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희의 마음을 여는 말하기 비법]
사람은 슈퍼맨이나 원더우먼이 아닌데도
아랫사람에 약한 모습 보이지 않도록 훈련
약한 느낌을 그대로 드러내야 마음 열려

인간은 대부분 완전하지 않습니다, 부모도 교사도 완전하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부모는 자녀에게, 교사는 학생에게, 손윗사람은 손아랫사람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도록 훈련되고 있습니다. 약한 모습을 보이면 권위가 세워지지 않는다거나, 말의 효과가 낮아진다거나, 관계 형성이 어려워진다고 생각합니다.

공감 대화는 솔직하게 느낌을 표현하는 것이다. 약함이 드러나는 느낌도 솔직히 표현하는 것이다. 약한 느낌을 말하면 의외로 상대의 마음이 쉽게 열린다. /게티이미지뱅크
공감 대화는 솔직하게 느낌을 표현하는 것이다. 약함이 드러나는 느낌도 솔직히 표현하는 것이다. 약한 느낌을 말하면 의외로 상대의 마음이 쉽게 열린다. /게티이미지뱅크

우리가 만나는 여러 상황에서 강해질 때도 있고, 약해질 때도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공감 대화를 하는 것은 느낌을 세밀하게 알아차리고, 그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만약 내 느낌이 부끄럽다, 위축된다, 서글프다 일 때 그대로 말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나의 약함이 드러나는 느낌을 표현하면 상대가 나를 얕잡아 보거나, 존중하지 않거나, 신뢰하지 않을까 봐 걱정되어 어려울 것입니다. 그래서 강한 척, 아닌 척 자신을 포장하기도 합니다.

공감 대화는 솔직하게 느낌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약함이 드러나는 느낌도 솔직히 표현하는 것입니다. 약한 느낌을 말하면 의외로 상대의 마음이 쉽게 열립니다. 만약 상대가 내 약한 느낌을 듣고 마음을 열지 못한 반응을 보이거나 비꼬거나 부정의 반응을 할 때는 이에 대한 나의 느낌을 다시 이야기하면 됩니다.

중학생이 선생님을 계속 만만하게 여기며 대하는 중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선생님, 수업하지 말고 재밌는 이야기나 해주세요.”

“수업 말고 재밌는 이야기가 듣고 싶어요?”

“네, 수업은 맨날 하잖아요, 선생님 애인 이야기나 해주세요.” 학생은 목을 약간 들면서 말했습니다.

“선생님은 네 말을 듣는 것이 많이 힘드네요” 하고 잠시 시간을 두고,

“선생님은 너희들과 같이 성장하고 싶은 마음으로 교사가 되었어요. 같이 성장하는 방법이 공부만은 아니지요. 서로 이해하고, 마음을 나누는 것이 성장에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방금 선생님은 네 말을 들으면서 위축되고, 불편해졌어요... 선생님은 존중하며 학생들을 대하고 있어요. 선생님도 학생들에게 존중받고 싶어요. 선생님께 말할 때 지금보다 공손하게 말해주었으면 하는데, 어떻게 생각해요?”라고 ‘약함 드러내기’를 하면 학생은 어떻게 답했을까요?

혹은, 잠시 시간을 둔 후에,

“선생님은 존중받고 싶은데 그렇지 않다고 생각되어 마음이 너무 불편해요. 오늘 수업 후에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 어때요?”라고 한 후, 둘이 이야기를 나눌 때 위와 같이 ‘약함 드러내기’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태도와 말투로 말하는 학생에게는 공감, 관심, 배려, 인정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자신의 불편함, 어려움, 약함, 힘듦 등을 감추기 위하여 반대의 방법으로 행동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주위의 어른들에게서 자연스럽게 배웠을 수도 있습니다. 여러 이유로 상대를 존중하지 않으면서 말을 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선생님이 학생에게 약함을 드러내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학생은 마음을 열고, 스스로 변화를 찾아갈 수 있게 될 것을 기대합니다. 왜냐하면 약함 드러내기는 상대의 마음을 열게 하는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한 번의 상황에서 해결까지 가는 것은 드물다. 지속적인 소통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소통의 노력 중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공감 대화를 하는 것이다. /게티이미지뱅크

학생이 마음을 열게 된다면,

“선생님, 죄송해요.”

“죄송한 마음이에요?”

“네...”

“선생님이 흔쾌히 사과를 받아주길 바라죠?”

“네, 받아주실 거죠?”

“받아줄 거냐고요?”

“네!”

“너의 진심이 보여요. 사과를 받을게요! 바로 사과해 주어 고마워요!”

“감사합니다.”

“다음 시간에는 오늘과 다른 말투로 재밌는 이야기 해달라고 말할래요? 재밌는 이야기 준비해 올게요!”

“알겠습니다! 헤헤.”

만약 학생이 이렇게 말한다면 다시 약함을 드러내며 공감 대화를 하면 될 것입니다.

“선생님, 존중하면서 말했어요.”

“그래요? 존중하면서 말한 거예요?”

“네, 제 말투가 원래 이래요, 저는 존중한 거예요!”

“말투가 원래 그렇군요?”

“네.”

“선생님은 그 말을 들으니 기운 빠져요. 선생님 말씀을 잘 듣고 그 말투를 바꾸려고 노력하길 바라는데, 어떻게 생각해요?”

“생각해 볼게요.”

“깊이 생각해 볼 거지요?”

“네.”

“생각해 보고 어떤 결정을 했는지 말해줄래요?”

“네, 다음에 말씀드릴게요!”

한 번의 상황에서 해결까지 가는 것은 드뭅니다. 지속적인 소통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소통의 노력 중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공감 대화를 하는 것입니다. 말하기 전에 평소의 말을 멈추고 잠깐 생각하십시오. 나의 다음 말이 무엇일 때 소통이 이루어질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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