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매출만 오르고, 롯데·현대 감소
백화점 3사 3분기 영업익 전년비 하락
4분기 객단가 높은 겨울의류 판매 기대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모객 효과 경쟁도

지난 6일 오전 더현대서울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보러 온 고객들이 긴 줄을 서 있다. /류빈 기자
지난 6일 오전 더현대서울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보러 온 고객들이 긴 줄을 서 있다. /류빈 기자

고물가 여파에 따른 소비침체로 부진을 겪는 백화점업계가 올해 3분기에도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보이고 있다. 늦더위가 기승을 부려 수익성이 높은 가을·겨울 의류의 판매가 부진했던 점도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크리스마스가 있는 연말 특수로 인해 4분기 실적은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백화점 3사는 크리스마스 장식 전쟁에 돌입하는 등 모객 효과를 높이는 데 우선 집중하며 실적 회복을 위한 움직임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실적에서 전년 동기 대비 기준 신세계백화점만 유일하게 매출이 증가하고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백화점 3사 모두 전년 대비 하락하며 수익성이 떨어졌다. 

각 사별로 보면 롯데백화점 매출은 75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8% 감소, 영업이익은 707억원으로 8.0% 줄었다. 신세계백화점은 매출이 6196억원으로 2.5%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883억원으로 4.8% 줄었다. 현대백화점은 매출 5683억원, 영업이익 710억원으로 각각 2.1%, 11.0%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3분기 실적 부진의 원인이 평년 대비 기온이 높은 날이 지속되는 ‘이상기후’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9월 말까지도 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통상 3분기에는 객단가가 높은 가을·겨울 의류 매출이 높은데 무더운 날씨에 의류 구매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백화점 업계 전체 매출도 떨어졌다. 산업통상자원부의 9월 유통업계 매출 분석에 따르면 백화점의 여성 정장(-9.0%), 여성 캐주얼(-3.4%), 남성 의류(-8.2%), 아동·스포츠(-1.8%) 등 거의 모든 패션 상품군의 매출이 감소했다. 이 여파로 백화점 업계 전체 매출도 코로나19가 확산되던 때인 2020년 4분기(-6.0%) 이후 15개 분기 만에 처음으로 -0.7% 역성장을 기록했다.

물가 상승률이 가파른 상황에서 판매·마케팅비, 인건비 등 고정 비용은 증가하는데 반해 소비 침체로 매출이 받치지 못하면서 영업이익 역시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고물가에 따른 소비 침체 장기화, 온라인 채널 위주의 쇼핑 행태 증가 등으로 백화점을 방문하는 고객이 줄어드는 점도 실적 침체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이에 백화점 업계에선 주요 점포 리뉴얼을 진행하고 있는데 여기에 드는 비용 부담으로 수익성이 감소했다. 

롯데백화점은 인천점, 본점, 타임빌라스 수원 등 주요 점포 리뉴얼로 감가상각비가 증가하는 등 일회성 비용이 증가한 것도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도 영업이익 감소에 대해 명품, 의류 카테고리 매출 부진과 커넥트현대 부산의 리뉴얼 공사로 영업을 일시 중단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 부산점은 지난 7월 영업을 중단하고 리뉴얼을 진행한 후 9월 초 커넥트현대로 재오픈했다. 신세계도 강남점, 대구점, 타임스퀘어 등 주요 점포 리뉴얼을 단행하면서 감가상각비 증가가 수익성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화점 업계는 4분기 업황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연말이 껴있는 4분기는 백화점 업계의 최대 성수기로 통한다. 객단가가 높은 겨울 의류 매출이 크게 오르기 때문에 3분기보다는 나아질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이에 백화점 업계에선 오는 15일부터 겨울 정기세일을 진행하며 실적 개선의 기회로 삼는 모양새다. 

롯데백화점 본점 크리스마스 장식 시안 /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 본점 크리스마스 장식 시안 /롯데백화점

모객 효과를 높이기 위한 크리스마스 장식 전쟁도 눈길을 끈다. 백화점 3사는 이달 1일 크리스마스 장식을 공개했다. 

롯데백화점은 전 점포를 시작으로 롯데아울렛까지 순차적으로 '원더풀 쇼타임'을 테마로 한 크리스마스 장식을 선보였다. 서울 소공동 본점은 거리와 출입구를 화려한 네온사인으로 장식해 마치 1900년대 브로드웨이 등의 뮤지컬 극장가를 걷는 듯한 느낌으로 꾸몄다. 올해는 처음으로 2만여개의 발광다이오드(LED) 전구를 활용해 외벽에 조명을 비추는 '라이팅 쇼'도 선보인다. 

신세계백화점은 '크리스마스의 순간들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명동 본점 외관에 미디어 파사드를 선보였다. 지난 5월부터 공사한 농구장 3개 크기인 1292.3㎡의 초대형 디지털 사이니지(공공장소나 상업 공간에 설치되는 디스플레이) '신세계스퀘어'를 처음 공개했다. 

신세계스퀘어 /신세계백화점
신세계스퀘어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과 압구정본점, 무역센터점 등 전국 15개 점포와 커넥트현대 부산에서 '움직이는 대극장'을 콘셉트로 유럽 동화 속에 나오는 서커스 마을을 선보였다. 특히 더현대 서울은 5층 사운즈 포레스트에 높이 7m, 너비 5m의 열기구 모형 에어벌룬 6개를 띄웠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4분기 백화점 실적 상승 가능성은 연말 쇼핑 시즌, 고급 소비 트렌드와 완만한 소비 심리 회복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서도 “온라인 쇼핑과의 경쟁, 경제 불확실성 등의 변수도 존재하므로 백화점들이 차별화된 전략을 어떻게 펼치느냐에 따라 실적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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