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 동남아서 쇼핑몰·마트 
CJ제일제당·삼양식품·농심 해외공장

롯데웰푸드,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빼빼로데이' 행사 /롯데웰푸드
롯데웰푸드,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빼빼로데이' 행사 /롯데웰푸드

유통업계가 인구 감소와 내수 침체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해외 진출을 통해 살길을 모색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더 이상의 성장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지면서 해외에서 외연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증대시키고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는 모양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굴지의 유통 대기업부터 식품 기업들이 최근 잇달아 해외에 쇼핑몰을 오픈하고, 생산 공장을 설립하고 있다. 특히 해외 공장을 통해 현지 수요 물량뿐만 아니라 인근 국가로의 수출도 도맡아 글로벌 전진기지로 삼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롯데그룹은 동남아시아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023년 9월 베트남에 초대형 상업 복합단지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개장하고 개장 9개월 만에 매출 2000억원 돌파, 개점 1년 만에 방문객 100만명을 돌파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1~3분기 해외사업(백화점·마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한 1조2103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쇼핑 전체 매출 중 해외 비중은 약 11.5% 수준이다. 이 기세를 이어가며 최근 롯데백화점의 복합 쇼핑몰 브랜드 ‘타임빌라스’도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시아 등의 부지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그룹은 동남아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이마트가 지난달 6일 라오스 비엔티안 시빌라이 지역에 노브랜드 1호점을 오픈했다. 국내 대형 유통업계 중 최초로 라오스에 진출하는 것으로, 베트남·필리핀에 이어 이마트의 3번째 진출 동남아시아 국가다. 노브랜드는 올인원 쇼핑이 가능한 '생활밀착형 로드샵'으로 콘셉트를 정했고, 약 1000여 가지의 한국 상품을 선보이며, 1+1 등 한국형 프로모션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향후 이마트는 노브랜드 매장만 5년 내 약 20여 개 점을 오픈, 라오스 시장 공략을 더욱 가속할 계획이다. 또한 이마트는 2030년까지 몽골에 10개 이상의 매장을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며, 베트남과 필리핀에서도 매장을 점차 늘려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방침이다.

CJ제일제당의 해외 식품 생산시설 현황 /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의 해외 식품 생산시설 현황 /CJ제일제당

식품업계도 한류 열풍에 기반한 K-푸드의 해외 인기로 해외 식품 생산 역량을 확대하며 ‘K-푸드 글로벌 영토 확장’을 가속한다. 

CJ제일제당은 유럽 헝가리와 미국 사우스다코타에 신규 공장을 구축한다. 우선 CJ제일제당은 헝가리 부다페스트 근교 ‘두나버르사니’에 부지를 확정 짓고 설계에 들어갔다. 이 공장은 약 1000억원을 투자해 축구장 16개 크기의 부지(11만5000㎡)에 건설하며, 최첨단 자동화 생산라인을 갖추고 2026년 하반기부터 ‘비비고 만두’를 생산해 유럽 시장에 판매할 예정이다. 추후 비비고 치킨 생산라인도 증설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헝가리 공장’을 통해 연간 30% 이상 성장 중인 유럽 만두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향후 헝가리를 거점으로 인근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등 중·동부 유럽 및 발칸반도 지역으로 진출해 유럽 사업 대형화를 본격화한다는 전략이다.

미국에서는 자회사인 슈완스가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에 2027년 완공을 목표로 ‘북미 아시안 푸드 신공장’ 건설에 돌입했다. 이 공장은 축구장 80개 규모(57만5000㎡)의 부지에 건설된다. 초기 투자 금액은 약 7000억원 규모다. 완공 시 찐만두·에그롤 생산라인과 폐수처리 시설, 물류센터 등을 갖춘 북미 최대 규모의 아시안 식품 제조시설로, 미국 중부 생산 거점 역할을 할 예정이다.

롯데웰푸드는 올해 인도 하브모어 빙과 신공장을 짓고, 빼빼로 생산 공장을 증설하는 등 인도를 거점으로 글로벌 생산 역량을 확대한다. 1분기 중 약 700억원을 투자한 인도 푸네시 하브모어 신규 공장을 가동하고 기존 서부에서 중남미까지 현지 빙과 시장 공략을 확대한다. 또 롯데 빼빼로의 첫 번째 해외 생산을 위해 롯데 인디아 하리아나 공장에 약 330억원을 투자해 신규 설비를 구축 중이며 올 하반기 현지 생산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미국 현지 파리바게뜨 매장 / SPC그룹
미국 현지 파리바게뜨 매장 / SPC그룹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은 미국 텍사스주에 제빵 공장 건립을 추진한다. SPC그룹은 텍사스주 존슨 카운티에 속한 벌리슨 시를 공장 후보지로 정하고 지방 정부와 투자 계획 및 지원금에 대해 최종 조율 중이다. 이르면 이달 중 협의가 마무리된다.

SPC그룹의 미국 제빵 공장은 파리바게뜨 매장이 확산 중인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해 향후 진출 예정인 중남미 지역까지 베이커리 제품을 공급하기 위한 생산 시설이다. 이 공장은 투자 금액 약 1억6000만 달러, 토지 넓이 약 15만㎡(4만5000평)로 SPC그룹의 최대 해외 생산 시설이 될 전망이다. 이 공장은 SPC삼립의 해외 생산 기지로 쓰일 수 있다. SPC그룹은 중국 톈진에서 제빵 공장(2만800㎡)을 운영하고 있으며,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의 할랄 인증 제빵 공장(1만6500㎡) 완공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7억 달러 수출탑을 수상한 삼양식품은 최근 네덜란드에 유럽판매법인을 설립해 아시아, 미주, 유럽 등 수출 대륙별 판매 거점을 확보했다. 특히 밀양 제2공장이 올해 5월 완공되면 불닭볶음면 생산 능력이 향상돼 글로벌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공장이 가동되면 국내 연간 면류 생산 능력은 18억 개에서 24억 개로 증가한다. 2027년에는 중국에 첫 해외 생산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농심은 글로벌 시장 성장을 가속하기 위해 부산 녹산국가산업단지에 연간 5억 개의 라면을 생산할 수 있는 수출 전용 공장을 2026년 상반기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이 공장은 최신 AI 스마트팩토리 기술을 적용해 품질검사 및 고장 예측 시스템을 갖추고, ISO 9001, FSSC 22000, RSPO, 할랄 인증을 받을 예정이다. 농심은 기존의 부산공장과 신공장을 통해 연간 10억 개의 수출용 라면 생산량을 목표로 하며 유럽, 남미,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시장으로의 확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국내 유통업계가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인구 감소와 내수 시장의 성장 둔화에 따른 것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새로운 시장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라며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의 외연 확장은 수익성을 증대시키고, 새로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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