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희의 마음을 여는 말하기 비법]
들은 말을 그대로 따라 하면서
끝을 질문으로 하는 앵무새 질문
상대와 연결되는 경청·존중의 표현
“아구, 더워!”
밖에서 들어오는 사람이 말합니다. 실내에 있던 사람이 대답합니다.
“여름이니까 덥지!”
“···.”

밖에서 들어온 사람은 말을 잇지 못합니다. 머쓱한 상태에서 갑자기 바깥보다 더한 더위를 느낄 수 있습니다. 나의 말을, 느낌을 공감해 주지 않고 상황을 분석해 주는 말을 바로 들으면 어이없거나, 답답하거나, 기운이 빠질 수 있습니다.
상대가 하는 말을 듣고 이어지는 대화를 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일 것입니다. 긍정 표현을 하며 동의한다고도 할 수 있고, 부정 표현을 하며 다른 의견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긍정도 부정도 아니면서 연결되는 대화도 있습니다.
“아구, 더워!”
“나도 더워!”
“아구, 더워!”
“나는 하나도 안 더운데....”
“아구, 더워!”
“올여름은 엄청 덥대!”
위의 대화들에 공감과 연결을 넣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 앵무새 질문입니다. 앵무새 질문은 상대의 말을 그대로 따라 하며 끝을 질문형으로 올리는 것입니다. 단순히 끝만 질문형으로 할 수도 있고, 끝의 말들을 변형하여 질문할 수도 있습니다. 긴 문장의 말을 들었다면, “그렇군요?”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아구, 더워!”
“더워?” (앵무새 질문)
“응!”
“나도 더워!”
“아구, 더워!”
“덥구나?” (앵무새 질문)
“응!”
“나는 하나도 안 더운데···.”
“아구, 더워!”
“그렇구나?” (앵무새 질문)
“응!”
“올여름은 많이 덥다더라구!”

앵무새 질문은 온 마음을 다하여 말해야 합니다. 억양과 태도를 주의하여야 합니다. 자칫 비꼬거나 놀리는 말로 들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린이들은 앵무새 질문을 하면 바로 눈을 반짝이며 마음을 엽니다. 어른들은 어색하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진심의 앵무새 질문을 몇 번 들으면 어색함은 바로 줄어듭니다. 앵무새 질문을 하면 상대가 마음을 여는 것을, 상대와 부드럽게 연결되는 것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앵무새 질문은 상대의 말을 그대로 인정하고 공감하는 말입니다. 단, 동감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앵무새 질문을 한 후 나의 의견을 솔직하게 말하면 됩니다. 동의, 부정, 연결되는 의견 말하기 등 어떤 말을 하더라도 대화는 한결 부드럽게 이어질 것입니다. 갈등이 일어날 확률도 줄어들 것입니다. 때로는 앵무새 질문만으로도 깊은 연결을 만들 수 있습니다.
나에게 온 말을 경청하고, 존중하는 것이 대화의 비법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경청하고 있다는 표시가 앵무새 질문이고, 상대의 말을 존중한다는 표현이 앵무새 질문입니다.
“아구, 더워!”
“더워?” (앵무새 질문)
“응!”
“나는 하나도 안 더운데, 밖이 많이 더운가 보네?”
“밖에 엄청 더워, 후덥지근해!”
“후덥지근하구나?” (앵무새 질문)
“응! 습도가 어찌나 높은지···. 더운물 속을 걷는 거 같아!”
“그렇구나? (앵무새 질문) 시원한 것 좀 마실래?”
상대가 하는 말을 잘 듣는 것은 마음에서 시작하겠지요? 그 마음을 보여주는 행동들이 있습니다. 몸 혹은 얼굴을 상대에게 향하고, 눈높이를 맞추고, 눈을 보고, 고갯짓을 하고, 귀를 쫑긋하는 행동일 것입니다. 이런 행동을 하며 잘 들은 후에 첫 말로 앵무새 질문을 하면 소통의 길이 시원스레 뚫릴 것입니다. 시원한 소통의 길에서 더위를 잊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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