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영의 평생부자되기]
실패를 딛고 일어서려는 의지와
노력만이 부의 문을 열 수 있다
실패·고생은 성장에 필요한 양념
긴 안목 갖고 도전 두려워 말아야
총자산이 삼성 이재용의 5배가 넘는 홍콩의 갑부 리카싱. 그는 일본의 중국 침략으로 나라가 피폐해지자 일찍이 고향을 떠난다. 홍콩으로 건너올 때 11세의 피난민이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갑자기 동생 셋과 어머니를 먹여 살려야 하는 가장이 된다.
전쟁으로 어지러운 혼돈의 시대, 생존을 위해 학교를 그만두고 일자리를 찾아 길거리를 헤매지만 번번히 거절당한다. 다행히 그를 불쌍히 여긴 찻집 주인의 덕으로 찻집 종업원이 된다. 그때 그의 나이 겨우 14세였다.

그의 새끼손가락에는 흉터가 하나 있다. '우리 집은 찢어지게 가난한데 어떤 가정은 행복하고 부유하다'는 불만이 가득했던 어린 시절이었다. 살을 에는 듯한 추위가 엄습하는 날, 우연히 창문 틈으로 부유한 사람들이 따뜻한 방안에서 차를 즐기는 모습을 보게 된다. 마음속 한기보다 더 차가운 외로움과 분노가 치밀어올라 순간 실수로 손가락을 베었다. 하지만 곧 깨닫는다. 분노를 다스리고 그 힘을 다른 곳으로 돌려 반드시 돈을 벌겠다고 결심한다. 내면의 분노를 더 높은 목표를 향한 동력으로, 난관을 헤쳐 나갈 추진력으로 바꾼 것이다.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평생의 좌우명을 삼는 경구가 있다. ‘멈추고 고요해야 비로소 흔들리는 마음을 바로잡을 수 있다.’ 어느 중국 철학자의 말로, 마음이 혼란해지면 세상 모든 것이 혼돈되고, 마음이 고요해지면 세상 모든 것이 평온해진다는 뜻이다. 내적 평정은 그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쳤다. 내일은 새로운 하루일 뿐이지만 미래는 수많은 우연 속에서 우리가 끊임없이 내린 선택의 총합이다. 그가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삶을 바라보게 된 마음의 자세이다.
찻집에서 일한 지 얼마 안 되어서 목구멍에서 피가 나오는 폐결핵에 걸린다. 죽을 고비를 몇 번 넘기나 기적적으로 완치된다. 병마와 싸우면서도 일은 결코 소홀히 하지 않는다. 항상 남보다 30분 먼저 도착하여 영업을 준비하고 가장 늦게 퇴근했다. 하루 15시간의 고된 노동이었지만 '홍콩에 뿌리내리려면 홍콩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광둥어와 영어를 반드시 익혀야 한다'는 아버지의 말씀대로 매일 밤 광둥어와 영어에 매달렸다.
설거지하고, 테이블을 닦고, 바닥을 쓸고 닦으면서 손님에게 차를 따르는 일과는 단조롭고 반복적이었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런 단조로운 일에 지루함을 느낀다. 그는 달랐다. 단순한 일이었지만 일생을 바꿀 기회로 삼았다. 찻집은 작은 사회였다.
사람들은 서로 다른 배경, 성격, 출신지를 가지고 모여들었다. 손님들의 출신과 직업, 재산 정도, 성격을 추측하는 데 재미를 붙였다. 자연스레 사람을 관찰하고 분석하는 안목을 길러 주었다. 손님들 대화에 귀 기울이며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지고 세상을 좀 더 입체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찻집이 단순한 일터가 아니라 값진 학교였다.
세심한 서비스로 손님들이 감탄하고 칭찬을 받게 되자 월급도 올랐다. 사람들의 취향과 행동을 분석하는 안목도 길러 자연스럽게 일의 핵심을 터득하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하지만 수입이 턱없이 부족했다. 20세 이전의 성과는 온전히 자신의 땀과 노력으로 얻어진다. 20세에서 30세 사이는 어느 정도 기반이 마련되기 시작하고 운이 따르면 노력한 사람 중 약 10%는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 하지만 나머지 90%의 성과는 여전히 개인의 노력에 달려 있다. 이 원리는 성공을 위한 여정에서 개인의 노력이 얼마나 결정적인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이 진리는 비단 사업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모든 영역에서 다 같이 적용된다. 오직 끊임없는 노력과 불굴의 의지만이 그 문을 열 수 있다. 일을 하다 보면 쓸모없어 보이는 노력도 있다. 하지만 세상에 쓸모없는 노력은 없다. 언젠가는 이 노력들이 반드시 그 힘을 발휘한다. 운명은 자신이 만들어가는 것이다.
찻집에서 일한 지 1년쯤 지나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일상에 불만이 커져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할 때임을 직감한다. 조그마한 시계 회사에 입사한다. 기본적인 일에 멈추지 않고 자투리 시간, 휴식 시간까지 아끼며 시계 기술을 익혔다. 그 결과 단 6개월 만에 다양한 시계 모델을 능숙하게 조립하고 수리까지 할 능력을 갖추었다.
주변 사람들은 그가 뛰어난 시계 상인으로 성장할 것이라 기대했지만 모두의 예상을 깨고 철물공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시계회사의 안락함보다 더 넓은 시야를 확보하고 더 많은 경험을 쌓고자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철물공장 일은 훨씬 고됐다. 고객을 찾아 직접 길거리로 나섰다. 고객과 마주하기 전에 대화 내용을 미리 구상하고 철저히 준비했다. 혼자 말을 건네며 충분히 준비되었을 때 비로소 낯선 이에게 다가갈 용기가 났다.
영업을 통해 두 가지 핵심 원리를 깨닫는다. 첫째, 1시간이라도 더 남들보다 일하기. 둘째, 남들보다 1시간이라도 더 생각하기. ‘남들보다 1분이라도 더’를 원칙으로 삼는다. 18세의 그는 5성급 호텔 그랜드 하얏트 호텔을 첫 목표로 삼았다. 호텔 입구에서 도어맨에게 쫓겨나기를 수십 번 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끈질기게 하얏트 호텔을 서성거린 끝에 비서를 만나게 되었다. 그의 적극성에 호기심을 보여 비서는 사장에게 이런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보고했다. 시간이 지나 사장을 만나게 되자, 그 호텔에 납품하는 단골 업체의 알루미늄 품질이 낮고 너무 비싸다는 점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사장은 그에게 500개의 철통을 주문했다. 그는 고객에 대한 철저한 준비와 성실함으로 평판을 쌓았고 18세에 총지배인이 되었다.
홍콩에서 100을 소비하면 5가 그의 소속 회사(에너지, 부동산, 통신 등)에 들어간다는 리카싱. 위의 얘기는 그의 젊은 날의 치열한 삶의 모습이다. 그는 <무한의 부(Infinite)>라는 자서전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추가적인 노력은 덧셈이 아니라 곱셈의 결과를 가져온다.
-고생할 줄도 알고 고생을 즐길 줄도 알아야 한다.
-실패가 나쁜 것만은 아니며 인생은 새옹지마다. 안 좋던 일이 극적으로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도 생긴다.
-실패에서 배워라. 실패는 내적 성장을 돕는다.
-돈이 없다고 도전을 미루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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