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희의 마음을 여는 말하기 비법]
너는 나의 분신 혹은 반쪽,
너가 곧 나라는 착각에서 갈등은 시작
내가 기준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해야
가족이 있으신가요? 그 사람들은 여러분에게 누구인가요? 오늘 몇 사람을 만나셨나요? 그 사람들은 여러분에게 누구인가요?
어머님들께 ‘자녀가 여러분에게 누구인가요?‘라고 질문하면 ’나의 분신‘, ’또 다른 나’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부부에게 ‘배우자가 여러분에게 누구인가요?’라고 질문하면 ‘나의 반쪽’, ‘나를 채워주는 사람’, ‘애증의 사람’이라고 답하기도 합니다. 직장인에게 ‘동료가 여러분에게 누구인가요?’라고 질문하면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사람’, ‘서로 돕기도 하고 경쟁하기도 하는 사람’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어떤 답이든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은 우리 삶의 일부이기도 하고 때로 전부이기도 합니다.
대부분 사람은 누군가를 만납니다. 때로 만남이 전혀 없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만남의 대상은 다양한 의미와 층위를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그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요? 이에 대한 답은 여러분의 삶을 보시면 될 것입니다. 여러분이 최선을 다해서 살아가다가 힘들어서 느슨해지기도 하듯이 그들도 최선을 다해 선택하고 행동하다가 지치면 조금 덜 최선의 행동을 할 것입니다. 크게 보면 대부분 사람이 비슷한 삶일 것으로 짐작합니다.
나도 너도 비슷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데, 최선을 다하기도 하고 덜하기도 하며 삶을 엮어가고 있는데 갈등이 생겨 괴롭고 힘든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이유 중 하나는 다르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이 다를까요? 모든 것이 다릅니다. 외모, 내면 의식, 말, 걸음걸이, 취향 등 하나부터 열까지 다릅니다. 다른 것을 서로 인정해야 하는데 강요하기 때문에 갈등이 생기는 것입니다. 심지어 최선을 다해 강요하기도 하지요.

공감대화는 네가 나와 다르구나!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식구들이 저녁 식사를 하다가 한 사람이 숟가락을 탁! 놓으며,
“반찬이 뭐 이래!”라고 했을 때 식사를 준비한 사람은 당황스럽고 어이없고 화가 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먼저 상대를 인정하는 것입니다. 인정하는 말이 ‘앵무새 질문’과 ‘너의 느낌 질문’, ‘너의 바람 질문’입니다.
“반찬이 왜 이러냐고?” (앵무새 질문)
“응! 먹을 게 없잖아!”
“네 입에 맞는 반찬이 없어?” (앵무새 질문)
“응!”
“오늘도 ㅇㅇㅇ을 먹고 싶은 거야?” (너의 바람 질문)
“딱 그것을 먹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먹을 게 없어. 그만 먹을래!”
이 답을 할 때는 상대의 감정이 숟가락을 놓을 때보다 가라앉아 있을 것입니다. 인정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만 먹는다고?” (앵무새 질문)
“응···”
“알겠어. 내일은 어떤 것을 먹고 싶은지 말해줄래?” (너의 바람 질문)
“생각해 볼게.”
“그래, 생각해 보고 말해줘! 그런데 나는 지금 많이 섭섭해. 내가 네 건강을 생각해서 반찬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길 바라! 이 반찬들을 조금이라도 먹어보려고 시도해 주면 좋겠어. (내 느낌과 바람) 어떻게 생각해?” (연결질문)
“알겠어···. 하여튼 오늘은 그만 먹을게.”

너와 내가 다름을 인정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가족일 경우에 더욱 어렵지요. 애정의 정도는 나와 같기를 바라는 정도와 비례하나 봅니다. 너를 그대로 인정하기 어려운 것은 기준을 나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기준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하게 인식해야 합니다. 그래야 상대를 그대로 인정해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정을 한 후 나를 표현하고 싶다면 공감대화의 방법으로 느낌과 바람을 표현하면 됩니다. 물론 표현하고 싶지 않다면 입에서 맴도는 말들을 꿀떡처럼 삼키면 되겠지요?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나를 인정해 주기를 바랍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상대를 먼저 인정해야 하는 것입니다. 너는 나에게 인정을 받아야 하는 사람입니다. 나는 너를 인정해줘야 하는 사람입니다. 상대를 그대로 인정하면서 대화를 시작하면 갈등은 크기도 줄고, 빈도도 줄어듭니다. 줄어든 자리에 소통이 자리를 잡습니다. 삶은 당연히 풍요로워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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