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에 담긴 권력의 상징, 대통령 그릇을 말하다
관상보다 강력한 이름의 힘, 세 후보 운명 해부

왼쪽부터 김문수, 한덕수, 이재명 대통령 후보 /연합뉴스
왼쪽부터 김문수, 한덕수, 이재명 대통령 후보 /연합뉴스

대통령이란 막중한 자리에 누가 어울릴지는 정책도, 지지율도 아닌 때론 이름이 먼저 말해주는지도 모른다.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 선거의 세 주자 이재명(李在明), 김문수(金文洙), 한덕수(韓悳洙). 그들의 이름은 어떤 권력의 기운을 품고 있을까. 여성경제신문과 관상·풍수 전문가 백재권 글로벌사이버대 특임교수가 각각의 시각으로 살펴봤다.

먼저 이재명(李在明). ‘이(李)’는 오랜 벼슬 가문의 상징이다. 조선 왕가의 성이기도 하다. ‘재(在)’는 ‘존재하다’, ‘명(明)’은 ‘밝을 명’. 이름 그대로 해석하면 ‘밝음 속에 존재하다’는 뜻이다. 스스로를 ‘민생의 현장에 존재하는 정치인’이라 부르는 그에겐 어쩌면 이름 그대로의 길을 걷는 셈이다. 다만 ‘밝음’이란 단어는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형사 재판이라는 먹구름 앞에선 씁쓸하다. 존재는 하되 명석한 빛은 아직 정치권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 2019년 12월 10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총회의장 영결식에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눈물을 닦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19년 12월 10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총회의장 영결식에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눈물을 닦고 있다. /연합뉴스

다음은 김문수(金文洙). ‘김(金)’은 말 그대로 ‘황금’이고 ‘문(文)’은 글월, 문명, ‘수(洙)’는 한강 지류인 수(洙)천에서 유래한 물 이름이다. ‘글로써 세상의 흐름을 읽는 자’, 혹은 ‘황금 같은 말로 시대를 관통하는 사람’이라 해석할 수 있다. 실제 그는 ‘노동자의 입’으로 정계에 입문했고 이후엔 언어의 힘으로 보수의 우뚝한 산맥이 됐다. 다만 시대의 물줄기는 강을 가르지 않는다. 그가 걸어온 길이 과거의 물결이라면 이름 속의 ‘문수’는 이제 그저 잠잠한 잔물결일 뿐이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지난 5월 4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참배를 마친 뒤 취재진에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지난 5월 4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참배를 마친 뒤 취재진에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마지막으로 한덕수(韓悳洙). ‘한(韓)’은 국가를 뜻하고, ‘덕(悳)’은 덕망, ‘수(洙)’는 앞서와 마찬가지로 물의 흐름을 상징한다. 이름 그대로라면 ‘대한민국의 덕망 있는 물줄기’다. 국가를 향한 봉사, 품위 있는 기품, 그리고 정무적 조율의 능력까지 갖췄다는 상징이다. ‘대통령’이라는 무게감과 가장 절묘하게 호응하는 이름이기도 하다. 국정을 품고, 덕으로 다스리며, 물 흐르듯 위기를 넘기는 대통령. 행정의 달인이라 불리던 그는 어쩌면 이름에 가장 충실한 지도자상일지 모른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난 4월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난 4월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성경제신문에 '백재권의 세상을 읽는 안목'을 연재하고 있는 백재권 글로벌사이버대 특임교수는 어떻게 해석할까. 

백 박사는 "(이재명의) 밝을 명(明)은 희비가 교차하는 이름이다. 원래는 이름에 쓰면 안 되는 불명 한자에 해당한다"고 봤다. 그러면서 "온탕과 냉탕을 극단적으로 오가는 인생이 되기 때문이다. 그만큼 위험 부담이 따르는 한자다. 일반인이 사용하면 고초가 주로 따르지만 큰 인물이 사용할 때는 고난 속에 출세한다"고 했다. 

김문수 후보에 대해서는 "문수는 '학문이 인생의 중심이 되라'는 의미 또는 '학문과 글을 앞세워 세상을 살아가라'는 의미다. 교수나 학자에게 어울리는 이름이다. 정치인의 이름으로는 반길, 반훙으로 작용한다. 정치는 학문보다 권력이 앞서야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한덕수의) 덕수는 '덕을 앞세워 살아가라'는 의미 또는 '인자하게 베풀거나 양보하고 살아가'라는 의미"라며 "덕(悳)자를 이름을 지니면 사욕보다 공익을 앞세우게 된다. 사업가로는 망할 수 있지만 공직자로서는 최고의 이름"이라고 했다. 

세 이름은 하나의 운명처럼 각자의 정치 여정을 예고해왔다. ‘밝음의 존재’는 현실의 어둠에 갇혔고 ‘황금의 문장’은 전성기를 지나며 희미해졌다. 그리고 ‘덕망의 물결’은 아직도 유유히 흐른다. 이름이 곧 사람이고 사람은 결국 이름대로 산다는 말이 있다. 대통령이 될 이름은 과연 누구의 것이어야 할까.

여성경제신문 김현우 기자 hyunoo9372@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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