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희의 마음을 여는 말하기 비법]
'너'로 시작하는 말은 부정·추궁·비판
'나'를 주어로 바꾸면 긍정·공감·이해
습관 바꾸려면 100일 지속 연습해야

고등학생 자녀가 평소와 달리 얼굴 마주치기를 꺼리고 대답도 하는 둥 마는 둥 해서 의아한 느낌일 때 보호자는 어떻게 대화를 시작해야 할까?
일반적으로,
”너, 왜 그래?” 혹은 “너, 무슨 일 있니?“라고 물을 수 있을 것이다.
‘너’로 시작하는 문장은 ‘나’로 시작하는 문장보다 마음을 열기 어렵다. 때로 추궁하는 것으로 보이거나 부정적인 마음이 비치기도 한다.
이때 나로 말을 시작하면서 느낌을 말하면,
”나는 너를 보면 걱정되네.“
내 느낌에 이어 바라는 것을 말하면,
”나는 요즘 네가 걱정돼. 도와주고 싶어.“
그리고 부탁을 끝에 붙이면,
”나는 네가 힘들어 보여서 걱정돼. 도와주고 싶은데, 뭐가 힘든지 말해 줄 수 있어?“이다. 이렇게 말하면 마음을 열고 대화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말은 나를 중심으로 한 공감 대화의 방법이고, 나-상황 느낌 바람 부탁으로 말한 것이다.
나 전달법으로 말을 시작하면서 상황, 느낌, 바람, 부탁을 정리해서 말하려면 지속적인 연습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의 일반적인 말이 비난, 비판, 평가, 판단의 말이고 ‘너’로 시작하는 말이다. 듣는 사람이 불편한 말이다. 우리 사회에서 배워 자연스럽게 나오는 이런 불통의 말을 멈추고, 나-상황 느낌 바람 부탁의 말을 하는 것을 연습해야 한다.
나를 중심으로 한 공감 대화를 연습, 또 연습하여 익숙해지면 그다음 너의 상황, 느낌, 바람, 부탁을 말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나오던 불통의 말은 서서히 사라질 것이다. 연습은 지속해 100일 해야 한다. 100일 연습의 힘이 긍정적 삶으로 변화시키는 토대가 될 것이다.
위의 사례에서 자녀에게 너의 느낌을 짐작하여 묻는 대화로 시작하면,
”요즘 힘드니?“
너의 느낌과 바람을 묻는다면,
”요즘 힘들어? 혹시 도움이 필요하니?“이다.
자녀의 대답을 예상하여 보면,
”네, 힘들어요···.“
”힘들구나?“
”네, 요즘 자꾸 화가 나요···.“
”자꾸 화가 나는구나?“
”네, 집에서도 화가 나고 학교에서도 화가 나요···.“
”그렇구나? 그 화를 참기 힘들어?“
”네··· 안 참아져요···.“
”안 참아져서 힘들구나? 내가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
“모르겠어요.”
“모르겠지? 나도 모르겠다···. 이런 상황이 처음이야, 음, 우리 오늘은 나가서 맛있는 것이나 먹을까?”
“네···.”

자녀는 이 대화 이후에 마음과 행동이 달라질 것이다. 무엇이 그렇게 만들까? 공감이다. 해결 방법을 주려고 하는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 공감해주어야 한다. 상대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 상대의 느낌을 인정해주는 것이 공감이다. 해결 방법 없이 공감하는 것만으로도 변화가 생긴다. 그 놀라운 경험을 해보길!
보호자는 자랄 때 어떤 말을 듣고 자랐을까? 존중하는 말, 인정하는 말, 이해하는 말, 수용하는 말을 듣고 자랐을까? 그렇다면 그 보호자는 지금의 자녀에게 똑같은 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보호자가 불통의 말을 듣고 자랐다면 자녀에게도 불통의 말을 하고 있을 것이다. 대화는 연속해서 이어질 확률이 높다. 그래서 삶도 연속해서 이어질 확률이 높은 것이다.
나의 말이 불통의 말이고 가정에서의 말이 불통의 말이라고 알아챘다면 어떻게 하면 될까? 나의 말을 바꾸어야겠다고 생각한다면 이제부터 공감 대화를 100일 연습하면 된다. 공감 대화를 연습하기로 한 결심을 응원하고 지지하며 변화의 확신을 보낸다!
봄, 노란 개나리. 개나리꽃을 본다. 개나리꽃은 암꽃과 수꽃이 있는데 암꽃만 피는 나무도 있고 수꽃만 피는 나무도 있고 암꽃과 수꽃이 같이 피는 나무도 있다. 개나리꽃을 세밀하게 보며 암꽃과 수꽃을 구별해보고 나의 말도 세밀하게 들여다보는 봄이길!
관련기사
- [고현희 더봄] 닫힌 마음을 여는 '너의 느낌 질문' '너의 바람 질문'의 마법
- [고현희 더봄] 부정적인 단어와 표현 멈추고 긍정으로 바꾸기
- [고현희 더봄] 나의 느낌과 연결된 나의 바람
- [고현희 더봄] 나의 느낌 알아채기
- [고현희 더봄] 상대의 느낌을 짐작해서 물어보면
- [고현희 더봄] 내 말이 잔소리라고?
- [고현희 더봄] 공감대화라는 말하기 비법
- [고현희 더봄] 공감 대화, 내 약함 드러나는 느낌도 솔직히 표현해야
- [고현희 더봄] 소통을 가져오는 대화법···주어를 '너' 아닌 '나'로
- [고현희 더봄] 공감대화, 너와 내가 다름을 인정해야
- [고현희 더봄] 대화의 시작을 '너'에서 '나'로 바꿔보라
- [고현희 더봄] 마음을 여는 앵무새 질문
- [고현희 더봄] 강한 느낌에 휩싸였을 때 생각해야 하는 3가지 질문
- [고현희 더봄] 불통을 소통으로 바꾸는 대화법 따로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