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강제 단일화 중단하라" 회견
권영세 "여론조사 예정대로 실시"
권성동 "정말 한심한 모습" 비판

4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권성동 원내대표와 김문수 대선 후보 /연합뉴스
4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권성동 원내대표와 김문수 대선 후보 /연합뉴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7일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와 진행되는 단일화 절차를 미루자고 공식 제안하자 지도부는 즉각 반발했다. 단일화 요구가 강압적이라며 중단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강대강 대치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김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시너지와 검증을 위해 일주일 간 각 후보는 선거운동을 하자"며 "다음 주 수요일(14일) 방송토론을 하고 목요일~금요일(15~16일)에 여론조사를 해서 단일화 하자"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식의 강압적 단일화는 아무런 감동도 서사도 없다"며 "대통령 후보 자격으로 당헌 제74조에서 규정한 당무우선권을 발동한다"고 밝혔다.

그는 당 지도부를 향해 "이 시간 이후 강제 후보 단일화라는 미명으로 정당한 대통령 후보인 저 김문수를 끌어내리려는 작업에서 손 떼라"며 "지금 진행되는 강제 단일화는 강제적 후보 교체이자 저 김문수를 끌어내리려는 작업이기 때문에 법적 분쟁으로 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후보의 동의를 받지 않고 당이 일방적으로 정한 토론회는 불참하겠다"며 "이것은 불법이기 때문이고 응분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국민의힘 지도부는 김 후보의 회견 직후 국회에서 진행된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날선 반응을 보였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틀 안에 반드시 단일화를 성사해 반전 드라마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에 따라 오늘부터 당 주도의 단일화 과정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오늘 오후 TV토론과 양자 여론조사를 두 후보에게 제안했고, 토론이 성사되지 못한다고 해도 여론조사는 예정대로 실시할 계획"이라며 "이 결정에 대한 책임은 비대위원장인 제가 지겠다"고 했다.

그는 "김 후보가 조금 전 기자회견에서 '한 후보를 누가 끌어냈느냐'라고 했는데, 저는 바로 김 후보가 했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앞서 대선 경선 과정에서 김 후보가 한 예비후보와의 단일화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점을 짚은 것으로 풀이된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김 후보를 향해 “당원들의 명령을 무시한 채 알량한 후보 자리를 지키기 위해 회견하는 모습을 보고 민주화 투사였던 김 후보가 맞는지 의심스러웠다"고 비판했다.

이어 “당이 실시한 책임당원 여론조사에서 82.8%가 김문수·한덕수 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답했고, 86.7%는 후보 등록 이전 즉각 단일화를 요구했다”면서 “이는 단순히 압도적이라는 표현을 넘어서는 결과이며, 자유 진영이 다시 하나로 뭉치기를 바라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한 예비후보 측도 김 후보의 단일화 일정 제안에 즉각 반발했다. 이정현 캠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건 단일화를 하지 말자는 것"이라며 "당원들 86%가 후보 등록 전에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11일 이전에 해야 한다고 한다"고 했다.

이 대변인은 "그런데 김 후보는 다음주에 단일화를 하자고 하고 있다"며 "다음주에 되는 게 이번주는 왜 안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당 지도부는 전날 김 후보와 한 예비후보의 단일화 담판이 사실상 결렬된 이후 자체 '단일화 로드맵' 추진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날 오후 6시 양자 토론회를 진행하고 이후 7시부터 이튿날 오후 4시까지 당원 투표(50%)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50%)를 실시한다는 내용이다.

여성경제신문 이상무 기자 sewoen@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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