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마곡 VL 르웨스트 건설·운영 나서
대우·현대, 실버타운 시공·상품 개발 참여
우미, 실버스테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대형 건설사 진입, 산업 활성화에 도움"

대형 건설사들이 시니어 주거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롯데캐슬',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등 아파트 명가로 불렸던 이들이 이번엔 고령층을 위한 실버타운 조성에 나섰다.
13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민간 건설사들의 시니어 산업 진출이 본격화하고 있다. 운영과 서비스까지 염두에 둔 복합적 시니어 레지던스 모델이 많아지는 추세다. 건설사의 진입은 산업 활성화에 바람직한 방향이며 고령화 사회 흐름과도 맞물린다고 분석된다.
롯데건설은 올해 10월 입주 예정인 마곡지구 실버타운 'VL 르웨스트'를 통해 시니어 주거 시장에 본격 진입한다. VL 르웨스트는 지하 6층~지상 15층, 4개 동, 총 810세대 규모로 조성된다. 롯데호텔이 운영 지원하는 프리미엄 시니어 레지던스 브랜드 'VL(Vitality&Liberty)'을 통해 '호텔식 컨시어지 서비스'와 세대 내 각종 청소가 가능한 '하우스키핑 서비스', 호텔 레스토랑 운영 노하우가 담긴 '호텔 셰프 관리 식단'을 제공한다.
차별화된 의료 서비스도 갖췄다. 이화의료원과의 협약으로 VL 르웨스트와 인접한 이대서울병원 이용이 가능하며 입주민은 전용 창구를 통해 전문의 진료 및 건강검진을 장시간 대기 없이 신속하게 의료 케어 받을 수 있다. 할인 혜택도 제공된다. 롯데의료재단의 보바스기념병원이 단지 내 건강관리센터 운영을 맡을 예정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총 810실 공급에 1만5402건 청약이 접수됐다"며 "청약은 최고 경쟁률 205대 1, 평균 경쟁률 19대 1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니어 고객들의 다양한 요구와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특화 설계, 체계적인 의료서비스 등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엠디엠그룹과 함께 경기 의왕시에 '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 아침'을 조성 중이다. 지하 5층~지상 16층, 13개 동, 1378가구로 국내 최대 실버타운이다. 노인복지주택(임대형)과 일반 오피스텔(분양형)이 같은 단지 내에 배치돼 여러 세대가 어울려 거주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입주는 오는 11월부터 시작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 아침 스위트'를 시공한 경험과 더불어 시니어 주택사업을 주택건축사업본부의 전략과제로 삼는 등 관련 상품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현대건설 역시 다양한 방식으로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에 참여 중이다. 총 214가구 규모인 서울시 은평구 실버주택 조성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경기 용인시 고기동에 조성 중인 '고기동 시니어 레지던스'(892가구) 사업에도 지분을 투자했으며 내부 상품이나 서비스 개발은 신한라이프케어와 MOU를 통해 추진 중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고령 인구가 계속 늘고 있어 앞으로 시니어 레지던스를 포함한 시니어 시장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본다"며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하는 건설사 입장에서 시니어 시장 확대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고 장기적으로 시니어 주거 문화를 선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했다.
우미건설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실버스테이' 시범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실버스테이는 중산층 고령자를 위한 주거 모델로 공공이 지원하는 부지에 민간이 장기임대주택(20년)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구리갈매역세권 B2블럭 3만4593㎡에 전용면적 60~85㎡ 이하 공동주택 725호가 공급되며 이 중 346호가 실버스테이다. LH는 2026년 12월 우미건설 컨소시엄과 사업부지 매매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2027년 1월 착공하며 입주는 2029년이다.

우미건설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실버산업은 향후 시장의 확대가 예상되기 때문에 다각적인 연구 개발을 하며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박동현 전 전국노인주거복지시설협회장(전 더클래식500 사장)은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대형 건설사들이 시니어 주거 시장에 뛰어드는 건 산업 활성화 측면에서 바람직한 흐름"이라며 "현재 건설 경기가 부진한 상황이라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고 고령화 사회 흐름과도 맞물리는 자연스러운 방향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사나 금융사들도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 진출을 위한) 물밑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건설사와의 협업이 이어진다면 시니어 산업 전반의 확장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성경제신문 김정수 기자 essence@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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