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코스피 3000선 돌파, 28% 상승
새 정부 출범·정책 기대감이 주가 견인
증권업계, 코스피 목표치 잇달아 상향
하반기 대외변수, 숨고르기 장세 경계

올해 상반기 코스피가 약 30% 급등하며 26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와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가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선 코스피 전망치를 기존 3000 초반에서 상향 조정하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작년 말 2399.49에서 지난달 말 기준 3071.70으로 상반기에만 약 700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주가 상승률은 28.01%다.
올해 상반기 코스피 상승률은 1999년 닷컴버블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지난 1999년 IT 투자 열풍으로 코스피가 6개월 만에 56.99% 급등한 바 있다. 2000년대 들어 상반기 최대 상승률은 지난 2009년 23.62%였다.
이번 랠리는 이재명 정부가 '코스피 5000'을 정책 목표로 내세우면서 증시 부양 기대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부 정책에 힘입어 증권·금융주뿐 아니라 방산, 반도체, 스테이블코인, 원자력, 발전 등 주요 산업군에 대한 투자 심리도 크게 개선됐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에도 주주환원 정책과 금리 인하 기대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코스피 전망치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코스피 지수가 4000포인트까지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새로운 정부의 주주환원 기대감, 대북 친화 정책,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원화 강세 등으로 글로벌 대비 한국 증시 최악의 디스카운트가 해소되는 중"이라며 "주가수익비율(PER)의 12.6배에 해당하는 코스피 4000까지도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올해 주주환원 정책이 증시의 주요 모멘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순이익 성장률이 역성장할 가능성은 있지만, 주주환원 기대감이 지수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삼성SDI, LG전자, 현대차, 셀트리온, 기아, 삼성전기 등 최근 지수 대비 주가 상승폭이 크지 않았던 대형주들의 수급 개선도 예상했다.
KB증권은 12개월 전망치를 지난 11일 3240으로 올린 뒤 2주 만에 3700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지난 4월7일 2328포인트로 저점을 기록한 이후 불과 두 달 반 만에 35% 급등하며 초강세 국면에 진입했다"며 "강세장의 핵심 동력은 정부의 자본시장 개혁 정책에 대한 기대감과 달러 약세(원화 강세)"라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도 코스피가 단기 조정을 거친 뒤 내년 상반기 3600선에 다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이사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지정학적 위험보다는 신흥국보다 낮은 배당 성향에 의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정책 기조가 변질되지 않고 배당 성향 35%와 실질 성장률 1.5% 수준이 유지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짚었다.
대신증권은 예상보다 빠른 밸류에이션 정상화에 힘입어 올해 코스피 목표치를 기존 3150에서 3400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이 10배를 넘어서며 밸류에이션 확장 국면에 진입했다"며 "미국 외 주요국의 재정 확대와 통화정책 완화, 미국 경기 둔화에 따른 달러 약세가 이어질 경우 PER 확장과 PBR 정상화가 전개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대차증권은 코스피 12개월 상단 전망치를 기존 3000포인트에서 3600포인트로 상향 조정했다. 김재승 연구원은 "오는 9월 미국의 상호관세 정책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기조가 명확해지고, 이재명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이 확인되면 코스피가 단계적으로 리레이팅(재평가) 구간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하반기 미국의 관세 부과나 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 등 이벤트 대비와 급등세 이후 숨 고르기 장세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경민 연구원은 "7월 관세 협상을 시작으로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까지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와 경제 지표 간 힘겨루기에 따른 단기 등락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재승 연구원은 "상호관세 유예 종료, FOMC 회의를 비롯해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따른 유동성 긴축 등은 일련의 이벤트로 인해 숨 고르기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이달 국내 증시는 가격 부담과 여러 가지 매크로 이벤트를 앞두고 있다"며 "그간 가격이 많이 상승한 정책수혜 테마주의 기관투자자 매물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2분기 실적 발표 국면에서는 급등한 레거시 디램 가격 상승의 영향을 확인하는 계기"라며 "이후에는 역시 미국의 수요 둔화, 글로벌 증시의 동반 가격 부담, 관세의 영향 본격화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코스피 지수는 애초에 우상향이 쉽지 않은데 증시가 더 가려면 여러 가지 과제를 해결한 후에야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성경제신문 서은정 기자 sej@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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