음이 잔잔하고 선비 같은 부친과는 정반대다. 안주하는 것보다 도전을 좋아한다. 성취감을 얻었을 때의 쾌감을 잘 안다. 이런 관상이 리더가 되면 정공법과 공격적인 경영으로 기업을 이끈다.

김윤 같은 관상을 지닌 자손이 태어나면 그 기업은 확장하고 단단해진다. 세력과 판이 커지는 것이다. 누구의 도움을 받는 것보다 홀로 일궈 나가는 관상이다. 한 가지 유념해야 할 사안이 있다. 반드시 강이 보이는 곳에 살아야 건강하고 일도 잘 풀린다는 것이다.

김건호 사장은 창업주와 부친의 기운을 많이 물려받고 태어났다. /삼양그룹
김건호 사장은 창업주와 부친의 기운을 많이 물려받고 태어났다. /삼양그룹

김건호 삼양홀딩스 사장은 4대째다. 김건호는 창업주 김연수 회장과 부친 김윤 회장의 기운을 많이 물려받고 태어났다. 김건호는 확장과 성장에 관심이 많은 관상이다. 다만 아직 덜 다듬어진 원석이다. 원석 끝에 달라붙은 찌꺼기를 벗겨내고 진정한 다이아몬드로 탄생해야 한다. 반짝이는 본래의 모습을 서둘러 찾아야 삼양그룹의 미래가 더욱 밝아질 것이다.

고수의 세계에서는 일을 크게 벌이는 것이 우선이 아니다. 히든카드가 중요하다. 타인을 압도할 무기가 없으면 마지막 마무리에서 밀리고 만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공이다. 내공이 깊고 높으면 어떤 방식으로 확장하거나 크게 벌여도 모두 이루어내고 만다. 큰 꿈을 지닌 자일수록 내공도 함께 깊어야 한다.

낮은 산은 등산 시작점이나 정상이나 비슷한 속도로 정상에 오를 수 있다. 그러나 아주 높은 고지를 선점하고자 하는 자는 정상을 코앞에 둔 10미터가 지금까지 올라온 수천 미터보다 더 힘들다는 것을 경험한다. 마지막 몇 걸음을 이겨내는 내공이 중요한 이유다. 이 내공의 바탕 위에 '안목경영(眼目經營)'을 펼쳐야 영역을 확장시켜도 탈이 없다. 부친으로부터 경영 마인드를 성실히 습득하면 길하다.

삼양그룹은 4대까지 내려왔다. 부불삼세(富不三世)라는 말이 있다. '부자 삼 대 못 간다'는 뜻이다. 삼양그룹은 이미 3대를 넘어 4대다. 한 번 큰 고비가 올 것이다. 그러나 이 고비를 넘기면 또 다른 세계로 도약할 수 있다. 필자가 김건호 사장의 행보를 주시하는 이유다.

백재권 사이버한국외국어대 겸임교수

어렸을 때부터 자연의 섭리와 세상의 이치를 깨닫기 위해 명상과 기(氣) 수련에 매진했다. 대구한의대학교 풍수지리학 석사,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 박사를 취득했고, 교육학 박사를 수료했다. 중앙일보에 2년간 《백재권의 관상·풍수》를 연재했고, 네이버 오디오클립에 《백재권의 관상과 지혜》를 92회 연재했다. 2018년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신문사 ‘워싱턴포스트(The Washington Post)’의 요청으로 김정은의 관상에 대해 인터뷰했다. KBS, SBS, 채널A, MBN, 동아일보, 한국일보, 연합뉴스 등 다수 언론과 신문에 관상·풍수 전문가로서 출연 및 기고했다. 저서로는 <동물관상으로 사람의 운명을 본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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