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외 NDF 1개월물 2.7원 하락
연준 금리 인하 기대 반사 효과
원화 독자적 강세 요인은 부재
트럼프, 한국과 사실상 전면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0% 관세 부과 방침을 공식화하면서 국내 의약품 제조산업이 집중 타격 받는 모양새가 됐다. /게티이미지뱅크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0% 관세 부과 방침을 공식화하면서 국내 의약품 제조산업이 집중 타격 받는 모양새가 됐다.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뉴욕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이 소폭 하락했지만 원화 강세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원화가 독자적인 힘으로 오른 것이 아니라 미국 물가 지표 발표 후 달러가 약세를 보이자 그 흐름을 그대로 따라간 ‘반사 효과’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27일 연합인포맥스 보도에 따르면 NDF는 전일 서울 종가(1412.40원) 대비 2.70원 내린 1407.70원에 최종 호가됐다. 그러나 이는 미국 8월 개인소비지출(PCE) 지표가 시장 예상에 부합하면서 달러화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인 결과일 뿐, 원화 고유의 강세 요인은 확인되지 않았다.

서울 종가와 뉴욕 NDF 종가 사이의 4~5원 차이는 기술적 조정의 성격이 강하다. 최근 스와프포인트(-2.0원)를 감안하면 이는 달러 조달 비용과 헤지 거래 구조가 반영된 수치로 해석된다. 다시 말해, 원화 가격이 스스로 내려간 것이 아니라 환율 구조상 발생한 보정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예컨대 서울 외환시장의 현물환 종가가 1412.40원인데, 뉴욕 NDF가 1407.70원에 호가되면 격차는 약 4.7원이다. 겉으로는 원화가 4~5원 강세를 보인 듯 보이지만 최근 스와프포인트 -2.0원을 감안하면 실제 조정 폭은 2.7원이다. 구조적으로 원화가 강해진 것이 아니라 달러 조달 비용과 헤지 거래 방식이 반영된 결과라는 얘기다.

여기서 스와프포인트의 움직임은 국내 원화 유동성이 얼마나 제한적인지와 달러 조달 비용이 높게 형성돼 있음을 드러내는 신호다. 즉 숫자상으로는 몇 원 차이에 불과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원화가 독립적 가치를 지닌 통화가 아니라 달러를 조달하기 위한 비용 변수로만 작동한다는 구조적 한계가 숨어 있다는 의미다.

또한 최근 나타난 하락 흐름은 달러 전반의 약세 국면 속에서 발생한 ‘착시’라는 점이 중요하다. 미국 8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시장 예상에 부합하자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되살아났고, 이에 달러 인덱스가 약세로 반응했다. 원화가 독립적으로 강세를 보였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었다.

무엇보다 정책 리스크가 원화의 구조적 약세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같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산 의약품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일본과 유럽연합(EU)은 협상 타결국으로 예외 처리됐지만, 한국은 배제됐다.

이 차별적 조치는 한국산 제품이 가격 경쟁력을 즉각 상실하게 만들며,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시장에서는 “단기적 환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정책 리스크 프리미엄이 한국에만 집중돼, 원화 가치가 구조적으로 더 깎여나가는 그림이 뚜렷하다”는 경고가 힘을 얻고 있다.

여성경제신문 이상헌 기자 liberty@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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