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희의 마음을 여는 말하기 비법]
"너 때문에···"로 대화 시작하면 상대는 마음 닫아
내 느낌은 내 바람 때문에 생긴다는 것 이해해야

“네가 그렇게 말하니까 기분 나빠!”
“너는 나를 힘들게 해!”
“너 때문에 화가 나!”
흔히 하는 말입니다. 강한 감정이 실려있는 말입니다. 내 느낌이 너로 인해서 생겼다고 상대를 비난하는 말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말입니다. 이 말을 듣는 사람은 어떤 느낌이 올라올까요? 대부분 부정적인 느낌일 것으로 예상합니다.
“나도 기분 나쁘거든!”
“위축돼요.”
“어쩌라구?” 등의 대답을 할 수 있으리라 짐작해 봅니다.
친구들이 여행을 가는데 각자 분담하여 준비하기로 하였고 별별이는 식사 장소를 찾아놓기로 하였습니다. 여행지에서 식사 시간이 되어 모두 별별이를 쳐다보았습니다.
“아차, 지금 검색해 볼게, 이 근처, 가까운 데서 아무거나 먹으면 되지?”
별별이의 말에 모두 어이없는 표정이 되었지요.
“너 미리 검색 안 했어? 생각이 있어? 없어? 너는 매번 미리 준비 안 하고 이런 상황을 만들더라! 아무거나 먹자고? 어이없다···.”
“야, 네가 그렇게 말하니까 기분 나쁘다! 미리 검색 안 했지만 지금 하면 되잖아.”
별별이의 이 말에 모두 한마디씩 했습니다.
“너는 지금 우리에게 기분 나쁘다고 말할 수 없어!”
“기분은 우리가 나쁘거든.”
“지금 기분 나쁘니 안 나쁘니를 말할 것이 아니라 검색이나 해!”
이 상황에서 별별이도 친구들도 모두 기분이 나빠졌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공감 대화에서는 나의 기분(감정, 느낌, 때로는 마음)은 나의 바람으로 인하여 생긴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의 바람이 이루어지거나 이루어지지 않아서 느낌이 올라오며, 과거의 바람과 미래의 바람을 생각하면서 올라오기도 합니다.
별별이 친구들이 별별이의 지금 검색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의 바람은 ‘미리 검색해서 알맞은 식사 장소를 제시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너로 시작한 말, “너 미리 검색 안 했어? 생각이 있어? 없어? 너는 매번 미리 준비 안 하고 이런 상황을 만들더라! 아무거나 먹자고? 어이없다···.”를 공감 대화로 바꾸면,
“나는 지금 어이없어. 미리 검색해서 알맞은 장소를 제시해주길 바랐거든” 입니다.
별별이가 “야, 네가 그렇게 말하니까 기분 나쁘다! 미리 검색 안 했지만 지금 하면 되잖아”라고 했을 때의 바람은 비난을 멈추는 것, 지금 원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이라도 검색해서 찾아보겠다고 했으니 그 의견을 받아들여 기다려 주거나, 의견을 수용할 수 없다면 비난의 말은 멈추고 어떻게 할지를 말해주길 바랐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별별이는 이때 공감 대화로, “나는 그 말을 들으니 기분이 나쁘네. 미리 안 해서 미안한데, 비난을 멈추고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의논하면 어떨까?”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내 느낌은 나의 바람이 이루어졌느냐 아니냐에 따라 생기고, 그 사람의 느낌은 그 사람의 바람이 이루어졌느냐 아니냐에 따른다는 것을 이해하십시오. 이것을 이해하면 비난과 평가를 멈출 수 있게 됩니다. 너로 인해서 내 느낌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면 나로 말을 시작하는 것이 쉬워집니다. 나로 말을 시작하면서 내 느낌을, 바람을 이어서 말하는 것은 순조롭습니다.

우리는 너로 말을 시작하면서 비난과 평가를 주로 하는 사회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말을 주고받으면서 감정이 격해지고 말을 그만하고 싶어지는 때가 많습니다. 순조로운 대화를 이어가기가 어렵습니다.
‘대화’라는 단어를 듣고 연상되는 단어 나누기를 할 때 ‘불편’, ‘불가능’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대화라는 것을 할 때는 주로 불편했고, 어떤 사람과의 대화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이 단어를 들으며 서글프고 안타까웠지만 지금 우리의 현실이기도 하여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너는 나를 힘들게 해!”라는 말을 들으면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존재에 대해 회의하게 되겠지요. 나로 시작하는 문장으로 느낌을, 바람을 말한다면 이렇게 바꿀 수 있을 것입니다.
“나는 지금 너무 힘들어. 정리를 해놓기를 바랐거든.”
“너 때문에 화가 나!”라는 말도 나 전달법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화의 원인이 나라는 말을 들으면 그 사람도 화를 내며 변명 혹은 비난을 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화가 나는 것은 내가 바라는 것이 성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해야 합니다.
"나는 화가 나! 어렵다고 손 놓고 있지 말고 방법을 찾거나 나에게 물어봐 주길 바랐거든"으로 바꾸면 어떨까요?
소통하기 위하여 말을 바꾸는 것이 중요합니다. 생각하지 않고 튀어나오는 말을 멈추고, 생각하면서 나 전달법으로 말할 수 있다면 불통이 소통으로 변화할 가능성은 높아질 것입니다.
“저는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나 전달법을 생각하면서 말씀하시길 기대합니다. 우리 사회가 소통하는 사회로 변화하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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