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버티기' 통한 위상 재정립 목적
6시 회담하지만 결렬 가능성 높아
지지부진 협상에 비판 목소리도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6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장인 경북 경주시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와의 단일화 압박에 반발하며 후보 일정 중단을 선언하고 있다. 김 후보 양 옆으로는 엄태영·김대식 의원이 서 있다. /연합뉴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6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장인 경북 경주시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와의 단일화 압박에 반발하며 후보 일정 중단을 선언하고 있다. 김 후보 양 옆으로는 엄태영·김대식 의원이 서 있다. /연합뉴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후보의 단일화 작업이 표류하고 있다. 김 후보와 한 후보는 7일 단일화를 위해 만나기로 했지만 협상이 타결될 지는 미지수다. 단일화를 두고 내홍이 일어나면서 국민의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날 오후 6시에 열릴 김 후보와 한 후보의 단일화 협상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의힘 단일화 논란은 김 후보 당선 직후 계속 이어져 왔다. 김 후보는 애초 경선 때만 해도 한 후보와의 단일화에 긍정적인 견해를 보였었다. 그러나 선출 후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까지 포함한 '원샷 단일화' 추진 뜻을 밝히면서 기존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는 7일을 단일화 목표 시한으로 잡은 당 지도부에 "그건 너무 급하지 않으냐"라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다.

단일화를 둘러싼 갈등은 지난 5일 국민의힘이 전국위원회·전당대회 소집 공고를 심야에 내면서 더욱 격해졌다. 김 후보는 당의 행보를 두고 "정당한 대통령 후보인 나를 강제로 끌어내리려는 시도"라고 거세게 반발했다. 

이후 1박 2일로 대구·경북을 방문한 김 후보가 전 당원 투표 결정 뒤 일정 중단을 선언하고 경북 경주에서 곧바로 상경하면서 갈등은 절정에 달했다. 김 후보는 "두 번씩이나 대통령을 지키지 못한 당에서 대선 후보까지 끌어내리려 한다"라며 "이럴 거면 왜 경선을 세 차례 했는지 모르겠다"라고 당을 비판했다. 

당 지도부는 단일화 난항에 당황한 눈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김 후보가 됐을 때 어느 정도의 잡음이 있더라도 순조롭게 단일화가 이뤄질 것으로 생각했다"라며 "기대와는 다른 상황이기에 이렇게 당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를 두고 전문가들은 김 후보가 본선 후보로서 위상 재정립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후보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전략은 '버티기'다. 한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는 만큼 11일 전에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단일화 투표를 할 경우 질 확률이 높은 건 김 후보다. 

한덕수 무소속 대통령선거 예비후보가 지난 6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무소속 대통령선거 예비후보가 지난 6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한 후보는 무소속으로 나온 만큼 11일을 넘기면 자금 압박이라는 위험 요소를 안게 된다. 이 경우 지지율에도 변화가 생길 확률이 높고 김 후보는 이를 노려 11일까지 버텨 자신에게 유리한 국면을 만들려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한 후보를 최종 후보로 내세우고 싶어 하는 기조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김 후보와 단일화 시한을 오는 11일로 제시하고 "목표 시한 내 단일화에 실패한다면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직을 사퇴할 것"이라고 말하는 등 승부수를 띄웠다.

한 후보도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한 번도 단일화가 실패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라며 "단일화 실패는 국민에 대한 큰 배신이고 배반이 될 것"이라며 김 후보를 압박했다.

단일화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국민의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지난 5일 불교방송(BBS) 라디오 '신인규의 아침저널'에 나와 김 후보와 한 전 총리 간 단일화에 대해 "어떤 정치 윤리, 어떤 계산으로도 설명이 안 되는 기괴한 단일화"라고 평가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김문수는 당의 절차를 밟아서 뽑힌 후보다"라며 "그에 맞는 대우를 해야 물러서거나 단일화하지 않겠냐"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있을 회담은 단일화 의지와 방법, 시기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이며 참모 배석 없는 톱다운 방식의 담판이 될 전망이다. 

여성경제신문 김민 기자 kbgi001@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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