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동선, 승마 경기장 포함 테마파크 조성
신세계 정용진, 화성 테마파크·인천 돔구장 건설
롯데, 송도 도심형 리조트와 복합쇼핑몰 결합

(왼쪽부터)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롯데그룹 회장 /각 사
(왼쪽부터)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롯데그룹 회장 /각 사

국내 유통가 오너들이 대규모 복합문화시설과 쇼핑이 결합된 수도권 랜드마크 개발에 팔을 걷어붙였다.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오프라인 쇼핑과 테마파크, 스포츠, 문화예술 등을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함께 녹인 대규모 복합 공간을 구축해 국내 소비자는 물론 해외 관광객까지 끌어들일 수 있는 신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다만 일각에선 거액의 투자가 들어가는 만큼 수익성이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21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은 인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화성과 인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인천 지역에 거액의 투자비가 들어가는 대규모 복합문화시설을 조성하기로 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인천아시안게임 경기장 부지에 대규모 테마파크 조성을 추진한다. 대상 부지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이 열렸던 드림파크 승마경기장이다. 축구장(7140㎡) 24개 크기로 면적만 17만㎡에 달한다. 이를 위해 지난 15일 인천광역시와 ‘수도권매립지(승마장 부지)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한화는 이번 사업비에만 2500억원 가량을 투입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민간투자사업(BTO) 방식으로 추진되며 기존 부지를 활용한 승마 경기장을 포함해 다양한 레저 문화시설이 들어선다. 한화 자회사인 아쿠아플라넷(아쿠아리움), 한화넥스트(승마 경기장), 한화푸드테크(식음 서비스) 등도 힘을 보탤 예정이다. 내년에 착공해 오는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특히 이번 계약은 한화그룹 3남이자 승마 국가대표 선수였던 김동선 부사장이 주도하는 만큼 승마 경기장을 구축하는 데 있어 전문성과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밑받침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인천아시안게임 경기장 부지에 대규모 테마파크를 조성한다. 사진은 테마파크 조감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경기도 화성시에 대규모 국제 테마파크인 ‘스타베이 시티’를 만든다. 스타베이 시티는 2019년부터 이마트 계열사인 신세계프라퍼티와 신세계화성(신세계프라퍼티 컨소시엄)이 함께 추진해오고 있는 복합개발사업이다. 경기도 화성시 송산 그린시티 내 420만㎡(127만 평) 규모 부지에 테마파크·워터파크·스타필드·골프장·호텔·리조트·공동주택 등이 집약된다. 이 사업에만 2050년까지 9조원 이상이 투입된다. 그룹 역사상 가장 많은 투자비다.

지난해 7월 사업단지 공식 명칭을 ‘스타베이 시티’로 선정했고, 같은 해 10월에는 글로벌 미디어 그룹 ‘파라마운트 글로벌’을 테마파크 IP사로 유치했다. 최근에는 경기도로부터 화성시 최초의 관광단지로 지정, 공식적인 인허가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2025년 내 관광단지 조성계획을 승인받아 2026년 착공에 돌입, 2029년 개장이 목표다.

화성국제테마파크 복합개발사업 ‘스타베이 시티’ 조감도 /신세계화성

신세계는 인천 청라 지역에서 돔구장(멀티스타디움)과 복합쇼핑몰을 결합한 ‘스타필드 청라’도 구축한다. 스포츠 경기와 공연이 일년 내내 열리는 복합문화관람시설과 초대형 복합쇼핑몰이 결합된 멀티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인천 서구 청라동에 부지 16.5만㎡(5만평), 연면적 50만㎡(15만평), 지하 3층 지상 6층 규모로 2027년말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스타필드 하남(46만㎡), 스타필드 고양(36만㎡)보다 넓은 규모다. 

특히 돔구장의 경우 2만1000석 규모의 멀티스타디움 관람석뿐만 아니라 특화된 호텔 객실과 인피니티풀은 물론 스타필드 내의 다양한 F&B와 다이닝바에서도 야구경기와 각종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롯데는 2010년 송도동 일대에 28만5249㎡ 규모의 토지를 매입하고, 이 곳을 롯데의 복합쇼핑몰 신규 브랜드인 '타임빌라스'를 앞세워 미래형 복합 쇼핑몰로 만들 계획이다. 롯데는 앞서 2016년까지 지하 4층, 최고 26층 규모의 롯데쇼핑타운을 개설할 계획을 발표했으나 답보 상태였다. 그러나 2021년 도심형 리조트와 복합쇼핑몰을 2025년까지 준공하는 계획으로 변경했다. 2026년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쇼핑, 엔터테인먼트, 숙박, 주거, 업무, 문화 및 예술 콘텐츠를 결합한 전략을 내세웠다. 신동빈 회장은 이를 지역 랜드마크로 개발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유통업계가 이처럼 수도권 지역 랜드마크 개발에 나선 것은 이미 유통시설은 주요 거점에 대부분 출점돼 있어 포화상태에 달해 있기 때문에 단독 출점만으론 경쟁력 확보가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신성장 동력으로 테마파크, 스포츠 시설, 주거시설 등을 함께 개발해 수요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2023년 6월 '스타필드 청라 비전 선포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다만 각 사마다 재무적 리스크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거액의 투자가 들어가는 사업을 진행하는 만큼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현재 재무상황이 좋지 않다. 지난 9월말 기준 현금성 자산 1294억원을 포함해 유동자산은 2356억원에 불과하며 지속된 순손실로 결손금은 1490억원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김동선 부사장은 아워홈 경영권 인수까지 추진 중이다. 아워홈 기업가치가 1조5000억원으로 평가되면서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자체보유 현금은 물론, 계열사 지원, 사모펀드 동원 등 자금 조달에 힘쓰고 있다. 이에 신사업 개발 투자에도 여력이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결국 그룹 차원에서의 뒷받침이 있어야 가능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마트는 2023년 연결기준 적자에서 점차 회복되고 있으나 여전히 유통 경쟁력 회복에는 어려움이 있다. 신세계건설은 내달 상장폐지 후 완전자회사로 편입될 예정인데, 2022년부터 3년 연속 적자가 예상돼 그룹의 재무 상태에 장기적인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롯데그룹도 재무 상황이 어렵다. 롯데지주는 2024년 3분기 연결 기준으로 누적 당기순손실 1871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당기순이익 2715억원에서 적자로 전환됐다. 롯데그룹은 롯데케미칼의 회사채 상환을 위해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금융권에 제공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8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해 본업과 성장 가능성이 있는 사업에 집중하며, 비용 효율화를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들은 단기적인 수익성보다도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과 화성 등 모두 수도권 인접성과 인천국제공항의 글로벌 연결성을 바탕으로 경제적 잠재력이 크며, 복합시설은 다양한 수익 모델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역 경제 활성화와 주변 상업지구나 부동산 가치 상승을 유도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 글로벌 관광 및 쇼핑 중심지로 자리 잡으면서 브랜드 경쟁력도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러한 이유로 초기 투자비용을 감수하면서도 각 기업들은 미래의 수익 가능성을 기대하며 투자를 진행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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