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CEO 짐 팔리, 테슬라에 직격탄
카메라-only 자율주행의 결함 지적
파라미터 리듬 정렬 탑승자 생명선
라이다 연합 공세 머스크 고립무원

웨이모의 차량 호출 서비스에 설치된 루프 장착형 유닛에는 자율주행을 위한 다양한 하드웨어 구성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웨이모

“카메라로 자율주행을 한다고? 현실은 라이다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 본다.”

포드 최고경영자(CEO) 짐 팔리가 일론 머스크의 자율주행 철학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팔리는 최근 열린 아스펜 아이디어스 페스티벌에서 “웨이모의 접근법이 테슬라보다 훨씬 더 현실적이다”라며 라이다(LiDAR)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카메라만으로 세상을 본다는 발상은 이미 한계에 부딪혔다”는 지적이다.

8일 빅테크업계에 따르면 구글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 기업 웨이모는 현재 13개의 카메라, 4개의 라이다, 6개의 레이더, 외부 오디오 수신기까지 탑재해 차량 주변을 입체적으로 인식한다. 반면 테슬라는 8개의 카메라만으로 자율주행을 구현하겠다는 계획을 고수해 왔다. 머스크는 2019년 자율주행의 날 행사에서 “라이다는 구식”이라며 비용 절감을 명분으로 배제했다. 하지만 완성차업계에서조차 이런 단순화 전략이 오히려 테슬라 자율주행의 치명적 결함으로 드러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자율주행 인공지능(AI)이 진화하려면 실시간 센서 데이터 피드백이 필수다. 라이다는 레이저를 쏘아 물체의 거리와 형상을 3D로 정밀하게 파악한다. 이는 어두운 환경, 안개, 눈비 등 악조건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을 가능하게 만든다. 반면 카메라는 빛 번짐과 사각지대 물체 겹침 현상에 취약하다. 짐 팔리 CEO는 바로 이러한 한계를 무시한 머스크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다.

테슬라 자율주행의 가장 큰 문제는 입력 데이터의 신뢰성이다. AI의 추론 속도는 입력 데이터가 온전할 때만 의미가 있다. 카메라의 입력값이 끊기거나 왜곡되면 AI는 잘못된 상황 판단을 할 수밖에 없다. 웨이모는 이를 대비해 라이다를 ‘제2의 눈’으로 활용해 결점을 보정하지만 테슬라에는 이런 백업 시스템조차 없다.

카메라에만 의존하는 설계 방식은 입력 데이터의 다양성이 부족해 학습 루프가 안정적으로 수렴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가진다. 실제로 AI가 스스로 상황을 추론하려면 다양한 센서 데이터가 상호보완적으로 결합돼야 한다. 그러나 단일 센서는 환경 변화에 따라 입력값이 왜곡되기 쉽고 이로 인해 AI의 판단 경로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접근을 두고 비용 절감을 우선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안전과 생명이라는 핵심 요소보다 하드웨어 단순화를 앞세운 설계는 AI가 초지능적 추론을 발휘할 수 있다는 기대를 스스로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정교한 센서 융합 없이 단일 카메라만으로 모든 상황을 해석하겠다는 전략은 기술적 철학적 차원 모두에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메이저 AI사들은 이미 멀티센서 멀티모달 멀티에이전트라는 흐름을 강조해 왔다. 오픈AI와 딥마인드 등 선두 기업들은 멀티센서 데이터를 결합해 AI가 주변 환경을 다층적으로 이해하도록 설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강화학습은 모니터상의 시뮬레이션을 넘어 실제 도로 환경의 수많은 변수까지 학습하도록 고도화됐다.

테슬라가 주장하는 “사람의 인지능력보다 빠른 AI 추론 속도”도 사실상 허상이다. 아무리 빠른 추론이라도 잘못된 입력값 위에서는 쓸모가 없다. 인간이 눈을 가린 채 운전대를 잡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평가다. 포드는 이를 증명하듯 라이다 중심의 블루크루즈(BlueCruise) 기술을 선보이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블루크루즈가 탑재된 라이다는 레이저로 주변 사물을 3차원 스캔해 물리적 형상과 거리를 정밀하게 재구성하고 카메라 레이더 등과 융합해 복잡한 주행 환경을 입체적으로 이해한다. 이를 통해 AI는 시야를 가리는 빛 번짐, 안개, 눈비 등에서도 안정적인 의사결정을 수행하며 카메라 단일 센서 체계가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정보의 깊이와 신뢰성을 확보한다.

구글 방식은 비용 부담이 크지만 입력 데이터의 신뢰성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다층적 센서 융합을 통해 AI가 끊임없이 주변 정보를 정합하고 파라미터 최적화를 유지하도록 설계한 것이다. 이 방식은 클라우드 데이터 활용을 극대화해 차량의 이동 경로와 외부 환경 변화를 실시간으로 예측해 연산 리듬을 동적으로 조율하는 구조를 만든다. 이런 AI 내부의 신호처리 흐름을 ‘연산 최적화의 파동’이라 한다.

자율주행 시스템은 센서로부터 들어오는 데이터 스트림이 시간축을 따라 끊임없이 변동하기 때문에 이를 단순히 고정된 연산으로 처리하면 순간적인 정보 왜곡이나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 웨이모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데이터의 시간적 공간적 변화율을 ‘파동(wave)’ 형태로 모델링하고 이 파동의 위상(phase)과 진폭(amplitude)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도록 설계했다. 이는 실제 푸리에 변환(Fourier Transform)과 같은 신호처리 기법을 통해 데이터 주파수 대역을 분석하고 중요 정보가 소실되지 않도록 AI의 처리 경로를 조율하는 방식으로 구현된다.

테슬라 자율운행 자동차 앞에서 로보트 모형과 키스를 나누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테슬라 자율운행 자동차 앞에서 로보트 모형과 키스를 나누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국내에서 현대차는 레벨 4 자율주행 상용화를 목표로 내걸고 있지만 여전히 머스크가 주장하던 카메라 중심 자율주행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포티투닷 인수 이후 현대차가 강조하는 기술 역시 카메라 기반 데이터 처리에 집중되어 있다. 물론 멀티센서 융합 기술도 일부 연구하며 고급 모델군에 라이다 적용 가능성을 검토 중이지만 현재까지는 카메라 중심 설계가 자율주행 기술 전략의 핵심 축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접근법이 향후 글로벌 완전자율주행 경쟁에서 어느 정도의 지속 가능성을 가질지는 지켜볼 대목이다.

결과적으로 머스크의 라이다 무용론은 로보택시를 위한 마케팅 수단 이상의 의미를 가지지 못했다. 자율주행 데이터 분석 한 전문가는 여성경제신문에 “테슬라 방식은 빠른 추론이라는 껍데기만 남았다”라며 “머스크는 초지능적 추론을 꿈꿨지만 정작 AI 내부에서는 출력과 입력의 파동이 맞물리지 않는 구조적 단절만 남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웨이모가 한때 부유층의 장난감이라는 조롱을 받았지만 이제는 머스크가 끝내 해결하지 못한 인간과 파라미터 리듬 정렬을 정교하게 설계해 자율주행의 진화를 이끌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여성경제신문 이상헌 기자 liberty@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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