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재권의 세상을 읽는 안목]
큰대자(大)로 자는 사람, 털털·쾌활한 성격
슬프거나 우울한 사람, 이불 돌돌 안고 자
자는 자세로 그 사람의 내면 엿볼 수 있어

사람의 잠든 모습으로도 성격을 알 수 있다. /픽사베이
사람의 잠든 모습으로도 성격을 알 수 있다. /픽사베이

사람의 사소한 행동, 버릇, 어조, 습관으로 그 사람의 성격과 성향을 파악할 수 있다. 이런 작고 사소한 것을 통해 그 이면을 잡아내는 행위를 안목(眼目)이라 한다. '안목'은 어려운 의미로 들리지만 사실 단순한 곳에서 시작해 발전한다. 세상의 이치는 단순함 속에 깃들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안목은 자연의 이치, 세상의 이치, 인간의 타고난 본성을 알아보는 능력이다. 

안목이 있어야 관상(觀相)을 정확히 볼 수 있다. 이게 바로 정통 관상법이다. 그렇기에 이론에만 국한되면 고수가 되기 어렵다. 사람을 직접 보고, 얼굴과 행동, 마음가짐 등을 꿰뚫어 봐야 적중도 높은 견적이 나온다. 필자의 관상 공부법이기도 하다. 때로는 사람의 사소한 손짓만으로도 그 사람을 알아볼 수 있다. 잠자는 모습을 통해 성격과 태도를 알아보는 방법을 말한다.

잠을 자는 자세는 사람마다 다양하다. 큰대자(大)로 자는 사람은 털털하거나 쾌활한 성격을 지닌 사람들이 많다. 자유분방하고 자신감이 넘친다. 개방적인 성격을 지닌 경우도 흔하다. 겁이 없고 적극적이다. 스트레스를 잘 받지 않고 근심이 적다. 주로 태평한 사람들이 팔다리를 쭉 뻗고 잔다. 이런 사람과 함께 사는 배우자는 잠자리가 불편해 처음에는 되게 고생한다.

반대로 무언가를 껴안고 있어야 잠이 오는 사람도 많다. 베개를 껴안고 자거나 이불을 둘둘 말아 다리 사이에 끼고 자는 사람은 외로움을 타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또한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슬프거나 우울한 사람, 부모의 사랑을 못 받고 자란 사람일수록 무언가를 꼭 껴안고 잔다. 

그런데 여자들은 남자들보다 이불을 말고 자거나 뭔가를 껴안고 자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다. 와이프가 이불을 혼자 둘둘 말고 자서 남편이 잠결에 추워 깨는 경우도 흔하다. 여자는 남자에 비해 평균적으로 외로움을 많이 타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혼해 남편이 있어도 뭔가를 껴안고 자는 여자들이 많은 것이다. 

만약 자기 와이프가 이불을 둘둘 말고 자지 않는다면 긍정적이거나 활동적인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남편이 없어도 스스로 일을 헤쳐 나가고 삶을 개척할 수 있는 여자다. 성격도 적극적일 가능성이 높다. 또한 이런 유형은 대부분 운신의 폭이 넓고 열심히 일한다.

잘 때 이리저리 뒤척이거나, 침대를 휘젓고 다니며 자는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일어나 활동할 때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돌아다닌다. 약간 산만한 면도 있다. 자면서 몸을 많이 움직이면 건강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어린아이가 건강한 경우는 가만히 반듯하게 자지 않고 침대 위를 이리저리 굴러다니며 잔다. 그래도 도중에 깨지 않고 아침까지 잘 잔다. 반면 어딘가 몸이 아프면 구르면서 잘 수 없다. 몸이 불편하면 자주 깨기 때문에 깊은 잠도 못 잔다. 

천장을 보고 반듯하게 누워서 자는 사람이 있다. 이 경우는 아침에 일어나도 잠들었던 처음 자세에서 크게 변한 게 없다. 이런 자세로 자는 사람은 큰 사건을 저지르지 않는다. 자세처럼 사람도 반듯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차분한 성격을 소유한 사람에게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다.

반면에 사람이 매가리가 없는 경우가 있다. 진취력도 떨어진다. 사람은 순하다. 또한 화가 나도 속으로 삭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자신의 본모습을 타인에게 보여주는 걸 꺼린다. 자는 자세가 반듯하면 말보다 생각이 많은 사람이다. 외로운 인생이 될 가능성도 있다. 

쥐 죽은 듯이 자는 사람은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경우도 간혹 있다. 기(氣)가 허한 경우도 마찬가지다. 기가 약하거나 허하면 잘 때도 움직임이 적다. 기를 보충하지 않으면 성인이 될 때까지 고생한다. 기력이 심히 떨어진 사람이 잘 때는 잠시 뒤척일 수는 있어도 침대를 휘젓고 다니며 자는 일은 거의 없다.

숙면에 들지 못해 뒤척이는 경우를 제외하고 자면서 많이 움직인다는 것은 기운이 샘솟는 사람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런 현상은 어릴수록 강하다. 어린아이들이 쉴 새 없이 퉁퉁거리고 뛰어다니는 행위도 기운이 넘치기 때문이다. 산만한 것과 뛰는 것은 다른 영역이기에 다르게 판단해야 한다. 뛰는 것을 과하게 강제로 자제시키면 아이의 정신적인 안정에 방해되기도 한다. 

잘 때 이마에 손등이나 팔을 올리고 자는 사람은 십중팔구 근심이 많다. /iStock
잘 때 이마에 손등이나 팔을 올리고 자는 사람은 십중팔구 근심이 많다. /iStock

잘 때 손등이나 팔을 이마에 올리고 자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은 십중팔구 근심이 많다. 지금은 근심이 없더라도 앞으로, 미래에 근심이 다가올 사람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잘 때 자동으로 팔이 올라간다.

남편이 어느 순간 이마에 손을 올리고 자기 시작했다면 회사에 무슨 일이 생긴 것을 눈치채야 한다. 명예퇴직을 권고받았거나 부도의 위험이 발생했을 수도 있다. 아니면 밖에 애인이 생겨 난처한 상황이 도래했을 수도 있다. 평소에는 그런 적 없는데 갑자기 이마에 손을 올리고 자는 경우 어떤 갈등이나 고민이 생겼다는 표현이기 때문이다.

갓난아이는 양팔을 올리고 잠을 잔다. 아무 생각 없이 천진난만하기 때문이다. /픽사베이
갓난아이는 양팔을 올리고 잠을 잔다. 아무 생각 없이 천진난만하기 때문이다. /픽사베이

흔히 갓난아이는 양 팔을 니은(ㄴ)자로 올리고 잠을 잔다. 이는 아무 생각 없이 천진난만하기 때문이다. 다 큰 성인은 이런 자세로 잠들 수 없다. 생각과 고민이 많아질수록, 남과 경쟁할수록, 나이 들수록 이런 자세는 점점 사라지게 된다. 초등학생 중에는 이런 자세로 자는 아이가 간혹 있다. 그러나 중학생 정도만 되면 이런 자세로 자는 사람이 거의 없다.

나이 50이 다 됐는데 갓난아이처럼 양팔을 ㄴ자로 만들고 자는 사람은 희귀한 존재다. 이런 사람은 한없이 순박할 것이다. 성인 여성 중에서 아주 드물게 볼 수 있지만 남성에게서는 지극히 보기 어려운 모습이다. 순수한 영혼을 지닌 사람일수록, 어릴수록, 철이 없을수록 이런 자세로 잘 가능성은 커진다.  

이렇듯 잠을 자는 자세만으로도 그 사람의 성격, 성향 등 다양한 정보를 잡아낼 수 있다. 자는 자세는 무의식적인 행동이다. 자연스럽게 자신의 본모습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결혼하기 전 연인의 잠자는 모습을 잘 살펴보라. 그 사람의 내면에 무엇이 꿈틀대는지 엿볼 수 있다. 

백재권 사이버한국외국어대 겸임교수

어렸을 때부터 자연의 섭리와 세상의 이치를 깨닫기 위해 명상과 기(氣) 수련에 매진했다. 대구한의대학교 풍수지리학 석사,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 박사를 취득했고, 교육학 박사를 수료했다. 중앙일보에 2년간 《백재권의 관상·풍수》를 연재했고, 네이버 오디오클립에 《백재권의 관상과 지혜》를 92회 연재했다. 2018년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신문사 ‘워싱턴포스트(The Washington Post)’의 요청으로 김정은의 관상에 대해 인터뷰했다. KBS, SBS, 채널A, MBN, 동아일보, 한국일보, 연합뉴스 등 다수 언론과 신문에 관상·풍수 전문가로서 출연 및 기고했다. 저서로는 <동물관상으로 사람의 운명을 본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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