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영의 평생부자되기]
어려운 소년에게서 받은 가짜 다이아 팔찌
따뜻한 마음이 담긴 진짜보다 더 값진 선물
선생님의 믿음과 격려 힘입어 의사로 성장

오래 사귄 여자친구에게 프러포즈하며 선물을 하고 싶다. 무엇이 좋을까 고민이 된다. 명품 백이나 다이아 반지 중에 하나를 고른다면 어떤 게 나을까. 다이아가 로망이기는 할 것 같다. 그런데 의외로 실용적인 명품 백을 받고 싶다는 여성이 더 많았다. 어느 웨딩업체의 설문조사 결과이다. 다이아는 늘 끼고 다니기에는 좀 부담스러워서이다.

이런 선물도 좋지만, 형편이 어려운 남녀가 소박한 반지를 교환하면서 미래를 약속한다면 초라할까. 아니, 만약 가짜 다이아 반지를 선물로 받았다면. '나를 어떻게 보느냐?'며 펄쩍 뛰며 홱 돌아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버릴까. 그런데, 실제로 이런 일이 있었다.

 

싸구려 포장지로 묶은 가짜 다이아, 그러나 진짜보다 더 값비싼 아이의 선물이었다. /픽사베이

다음은 요새 블로거에서 블로거로 전달되며 사람들 마음을 울린 이야기다. 

어느 초등학교 여교사가 5학년 담임을 맡게 되었다. 아이들을 처음 만나는 날, 모두가 이쁘고 귀여웠지만 어쩐지 좀 신경이 쓰이는 아이가 한 명 있었다. 맨 앞줄에 구부정하게 앉아 있는 작은 남자아이였다. 다른 애들과 잘 어울리지도 않았고 옷도 단정치 못했다. 잘 씻지도 않았는지 냄새도 가끔 났다.

모두를 사랑한다고 말했지만 그 아이만 보면 괜히 기분이 좋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아이의 지나간 생활기록부를 보게 되었다. 그 아이 1학년 담임은 ‘잘 웃고 밝은 아이임. 예절 바르고, 함께 있으면 즐거운 아이임’, 2학년 담임은 ‘반 친구들이 좋아하는 아이임. 영리하고 과제도 깔끔하게 잘함. 어머니가 지병으로 형편이 어려움’, 

3학년 담임은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마음고생이 심한 것 같음.' 아버지의 관심이 적은 것 같음.’ 4학년 담임은 ‘말이 없고 학교생활에 관심이 없음. 수업 중에 멍하니 바깥을 자주 쳐다봄’이라고 했다.

여기까지 읽은 선생은 비로소 문제를 깨달았고 마음이 아팠다. 마침 크리스마스가 다가오자 아이들이 예쁜 리본으로 포장한 선물을 가져왔는데 그 아이는 식료품 봉투의 두껍고 누런 종이로 어설프게 포장된 선물을 내밀었다. 선생은 애써 다른 선물은 제쳐두고 그 아이의 선물부터 뜯었다.

알이 몇 개 빠진 ‘가짜 다이아몬드 팔찌’와 바닥에 물이 얼마 남아있지 않은 ‘향수병’이 나오자 몇몇 아이가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나 그녀가 팔찌를 차고 정말 예쁘다고 칭찬하고 손목에 향수를 뿌리자 아이들 웃음이 그쳤다. 

그 아이는 방과 후에 남아서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 오늘 꼭 우리 엄마에게서 나던 향기가 났어요.” 이후 선생은 그 아이에게 진심으로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 격려하면 할수록 그 아이의 눈빛이 살아나고 더 잘 따랐다. 그해 말, 그 아이는 반에서 가장 공부 잘하는 아이가 되었다. 1년 후 그가 교무실에 넣어둔 쪽지에는 ‘그녀가 최고의 선생님이었다’고 쓰여있었다.

6년이 흘러서는 고등학교를 전교 2등으로 졸업했다는 것, 대학을 졸업하고 더 공부하기로 했다는 둥 편지를 계속 보내왔다.

또 몇 년이 지나서는 '좋은 여자를 만나 결혼을 하게 되었다'고 알려왔다. 아버지는 몇 년 전에 돌아가셨고 '선생님이 어머니 석에 앉아 줄 수 있는지'를 물었다. 말미에 ‘Dr. OOO 박사’라고 적혀있었다. 그녀는 기꺼이 그러겠노라고 했다.

 

기댈 곳 없어 방황하는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다면 그보다 더 귀한 선물은 없다. /픽사베이

결혼식이 끝난 후, 이제 어엿한 의사가 된 그는 눈물을 흘리며 선생님을 끌어안고 “선생님, 절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중요한 사람이고, 제가 훌륭한 일을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속삭였다.

그저 화려하고 값비싼 다이아라야만 할까. 따뜻한 마음과 사랑이 담겨있는 저런 '가짜 다이아’는 어떤가. 우리 주변에는 피치 못할 사정으로 고난과 시련을 겪으면서 어릴 때부터 삶이 송두리째 뽑혀 흔들리며 살아가는 아이들이 많다. 

소년 소녀 가장, 결손가정, 부모의 실직으로 생계와 주거를 위협받고 살아가는 아이들. 그들에게는 손을 내밀어 보듬어 안고 아픔을 같이 나누며 용기를 주는 따뜻함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너무 어린 나이에 영문도 모른 채 가난이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 허덕이는 아이들. 그들에게 꿈과 희망을 불어넣어 줄 수 있다면, 그리하여 다시 일어나 환하게 웃을 수 있다면 이보다 더 귀한 선물이 세상 어디에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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