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새로 구입한 전기밥솥의 주걱을 보곤 잠시 의아해했다. 10인분을 지을 수 있는 큼지막한 밥솥에 달린 주걱이 네 살 아이 손바닥만큼 작았기 때문이다. 기존 전기밥솥 주걱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크기여서, 서너 주걱을 떠야 밥공기가 채워졌다. 가마솥에 밥을 짓던 시절의 주걱은 어른 남자 손바닥보다 훨씬 더 컸음을 감안하면 밥주걱은 꾸준히 작아져 온 셈이다.밥주걱 크기가 작아진 이유는 밥을 적게 먹기 때문이다. 쌀 소비 감소가 이를 말해준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양곡 소비량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 한 사람의 연간 쌀 소비량은
불과 20여 년 전만 해도 암 진단은 곧 사형선고로 받아들였다. 의사들은 환자 본인에게 암 진단 사실을 알리지 않고 가족에게 조용히 귀띔하곤 했다. 그러나 요즘은 다르다. 조기 진단과 표적치료, 면역치료 등 치료 기술의 발전으로 암은 불치병에서 치료 가능한 질환이 되었다. 이제 의사들은 환자에게 솔직하게 진단을 알리고, 함께 치료 계획을 세워가자고 말한다. 실제로 암 진단을 받아도 10명 중 7~8명은 5년 이상 생존한다. 정확하진 않지만 암 치료 후 5년을 생존하면 완치됐다고 보는 게 통념이다. 사망 원인 지도가 바뀌고 있다암이
건강식품은 대표적인 명절 선물이다. 최근 한 데이터컨설팅 기업의 추석 선물 선호도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20.5%는 건강기능식품을 추석 선물 아이템으로 선택했다. 가공식품 세트(8.8%)와 전통식품 세트(7.6%)를 선택한 응답자도 꽤 된다. 이들 식품 선물 세트 상당수도 건강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건강식품은 가장 인기 있는 명절 선물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다. 건강식품 선물은 다른 선물들과 확실히 다른 느낌을 준다.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건강을 챙긴다’는 기분과 함께 보살핌, 배려심까지 곁들여 있어 선물 효과가 배가된다. 그러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은 ‘조절 T세포(Regulatory T cell)’의 존재를 밝혀낸 일본의 사카구치 시몬과 미국의 메리 브렁코, 프레드 램즈델 세 명의 연구자에게 돌아갔다. 조절 T세포는 면역체계의 균형을 유지하는 핵심 세포로,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자기 자신을 공격하지 못하게 막는다. 쉽게 말해 면역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셈이다.이 세포의 발견은 인류가 왜 자가면역질환으로 무너지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지를 밝힌 결정적 단서였다. 이후 류머티즘 관절염, 1형 당뇨병 같은 자가면역질환 치료는 물론, 암 면역치료제 개발에도 이 이론
국립암센터가 최근 위암과 대장암 검진 기준 개정안을 발표했다. 핵심은 위내시경과 대장내시경의 검진 주기를 새롭게 정리한 것이다. 핵심 내용은 ‘만 40세부터 74세까지 2년에 위내시경을 한 번 시행’이다. 기존에도 국가검진에서는 2년마다 위내시경 검사를 시행했지만 직장인이 많이 이용하는 종합검진에서는 주로 매년 위내시경을 시행했다. 위장조영촬영 검사는 내시경이 불가능한 제한적인 상황에서만 시행할 수 있도록 명시한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국립암센터는 위내시경 기준 개정 발표에 앞서 대장암 검진 기준에도 변화를 주었다. ‘45세부터
100세 시대를 맞이한 지금, ‘얼마나 오래 사느냐’보다 ‘얼마나 건강하게 사느냐’가 더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기대수명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실제로 스스로 걸어 다니고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건강수명은 그만큼 따라오지 못한다. 존엄한 노후를 위해서는 건강수명 연장이 핵심이며 이를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 중 하나가 바로 근육량과 골량이다.근육량의 정점은 30세 전후사람의 근육은 태어나면서부터 꾸준히 발달하다가 30세 전후에 최대치를 기록한다. 의학적으로 이를 ‘최대 근육량(Peak Muscle Mass)’이라고 부른다. 이후
“하루에 물을 2L 이상 마시면 심장마비가 올 수 있다.” 최근 tvN 에 출연한 이계호 충남대 화학과 명예교수의 발언이 물 섭취량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건강 먹거리 전문가로 알려진 이 교수는 “마라톤 선수가 물을 많이 마시다 심장마비로 쓰러지는 이유는 저나트륨혈증 때문이다”며 “물이 갑자기 몸에 많이 들어오면 몸속 전기 발생량이 줄어 심장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방송 직후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건강을 위해 하루 2L씩 물을 꾸준히 마셨는데 줄여야 하느냐”는 등의 갑론을박이 이어졌고 일부 의사
연일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열기가 더해지는 분야가 있다.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이다. 8월 중순 새로운 비만치료제 마운자로(Mounjaro)가 국내 판매를 시작한다. 작년 10월 출시된 위고비(Wegovy)에 이어 더욱 강력한 효과의 마운자로까지 가세하면서 시장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실제 위고비는 올 상반기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의 73.1%를 점유했다. 마운자로는 미국에서 젭바운드(Zepbound)라는 이름의 비만치료제로 승인받았는데 젭바운드의 미국 내 점유율은 위고비를 약 7% 앞서고 있다.WHO의 경고 “비만은 질병이
전국에서 맨발 걷기 열풍이 뜨겁다. 지자체들은 ‘맨발길’을 조성하고 관련 프로그램과 동호회도 부쩍 늘고 있다. 도심 공원은 물론이고 산속 흙길에서도 신발을 벗고 걷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경기도는 내년까지 맨발길 1000개를 조성하겠다고 선언했고 지난 5월 현재 전국 157개 지방자치단체는 ‘맨발 걷기 활성화 조례’를 제정해 맨발 걷기 열풍에 가세하고 있다. 이렇듯 맨발 걷기는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하나의 건강법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맨발 걷기의 효과에 대한 기대는 힐링에서 건강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 맨발로 걸으면 평소 사
후진국형 암 감소, 선진국형 암 증가 뚜렷한때 ‘부자병(富者病)’이라는 말이 유행했다.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들이 많이 먹고 적게 움직여 생기는 질환을 가리키는 말로 비만,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통풍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다. 현대인의 식단과 생활 양식이 전반적으로 풍요로워지면서 부자병은 더 이상 일부 계층만의 질환이 아닌 전 국민의 문제로 자리 잡았다.최근엔 부자병이 암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감염과 위생, 백신 접종 부족 등으로 발생했던 과거의 ‘후진국형 암’은 줄어들고 영양 과잉과
‘바이든이 한국의 평범한 회사원이었다면?’지난 4월 18일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이 4기 전립선암 진단을 받았다는 뉴스를 접하곤 문득 이런 가정을 해봤다. 한국의 회사원처럼 정기적으로 전립선암 검사를 받았다면 암을 조기에 포착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전립선암은 PSA(전립선특이항원)라는 제법 믿을만한 종양표지자가 있어 조기 진단이 비교적 수월한 암에 속한다. 우리나라의 직장인 건강검진에는 대개 혈액 검사 항목에 PSA 검사가 포함되어 있다. 국민건강검진에는 의무 항목은 아니지만 비용 1~3만원을 내면 검사를 진행할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