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ODM 투톱 지난해 매출 2조원 돌파
중소 뷰티 브랜드 인기에 유통망 다각화·수출 호조 
중국·미국·동남아 등 해외 고객사 확보 앞장

올리브영 명동타운점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쇼핑하고 있다. /류빈 기자
올리브영 명동타운점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쇼핑하고 있다. /류빈 기자

지난해 화장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 양대산맥인 코스맥스와 한국콜마가 글로벌 시장에서의 K-뷰티 인기를 밑받침 삼아 연매출 ‘2조 클럽’에 진입했다. 이를 기반으로 양사는 해외 생산 및 유통망 확대에 박차를 가하며 업계 선두 경쟁에 더욱 열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25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양사 모두 지난해 매출 2조원을 넘어섰다. 글로벌 K-뷰티 열풍을 이끄는 국내 중소·인디 화장품 브랜드들의 생산을 도맡은 결과다.  

각 사 별로 보면 코스맥스는 지난해 2조1661억원의 매출을 올려 사상 처음으로 2조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1.9% 성장한 수치다.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754억원으로 전년보다 51.6% 증가했다.

주가도 급등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코스맥스 주가는 전일보다 8% 오른 16만6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주가는 한때 11.32% 상승한 17만1100원까지 오르는 등 장 내내 강한 상승세를 유지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맥스 한국법인은 ODM(제조업체 개발 생산) 업체 중 가장 많은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고, 특정 브랜드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 않아 실적 안정성이 크다"며 "코스맥스 주가는 안정적인 실적 증가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콜마는 연결 기준 작년 한 해 매출은 2조4521억원으로 전년 대비 13.75% 증가했다. 영업이익이 1956억원으로 전년보다 43.64% 증가했다. 한구콜마도 이날 전일 대비 300원(0.52%) 오른 5만8000원에 장 마감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인디브랜드 고객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며 매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ODM사들의 실적 성장 중심에는 중소형 K뷰티 브랜드의 성장이 뒤따른다.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는 화장품 판매 채널로 올리브영, 다이소, 이커머스 등의 비중이 커지자 신규 뷰티 브랜드의 진입 장벽이 낮아졌고, 이러한 시장에 뛰어들고자 ODM 기업을 찾는 고객사들이 늘어났다. 특히 내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고가 브랜드보다 중저가 뷰티 브랜드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진 점도 영향이 컸다. 

해외에서도 K-뷰티는 가격 대비 좋은 품질로 입소문 타며 중소 뷰티 브랜드 위주로 인기를 끌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중소벤처기업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102억 달러(한화 약 14조6200억원)에 달하며, 이는 전년 대비 20.6% 증가한 수치다. 이 중 중소기업의 화장품 수출액은 6억8000만 달러(한화 약 9700억원)로 27.7% 상승했다. 중소기업 화장품의 성장률이 전체 화장품 수출 성장률을 능가한 것이다. 미국에서는 프랑스를 제치고 수입 화장품 점유율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코스맥스 인도네시아는 지난 13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코스맥스 이노베이션 콘퍼런스 2025'를 개최했다. /코스맥스
코스맥스 인도네시아는 지난 13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코스맥스 이노베이션 콘퍼런스 2025'를 개최했다. /코스맥스

이에 양사는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을 내다보고 있다. 국내 고객사의 수출 물량은 물론 해외 현지 고객사 수요까지 끌어 모으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중국 현지에서도 현지 화장품 브랜드의 제품 생산 수요가 늘고 있다. 양사는 중국은 물론 미국, 동남아 등에서 해외 영업망과 현지 생산시설 확충에 더욱 힘쓰는 중이다. 

코스맥스는 중국 상하이 신좡공업구 내에 생산설비를 포함한 코스맥스차이나 신사옥을 짓기 위해 총 1300억원을 투자한다. 신사옥 완공은 2026년 예정으로 현지 영업망 확대와 외부 기관 및 기업들과의 공동 연구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코스맥스는 중국 현지 이센그룹과 합작으로 광저우 신공장을 건설해 지난해 8월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해당 공장은 단일 화장품 제조시설로 아시아 최대 규모이며, 코스맥스는 해당 공장에서만 2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맥스는 지난해 8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영업소를 열고 현지 인디 브랜드 유치에도 나서 바 있다.

또한 코스맥스는 국내에서 공장 라인 증설로 인디브랜드 주문 확대에 대응하고, 고객사별 맞춤 지원을 강화한다. 동남아시아에서는 할랄 인증을 받은 생산기지를 활용해 말레이시아와 캄보디아, 베트남 등으로 수출을 늘리며 영업망을 확대할 방침이다. 인도, 중남미, 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 고객사 확보를 위한 '로코(LOCO)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현지 소비자 수요에 맞춰 핵심 기능은 유지하고 전 세계 다양한 원료와 부자재 풀(Pool)을 확보해 현지 시장을 이끄는 기관차(locomotive) 역할을 할 제품을 공급하는 게 핵심이다.

한국콜마 연구원 /한국콜마
한국콜마 연구원 /한국콜마

한국콜마는 올 상반기 중 미국 펜실베이니아 2공장 완공이 예정돼 있다. 지난해 국내외 공장에서 풀가동했음에도 수요를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로 주문이 몰려들어 주요 고객사가 모여 있는 미국에 신 공장을 세우기로 한 것이다. 미국 2공장이 완공될 경우 한국콜마의 연간 총생산능력은 14억8200만 개에서 20억4200만 개로 대폭 증가한다. 또한 한국콜마는 중국 북경과 강소성 무석시에서 각각 화장품 생산공장과 현지 법인을 운영 중이다. 

기술력 확보에도 주력한다. 한국콜마는 최근 세계 최초로 무기자외선차단제와 유기자외선차단제 성분을 결합한 '복합자외선차단제 안정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기존 혼합자차의 한계인 성분 응집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무기자차 성분을 유기자차 성분이 코팅하듯 감싸는 신규 복합체 원료를 도입하고, 이 원료를 제형 내에 고르게 분산시키는 유브이-듀오 플러스 기술을 개발했다. 해외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국제특허출원(PCT)도 진행 중이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유브이-듀오 플러스 기술을 통해 다양한 선케어 제품을 개발해 국내외 시장을 확대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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