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대금 증가로 브로커리지 실적 개선
주주환원 정책·ATS 출범 등 복합 호재 
공매도 잔고 급증에 단기 조정 가능성도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대형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대형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최근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거래대금이 급증함에 따라 2분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거래대금 증가는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과 직결돼 대형 증권사들의 성과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미 실적을 발표한 증권사들이 대체로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성과를 기록하면서 대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컨센서스를 크게 상회하는 실적 발표가 전망되고 있다. 

앞서 지난 24일 KB증권과 현대차증권, 25일 하나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이 2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이어 28일에는 iM증권이, 30일에는 키움증권이 실적을 발표했다.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각각 이달 말과 내달 초에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미 실적을 발표한 현대차증권은 2분기 연결 기준 순이익(잠정)이 전년 동기 대비 38.5% 증가한 207억원을 기록했다. 신한투자증권은 2분기 당기순이익 151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5%, 전 분기 대비 40% 각각 증가한 수치다.

KB증권은 2분기 순이익이 16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05% 감소했지만, 자산관리(WM), 투자은행(IB), 세일즈앤트레이딩(S&T)은 고르게 성장했다. 해당 실적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 대한 충당금이 선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키움증권은 2분기 순이익이 3101억33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6%증가했다. iM증권은 2분기 당기순이익이 267억5500만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525억원으로 적자였던 전년 동기 대비 1319억원 늘었다.

이러한 증권업계 실적 호조의 배경에는 증시 활성화에 따른 거래대금 증가가 꼽힌다. 

올해 2분기(3월 31일∼6월 30일) 코스피 지수는 종가 기준 2481.12에서 3071.70으로 23.8% 상승했다. 정부의 증시부양책 추진과 맞물려 코스피는 지난 6월 20일을 기점으로 종가 기준 3000선을 회복한 후 연고점을 다시 쓰고 있다. 거래대금은 같은 기간 8조2364억원에서 13조3338억원으로 61.9% 급증했다.

또 정부의 증시 부양 기조와 함께 정치권에서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주주환원 확대 정책이 논의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밖에도 대체거래소 출범에 따른 거래대금 증가와 퇴직연금시장 확대, STO 법제화 추진, 종합금융투자사 신규 인허가 등도 업황 개선 요인으로 꼽힌다.

증권업계는 이 같은 호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고연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상법 개정을 계기로 국내 증시로 자금 유입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금리 인하와 증시 상승이 맞물리는 구간에서 브로커리지와 트레이딩 부문의 실적 성장이 기대되고, 하반기 발행어음 및 종합금융투자계좌(IMA) 사업 인가를 통해 수신 기반이 확대되며 운용수익 확보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고 연구원은 "정부 출범 이후 가상자산 시장 개화에 대한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커버리지 증권사의 평균 주당순자산비율(PBR)이 연초 0.5배에서 0.9배까지 상승했다"며 "이는 단순한 정책 기대에 그치지 않고,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는 과정 속에서 국내 증시로의 자금 유입과 거래대금 증가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최근 공매도 잔고가 급증하며 단기 조정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 종목별로 선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부분의 KRX 섹터 지수에서 공매도 잔고가 3월 말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한 가운데, 특히 KRX 증권섹터는 같은 기간 공매도 잔고가 7.3배 급증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며 "주주환원과 수익 확대 기대감에 해당 섹터 주가가 급등했으나 공매도 잔고 역시 동반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장영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증권사 주가 상승의 주요 배경은 증시 부양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었다"며 "이에 따라 업종 주가가 단기간에 가파르게 오르며 유니버스(커버리지 종목) 기준 평균 주당순자산비율(PBR)이 연초 0.45배에서 현재 0.85배로 상승했다. 이는 절대적인 밸류에이션 부담은 아니지만 빠르게 오른 속도에 대한 부담도 크다"고 판단했다.

여성경제신문 서은정 기자 sej@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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