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한덕수·이재명 관련주
하루 만에 상한가·급락 반복
금융당국 투자자제 호소에도
투자자들은 들은 척도 안 해

금융당국이 기업 가치와 무관한 정치테마주 투자를 자제하라고 당부했지만 투자자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정치테마주는 자발적인 투자자 흐름이란 점에서 관련 규제를 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테마주로 거론되는 평화홀딩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9.4% 오른 70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해당 종목은 전날엔 상한가를 기록했고 그 전 거래일인 지난 2일에는 18% 급락했다.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의 테마주로 꼽히는 아이스크림에듀 역시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달 7일 상한가를 찍은 이래 같은 달 17일과 28일에도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달 첫 거래일인 2일엔 21%가량 급등했는데 그다음 거래일인 7일과 이날에 걸쳐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테마주로 알려진 형지글로벌·형지엘리트·상지건설 등도 급등락의 중심에 서 있다. 대선 날짜가 다가올수록 이들 종목들의 변동성은 더욱 극심한 양상이다.
금융감독원은 이로 인한 악영향을 해소하고자 정치테마주 불공정거래 특별단속반을 확대하는 한편, 투자자를 향해 테마주 주의 메시지를 강하게 언급했다.
금감원 측은 "정치테마주 절반 이상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부실 상태"라며 "평균 영업이익률은 1% 수준으로 시장 평균의 1/5에도 못 미치는 상황임에도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2.3으로 시장 평균 대비 2배 이상 고평가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업의 실적 등 본질적 가치와 무관하게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투자자를 현혹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거래소 역시 정치테마주와 관련한 투자자 주의를 당부한 바 있다. 거래소 측은 "확인되지 않은 풍문이나 막연한 기대감으로 주가 및 거래가 급증하는 종목에 대한 추종매매를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투자자들은 이런 경고에 개의치 않는 실정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조기대선 국면 이전이었던 지난 2월 중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된 기업은 34개였으나, 4월 중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된 기업은 66개로 두 달 사이 2배 가까이 늘었다.
그럼에도 정치테마주를 규제 차원에서 접근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어떤 종목이 정치 테마주가 될지, 언제 그런 현상이 발생할지는 사전에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정치테마주는 자발적인 투자자 참여에 기반한 가격 흐름이기 때문에 규제로 해결하기에는 구조적인 어려움이 있다"며 "근본적으로는 건전한 투자 문화, 특히 장기 투자를 중심으로 한 문화가 정착돼야 이런 현상이 완화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그는 "미국의 경우 1년 이하 단기매매 차익에 대해 근로소득과 합산해 종합과세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단기 투자를 억제하고 있다"며 "이 같은 세제 구조가 단타에 대한 유인을 자연스럽게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과거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논의 당시에도 과세에 대한 강한 반발이 있었던 만큼, 미국식 세제 도입은 적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황 연구위원은 덧붙였다.
여성경제신문 서은정 기자 sej@seoulmedi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