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의 텐션업 갱년기]
주저하고 포기하지 말고 즐거움을 위해 도전!
새로운 일을 시작한 나의 다짐이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하 중꺾마)’, 프로게이머 김혁수 선수의 영상 인터뷰에 기자가 달아놓은 이 제목이 작년 연말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위안을 주었다. ‘어떤 상황에 처하더라도 어떤 벽을 만나더라도 목표로 삼았던 그 지점을 향한 마음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이 멋진 문구는 온라인에서 밈(meme)으로 뜨기 시작하더니 월드컵 국가대표팀의 16강 진출이 확정되었을 때 선수들이 들고 나온 태극기 위에 적혀 다시 한번 주목을 받았다.
미국의 한 통계 사이트가 한국의 축구대표팀의 월드컵16강 진출 가능성을 9%로 예측할 만큼 대부분의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경기를 ‘중꺾마’의 마음으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승리를 이뤄낸 선수들의 모습에 우리 모두는 감동받았다. 어떤 태도로 과정을 채워가느냐가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만든 순간이었다.
나 역시 그 마음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오래 전부터 관심을 가졌던 국제 문화 교류 관련 사업을 하는 공공기관에 개방형 자리가 오픈됐다는 걸 알게 되었고, 결과와 상관없이 지원을 해보기로 했다. 물론 전형을 잘 치뤄내 그 일을 하게 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쉽지 않은 기회가 열린 만큼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싶었다.
적지 않은 나이라는 점도 핸디캡이 될 수 있고, 영어 구사 능력이 탁월하지 않다는 점도 걸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지금까지의 업무 경험과 그 일을 하고 싶다는 의지만큼은 탄탄하니 충분히 자격이 된다고 자신감을 불어넣으면서 말이다. 한 달 여의 시간 동안 서류심사와 면접 등의 전형을 거쳤고, 마침내 합격했다는 메일을 받았다. 그리고 이 달부터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됐다.
전형을 준비하며 내가 생각하는 것들이 기관이 지향하는 방향에 맞는지, 그 역할에 과연 내가 적합한 사람인지, 그 일이 내가 정말 생각했던 업무가 맞을지, 새로운 조직에 적응해 잘 해 나갈 수 있을지 등 문득 고민이 들기도 했지만 그럴 때마다 ‘오래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분야의 일이니 다가올 상황을 미리부터 걱정하지 말고 목표에만 집중해 준비해 보자’는 마음을 가졌던 것 같다. 나 나름대로의 ‘중꺾마’였다.
“나이를 먹을수록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는 게 별로 재미가 없다고 말한다. 웬만한 일은 다 겪어 봤기에 호기심이 안 생긴다는 것이다. 먹고 싶은 것도 별로 없고, 하고 싶은 것도 별로 없다면서, 뭐 신나는 일 없냐고 묻는다. (중략) 무엇이든 재미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실은 자신감이 없는 경우가 많다. 해 봤자 두각을 나타내지 못할 거라는 걱정, 잘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무엇이든 시도해 보기를 주저하게 만든다. 그 결과 그들은 어떤 일에도 쉽사리 호기심을 갖지 못한다.
하지만 그렇게 걱정하는 동안 우리는 그날 누릴 수 있는 진짜 재미를 놓쳐 버리고 만다. 우리가 하는 걱정의 40퍼센트는 결코 일어나지 않을 일이고, 30퍼센트는 이미 일어난 일들에 관한 것이며, 22퍼센트는 아주 사소한 걱정들이고, 4퍼센트는 우리가 전혀 손쓸 수 없는 일들에 관한 것이라고 한다. 나머지 4퍼센트만이 우리가 정말로 걱정해야 하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쓸데없는 96퍼센트의 걱정과 불평불만에 시간과 에너지를 쏟느라 정작 오늘을 즐겁게 보내지 못하고 만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인 정신분석 전문의 김혜남의『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메이븐)에 실린 내용이다. 40대에 파킨스 병을 진단받은 이후 60대가 된 지금까지의 삶의 통찰을 전해주고 있는 작가의 글은 언제나 나를 돌아보게 한다.
이 책은 2015년 발행한『오늘 내가 사는 게 재미있는 이유』의 10만부 판매 기념으로 다시 펴낸 에디션인데, 달라진 제목이 책 속 이야기에 더 집중하게 만든다. 작가가 말한 것처럼 “삶은 그냥 살아야 하고 경험해야 하고 누려야 하는 것이다.” 그러니 더더욱 ‘중꺾마’로 내 앞에 놓여진 시간을 채워야 한다. 새롭게 일을 시작한 나를, 호기심과 도전을 포기하지 않은 나를 스스로 응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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