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영의 평생부자되기]
은퇴 후 자산 구성은 부동산 60% 금융자산 40%로
집만 있다면 집을 유동화해서 현금이 흐르게 해야

나는 평생 어렵고 빠듯하게 사는데 남들은 다 잘 살고 있는 것 같다. 한심하다고 너무 자책하지 말자. 남들도 별게 없다. 한국의 가구당 평균 순자산은 5억원이 채 안 된다. 자그마한 집 한 채로 다들 버티고 산다. 부동산 불패신화에, 집은 한 채 있어야 한다는 정서 탓이다. 가계부채 비율이 세계 1위인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취직을 하고 결혼을 하면 그때부터 너나없이 집 장만에 청춘을 다 보낸다. 그러다가 슬슬 은퇴가 눈앞에 다가오면 초조해진다. 작은 집 한 채로 은퇴 후를 버틸 수 있을까, 걱정이 된다. 어렵다.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한국 가구당 평균자산은 5억원이 채 못 된다. 그것도 집 한 채가 재산의 전부다. /게티이미지뱅크
한국 가구당 평균자산은 5억원이 채 못 된다. 그것도 집 한 채가 재산의 전부다. /게티이미지뱅크

2022년 말 기준, 가구당 평균 순자산은 4억5600만원이다. 총자산 5억4800만원에서 부채 9200만원을 차감한 것이다. 만약 순자산이 10억을 넘는다면 상위 11%에 속한다. 이것이 우리들의 민낯이다. 그것도 자산의 약 80%가 집이다.  예금·주식 등 기타자산은 20% 정도에 그친다. 

지나친 집 편중 현상이다. 현직에 있을 때는 이게 문제가 안 된다. 은퇴를 하게 되면 이대로 괜찮을까. 2022년 통계청 가계 금융 복지 조사 결과, 은퇴 후 생활비 걱정을 안 한다는 사람이 10% 정도다. 나머지 90%는 빠듯하거나 부족하다는 뜻이다. 

월급에서 상당액을 떼서 의무 적립한 공무원·교직 등 공적연금 수혜자가 지난해 기준 약 83만명이다. 60세 이상 인구는 약 1600만명이다. 공적연금 수령자와 일부 여유계층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사람이 생활비 부족에 노출되어 있는 셈이다.

은퇴 후 생활비를 300만원 정도로 잡아보자. 그런데 총자산이 집 한 채에 약간의 국민연금만으로는 대책이 안 된다. 은퇴 후에 자산 규모를 늘리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란 말인가. 자산 구성을 바꾸어 답을 찾아야 한다. 

은퇴 후에는 어떻게 하든 캐시 플로를 만들어야 한다. 즉, 집을 줄여서 금융자산 비중을 최소 30~40%가 되도록 리밸런싱 하는 것이다. 

금융자산 비중을 늘려야 하는데 그 방법이 관건이다. 대표적인 금융자산은 연금, 채권, 주식, 리츠가 있다. 하나하나 검토해 보자. 연금 중에 주가에 연동되는 변액연금이나 일반 주식 투자는 피해야 한다. 지금까지 한국 주식시장의 초라한 실적이 말해준다. 앞으로도 불확실하고 손실 가능성이 커서 내 노후를 맡기기에는 위험하다. 

지금까지 퇴직연금 수익률은 연 1~2%에 그치고 지난해 주식형은 무려 26% 원금 손실이 났다. 리츠의 장기적 수익도 부동산가격 등락으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채권 투자는 금리 변동을 고려해야 하고, 국채 투자는 안전하나 수익률이 낮다. 거액 자산가가 아닌 소액 투자자의 자산 운용 방식으로 채권은 적합하지 못하다.

이들을 제외하고 나면, 은행 개인연금과 배당으로 캐시플로를 만들 수 있는 우량 배당주 투자가 남는다. 연금이 아닌 목돈 적립은 한방에 날리는 경우가 많다. 피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으로  이런 자산을 늘려갈까. 

먼저 은퇴가 상당기간 남은 사람부터 살펴보자. 우선 은행 연금 70%, 우량 배당주 투자 30% 정도로 나누자. 그리고 매월 월급을 떼서 이 비율로 투자해 보자. 은행 연금은 장기적으로 가장 안전하다. 배당주 비중을 낮춰 잡은 것은 저가 매수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원금 손실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별 대책 없이 은퇴했거나 은퇴를 코앞에 두었다면? 쪼끔 있는 돈 헐어서 쓰면 3~4년이면 끝이다. 따라서 어떻게든 원금을 보전하면서 지속적인 캐시 플로를 만들어야 한다. 재취업이 안 된다면, 방법은 하나다. 집을 유동화하는 것이다. 집을 줄여 변두리 작은 집으로 이사하자. 편리한 도심에 살 이유가 없다. 이것은 은퇴 후를 망치는 짓이다. 과감히 변두리로 이사하면 주거 비용도 절약되고, 여윳돈도 생긴다.

이렇게 해서 2억~3억만 추가로 만들어 우량한 배당주를 사보자. 5~6% 시가배당을 받으면, 매년 1000만원에서 1800만원 연봉이 생긴다. 원금을 그대로 지키면서, 향후 20년, 30년간 저런 연봉을 받는다면 대단한 일 아닌가.

자산 리밸런싱으로 은퇴후 꾸준한 현금 흐름은 구세주다. /픽사베이
자산 리밸런싱으로 은퇴후 꾸준한 현금 흐름은 구세주다. /픽사베이

국민연금 외에 이런 배당 투자로 추가로 한 달에 100만원 내지 150만원의 현금이 생기면 숨통이 좀 트이게 된다. 5~6% 시가배당주는 KT 등 통신주나 KB 등 우량 금융주가 있다. 그런데, 반드시 저가 매수해야 한다는 전제가 따른다. 주가 하락으로 원금을 까먹는다면 안 될 일이다. 그래서 주가 변동이 거의 없는 맥쿼리인프라를 최고의 배당주로 꼽는 이유이다. 

이와 같이 적은 자산일지라도 자산 리밸런싱이라는 절묘한 방법이 있다. 은퇴 후 배당 소득은 구세주이다. 집만 껴안고 끙끙대면서 남은 인생을 힘들게 살 것인가. 원금도 살리면서 꾸준한 현금 흐름, 이와 같이 가능하다. 늦어도 초가을부터는 겨울나기를 잘 준비하면 겨울 추위도 잘 넘길 수 있다.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길이 생기고, 은퇴 후가 따뜻하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여성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