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영의 평생부자되기]
재산이 부동산에 치우쳐 있으면 리밸런싱이 필요
한국보다 미국 주식 비중 늘려 우직하게 묻어두자

요 며칠 사이에 우리는 달리던 기차가 갑자기 탈선이나 한 듯 혼란스러운 상황을 맞았다. 다행히 자욱한 안개가 걷히듯 일상이 정상을 회복해 가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각자가 차분하게 자신의 일을 챙기고 주변 상황에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지금은 다가오는 새해, 풍성한 열매를 맺기 위해 마음의 촛불을 밝혀야 할 때이다.

새해에는 언제나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게 있다. 가정 경제이다. 한해 살림살이 예산을 개략적으로 세워야 한다. 장거리 여행을 할 때 연료가 충분한지 미리 점검해 보는 것과 같다. 수입 지출을 항목별로 나누어서 불필요한 지출을 하고 있지나 않는지 체크해 봐야 한다.

1년간 가정경제는 거품 있는 지출을 먼저 줄이고 저축은 수입의 20% 정도가 적당하다. /픽사베이
1년간 가정경제는 거품 있는 지출을 먼저 줄이고 저축은 수입의 20% 정도가 적당하다. /픽사베이

지출은 단순한 돈의 쓰임이 아니다. 나의 가치관과 깊이 연관돼 있다. 예컨대, ‘과시형’ 사람은 사치성 지출이 많다. 새해 예산을 짜기 전에 먼저 내가 ‘거품이 있는 지출’을 하지 않는지 생각해 보자. 그런 낭비적인 부분이 있다면 새해부터는 과감히 끊어야 한다.

그러고 나면 단단하고 새로운 사람으로 바뀔 것이다. 남는 돈은 저축하는 데 보태자. 저축은 수입의 20% 정도가 바람직하다. 제대로 못 했다면 절약할 방법을 찾자. 매일 커피 한 잔을 5000원에 사서 마신다고 하자. 집이나 사무실에서 원두커피를 내려서 해결한다면, 한 달에 15만원, 1년에 180만원이 절약된다.

또 연초에는 내 전체 재정 상태를 한번 들여다봐야 한다. 재산의 포트폴리오가 잘 분산되어 있는지를 체크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집 한 채에 조금의 여윳돈밖에 없어서 크게 신경 쓸 게 없을 것이다. 그러나 돈이 좀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주식, 부동산, 예금 등이 적정 비율로 잘 나누어져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자산운용의 리스크 감소를 위해 필요하다. 조금의 주식과 예금을 빼고는 부동산에 치우쳐 있다면 채권이나 안전자산인 금이나 달러를 조금 사두는 것도 좋다.

금은 적어도 5년 10년, 장기 투자를 해야 의미가 있다. 1년 2년 단기 투자를 하면 손실 볼 가능성이 크다. 단기 가격상승은 어렵고 수수료만 떼인다. 이에 비해 달러 투자는 환 헤지(변동 위험 회피)도 되고 비상시 해외에 나가서 쓸 수도 있어 장점이 있다.

돈은 없지만, 은퇴를 한 경우라면 적당한 현금 흐름, 즉 유동성이 확보되도록 보유 자산 리밸런싱(자산 재조정)을 바로 구상해야 한다. 은퇴 후 현금이 끊어지면 지옥이다. 변두리로 이사하거나 집을 조금 줄이더라도 현금 유동성 확보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다음은 주식 투자이다. 2025년 주식시장 상황은 밝아 보이지 않는다. 트럼프 시대가 열리면서 국내 기업들의 불확실성은 더 커질 것이다. 반도체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중국의 추격과 저가 공세도 이어질 것이다. 앞으로도 여건이 개선될 여지가 잘 안 보인다. 국내 주식 비중은 축소하는 것이 나아 보인다.

그 대신 미국 주식 비중을 늘릴 것을 권한다. 주식을 잘하는 사람이면 한국 시장이 낫고, 초보자들이라면 미국 시장이 낫다는 말이 있다. 미국은 그만큼 별 신경 안 써도 상승하는 종목이 많다는 뜻이다. 대형 우량주 중심으로 ‘우직한 농부처럼’ 매수해서 몇 년 묻어두면 어느새 두세 배 뛴다.

종목은 애플, 구글, 페이스북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엔비디아, 테슬라 같은 대형 우량주면 된다. 이들 ‘매그니피센트 7(M7}’을 추종하는 ETF가 있다. 종목명은 ‘MAGS’이다. ‘M7’ 50%, 미국 국채에 50% 투자하고 있다. 2023년 4월에 설정, 지난 일 년 수익률이 무려 70%를 넘는다. 지금이 피크라는 주장도 있지만, 세계의 기술혁신을 선도하는 기업들이라 좀 더 갈 것으로 본다.

재테크는 우직한 농부처럼 멀리 보고 장기 투자하자. /픽사베이
재테크는 우직한 농부처럼 멀리 보고 장기 투자하자. /픽사베이

이런 기업들은 중국이 몽니를 부려도,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한국의 비상계엄도 전혀 상관없다. 단기적인 시세 변동 무시하고, 5년 10년 장기 투자하면 상당한 수익을 거둘 것이다.

미국 개별종목에 투자한다면 조심해야 할 게 있다. 미국 주식은 국내와 달리 하루 변동 폭이 매우 크다. 예사로 하루에 10~20% 상하로 움직일 때도 있다. 그래서 매수할 때 신중하게 종목을 선정해야 하고, 확신을 가지고 매수했다면 우직하게 들고 가야 한다. 그래야 ‘빅 파티’를 즐길 수 있다.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시세의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스타일이라면 주식은 안 하는 게 낫다. 주식의 변동성 때문에 하락할 때 공포에 질려 던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 손해만 보고 끝난다.

다음은 부동산이다. 강남이나 분당 등 수도권 요지를 빼고는 가격이 별로 상승할 것 같지 않다. 그 이유는 양질의 일자리는 계속 감소, 중산층이 줄어들고 있다. 게다가 가계부채가 1000조를 넘어서, 대출로 집을 구매하는 것은 한계에 도달한 것 같다. 실수요자가 아니라면 가격상승을 기대하고 매수할 타이밍은 아니다. 초고령사회 일본처럼 부동산 장기 침체를 걱정하는 전문가들이 많은 실정이다.

2025년 새해 초에는 정국 상황 때문에 경제 상황이 어려울 것이다. 이런 때일수록 느긋하고 침착한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성급한 투자는 금물이다. 대신, 현금 보유를 늘리고 경제 상황을 충분히 관찰한 다음 투자 여부를 판단하자. 주변 상황에 흔들리지 말고 무게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새해에는 ‘약삭빠른 도시인’보다 ‘우직한 농부처럼’ 묵직하게 행동하고 먼 미래를 위해 ‘나무 한 그루를 심는 마음’을 가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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