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공필의 The 건강]
위암·대장암 검진 기준 개정안 발표
위장·대장 내시경 검진 주기 정리
국가 검진 기준 평균 효율적인 지점
개인의 건강 상태 따라 다른 검진 주기

국립암센터가 최근 위암과 대장암 검진 기준 개정안을 발표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국립암센터가 최근 위암과 대장암 검진 기준 개정안을 발표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국립암센터가 최근 위암과 대장암 검진 기준 개정안을 발표했다. 핵심은 위내시경과 대장내시경의 검진 주기를 새롭게 정리한 것이다. 핵심 내용은 ‘만 40세부터 74세까지 2년에 위내시경을 한 번 시행’이다. 기존에도 국가검진에서는 2년마다 위내시경 검사를 시행했지만 직장인이 많이 이용하는 종합검진에서는 주로 매년 위내시경을 시행했다. 위장조영촬영 검사는 내시경이 불가능한 제한적인 상황에서만 시행할 수 있도록 명시한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국립암센터는 위내시경 기준 개정 발표에 앞서 대장암 검진 기준에도 변화를 주었다. ‘45세부터 74세까지 10년마다 한 번 대장내시경 시행’이 핵심이다. 기존에는 50세 이상을 대상으로 분변잠혈검사를 매년 실시하고, 양성이 나오면 대장내시경으로 이어가는 구조였지만 내시경 검진과 분변잠혈검사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현재 종합검진에서는 대개 5년마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다.

권고 주기는 ‘평균 위험군’ 기준

이번 국립암센터 내시경 가이드라인 변경에는 국내 임상 연구 결과와 국제적인 기준이 반영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다수의 국민은 위내시경 검사는 매년, 대장내시경 검사는 5년마다 받는다고 알고 있어 다소의 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내시경 검사의 중요성이 평가절하될 우려도 있다. 그렇다면 누구나 바뀐 가이드라인에 따르는 것이 바람직할까. 

전문가들은 “모든 사람이 2년에 한 번 위내시경을, 10년에 한 번 대장내시경을 받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라고 강조한다. 국가의 검진 기준은 사회 경제적 요소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 평균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지점을 선택한다. 그러나 신체와 건강 상태는 개인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별도의 전략이 필요한 사람도 있다. 위축성위염, 장상피화생,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이력, 가족력, 과거 용종 절제 이력 등이 있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런 경우에는 권고안보다 훨씬 더 짧은 간격으로 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내시경 검사가 바꾼 생존율

내시경 검사는 우리나라 위암과 대장암 생존율을 크게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1995년만 해도 위암의 5년 생존율은 43.9%, 대장암은 56.2%에 불과했지만 2022년에는 위암 78.4%, 대장암 74.6%로 크게 개선됐다. 내시경 검사 덕분에 우리나라 위암의 83.9%는 1기에 발견되고 대장암도 77.7%가 1기에 발견된다. 초기에 암이 발견되면 생명을 건질 가능성이 압도적으로 높아진다. 대장암 1기의 5년 생존율은 94%, 위암 1기는 97.4%에 이른다. 반면 4기에서는 대장암 20.6%와 위암 7.5%만이 5년 이상 생존한다.

따라서 국가 검진 기준과 상관없이 위암 고위험군은 매년 위내시경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위축성위염과 장상피화생 같은 전암 병변이 있으면 위암 위험이 3배 이상 높아지기 때문이다. 위축성위염은 위 점막이 오랜 염증 때문에 점점 얇아진 상태를 말하고 장상피화생은 위 점막의 세포가 장 세포 형태로 변형된 상태를 말한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이 있었던 경우에는 제균 치료를 받았더라도 위암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가족력 역시 중요한 요소다. 직계 가족 중 위암 환자가 둘 이상이면 위험은 더욱 크다. 조직검사에서 이형성이 나오면 6개월이나 1년 주기의 추적 내시경을 받고 경우에 따라 절제술도 필요하다. 소화불량, 체중 감소, 상복부 통증, 원인 모를 빈혈 같은 증상이 반복될 때에도 연령이나 주기와 상관없이 매년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대장암 고위험군은 1~3년마다 검사해야 

대장내시경도 마찬가지다. 국제 가이드라인에서는 50세부터 10년마다 한 번 검사를 권장한다. 이번 국립암센터 개정안도 국제 기준에 맞췄다. 그러나 대장 전문의들은 “5년에 한 번 정도는 검사를 받아야 안전하다”고 말한다. 고위험군은 이보다 더 자주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크기가 1cm 이상인 선종이나 다발성 선종을 절제한 경우 또는 융모형선종이나 톱니형선종이 발견된 경우는 2~3년 후에 재검을 권한다. 직계 가족 중 대장암 환자가 있는 경우는 40세부터 5년마다 검사를 받는 것이 좋고, 염증성 장질환이 있으면 1~2년마다 검사가 필요하다.

여성경제신문 김공필 의학저널리스트 kpkim62@gmail.com

※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공필 의학저널리스트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고, 조선일보 출판국 기자, 월간 <여성조선> 편집장, 조선일보 행복플러스 섹션 편집장, 월간 <헬스조선> 편집장, ㈜헬스조선 취재본부장을 지냈다. 현재 의학저널리스트로 활동 중이며 <주간조선> 등 다양한 매체에 의학 기사와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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