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허영인 등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참석
트럼프 정부 2기 출범 후 관세 폭탄 우려
우호적 관계 기반해 대미 투자·사업 계획 마련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허영인 SPC그룹 회장 등 유통기업 오너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다. 트럼프 정부 2기 출범과 함께 글로벌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국내 유통 및 식품업계 CEO들이 트럼프와의 인연을 통해 국제적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하며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높아진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오는 20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두 기업 모두 미국 시장에서의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정 회장은 한국 재계 인사 중 유일하게 취임식 만찬과 무도회에 초청됐다. 정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의 초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트럼프 주니어와 두터운 친분이 있어 지난해 12월 트럼프 당선인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 초대받기도 했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한미동맹친선협회의 추천을 통해 취임식에 초청됐다.
트럼프 정부 2기 출범으로 국내 유통업계에 큰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멕시코, 캐나다 수입품에 25%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제품에는 기존 관세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미·중 갈등이 심화하고 자유로운 재화 이동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모든 국가 수입품에도 최대 2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해 산업 정책 변동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이로 인해 국내 유통기업들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많은 국내 생활용품이 중국에서 수입되고 있어 무역 갈등이 확대되면 가격 상승이나 품목 수 감소가 우려된다. 따라서 유통업체들은 글로벌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네트워크 구축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한류 열풍을 기반으로 국내 식품과 화장품 업계가 해외 매출 호조를 이루며 수년간 호실적을 누려왔으나 ‘관세 폭탄’ 예고에 수출 타격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글로벌 사업을 진행하는 기업들은 트럼프 당선인과의 우호적 관계를 통해 대미 투자와 사업 계획에 대한 영향을 미리 파악하는 것이 관건이다. 또한 관세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현지 법인 및 현지 공장 설립 등으로 현지화에 더욱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취임식 참석을 통해 신세계그룹의 미국 사업 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진다. 신세계그룹은 2018년 이마트 미국법인인 PK리테일홀딩스를 설립했다. 현재 미국 내에서 55개 수퍼마켓을 운영 중이다. 이마트 미국 매출은 2020년 1조5873억원에서 지난해 2조90억원으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1억원에서 352억원으로 늘었다. 또한 미국 법인의 오레곤 공장에서 가정간편식 등 연간 약 200만 팩의 냉동·냉장 가공식품을 제조해 트레이더조, 코스트코, 크로거 등 현지 대형 유통업체에 납품한다. 2022년에는 캘리포니아 나파밸리 와이너리 셰이퍼빈야드를 약 3000억원에 인수해 프리미엄 와인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신세계는 미국뿐만 아니라 최근 알리바바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중국과의 네트워크도 강화하는 모양새다.
허영인 회장은 취임식 참석 이후에 미국 상·하원 의원들과의 만남을 통해 한국 경제에 대한 관심을 증대시키고 네트워크를 강화할 방침이다. 2005년 미국에 진출한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는 현재 약 20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1억6000만 달러를 투자해 미국 텍사스주 벌리슨시에 제빵공장을 세우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두 기업인의 움직임이 향후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이정표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내수 경기가 어려운 데다 관세 우려도 커지면서 현지 생산, 현지 유통망 강화 등이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라며 “트럼프 1기를 경험한 만큼 대미 관계 강화와 빠른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미국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기회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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