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 52주 신고가 경신
글로벌 수요 급증에 공장 증설
최대 수출 국가인 중국 낙점
국내공장, 미국·유럽 물량 커버

삼양식품이 첫 해외 공장 설립 기지로 중국을 낙점한 가운데 실적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주가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불닭볶음면' 인기를 발판 삼아 글로벌 시장 확대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식품업계 및 증권가에 따르면 삼양식품 주가는 중국 생산법인 설립 소식 이후 장중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날 삼양식품은 전일 대비 0.96% 오른 73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전장 대비 3.70% 오른 75만60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삼양식품은 전날 공시를 통해 중국 생산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공장을 건설해 중국 시장에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선 해외사업 총괄법인인 삼양 싱가포르 유한회사를 설립해 647억원을 출자하고 이 회사를 통해 중국 생산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출자 후 삼양식품의 삼양 싱가포르 유한회사 지분율은 90%이며, 삼양식품은 이번 조처의 목적을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투자 거점 역할로, 중국 생산법인 설립 투자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인기로 해외 공장 설립이 필요했던 시점이었다. 삼양식품은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 기존 아시아 지역에서 미주와 유럽 등 신규 지역으로 라면 수출이 확대되면서 수출 지역이 다변화됐다. 실적도 해마다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불닭 브랜드를 중심으로 수출을 늘려가며 연간 수출액이 지난 2016년 930억원에서 지난해 8093억원으로 7년 만에 약 9배까지 성장했다. 삼양식품은 이달 식품업계 최초로 '7억불 수출탑'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삼양식품의 수출실적은 7억 달러(약 9911억원)다.
갑작스럽게 상승한 인기에 공급이 부족한 상황까지 이르게 되면서 공장 증설에 돌입했다. 삼양식품은 지난 3월 미주 시장을 공략할 밀양2공장 건설에 들어가 내년 상반기 완공 예정이다. 하지만 밀양2공장 완공 이후에도 2027년쯤이면 다시 물량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돼 해외 공장 설립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에는 한국 공장에서 모든 수출 물량을 생산해 왔다. 삼양식품의 전체 매출 중 수출 비중이 3분기 기준 약 78%를 차지하면서 한국에만 집중된 공장을 해외로 분산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도 있었다.
특히 삼양식품은 매출 비중이 큰 국가인 중국과 미국 중에서 중국을 택했다. 중국은 삼양식품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다. 매출 상승세도 가파르다. 삼양식품의 중국법인 매출은 지난 3분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39.9% 상승한 115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오프라인 채널의 매출 증가에 따른 분기 최고 매출액이다. 중국에서 불닭볶음면은 '훠지멘'(火鷄麵)으로 불리며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삼양식품 측은 중국에 공장 건립 시 14억 인구를 겨냥해 제품을 현지화하는 데도 이점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공장 건립 비용 조달 면에서 중국이 유리하며, 중국 공장은 수출보다도 중국 내수 시장에서 판매할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현재 중국 수출 물량은 밀양 1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중국 현지 공장이 완공되면 국내에 있는 공장에서는 미국, 유럽 등으로 수출하는 물량을 생산할 수 있게 돼 신규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된다.
삼양식품의 유럽 법인은 올해 3분기 판매를 개시하면서 매출 27억원을 기록했다. 미국법인 매출은 올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93.3%나 상승한 957억원을 기록했다. 해외 법인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이처럼 미주와 유럽 등 신규 지역에서의 수요 증가로 사업 호조가 지속되고 있다.
삼양식품은 생산설비 확대로 해외 수요에 대응하며 매출을 더욱 늘려나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불닭에 한정된 인기에서 더 나아가기 위해 후속 브랜드 육성에도 집중하며 신규 모멘텀 확보에 나섰다. 최근 삼양식품은 신규 브랜드 ‘맵(MEP)’을 태국에서 처음 공개했다. ‘그릴드 갈릭 쉬림프 라면’, ‘블랙페퍼 치킨 라면’ 등 한국의 매운맛을 구현하면서도 이국적인 맛까지 적용한 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6월에는 미국에서 건면 브랜드 ‘탱글(Tangle)’을 출시하는 등 현지 재료와 한국의 맛을 융합한 해외 전용 브랜드를 속속 내놓고 있다.
증권가에선 삼양식품의 이번 중국 공장 설립이 수익성 상승에 도움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류은애 KB증권 연구원은 이날 "중국 생산법인 설립을 통해 국내 대비 인건비와 운반비 부담이 경감돼 중국 사업의 수익성이 상승할 것"이라며 "또한 중국 법인 설립으로 국내 공장에서는 단가가 높은 미국과 유럽 등 서구권 수출 물량 생산에 집중하면서 매출 믹스도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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