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희의 마음을 여는 말하기 비법]
화는 변화를 만드는 에너지
화를 표현하는 4단계
비난하지 않고, 판단하지 않고 화 표현하기

여러분이 사용하는 느낌 단어는 몇 개나 되나요? /게티이미지뱅크
여러분이 사용하는 느낌 단어는 몇 개나 되나요? /게티이미지뱅크

많은 느낌 단어가 있습니다. 일상에서 사용되는 느낌 단어는 20개 이내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글 읽기를 잠시 멈추고 여러분이 사용하시는 느낌 단어가 얼마나 되는지 생각해보실래요?

고마운, 슬픈, 기쁜, 편안한, 미안한, 불편한, 만족하는, 짜증난, 화난, 행복한. 10개의 느낌 단어를 적어보았습니다. 이 정도는 일상에서 사용하는 느낌 단어인가요?

이 표는 일부의 느낌 단어를 정리한 것입니다. 느낌 단어는 이 표보다 훨씬 많다고 합니다. ‘화난’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화는 많이 경험하는 느낌입니다. 일반적으로 화를 참으라고 하고, 삭히라고 하고, 누르라고 합니다만 공감대화에서는 화를 내라고 합니다.

-화를 표현하는 4단계-

1단계: 멈추고, 크게 숨을 쉰다

2단계: 자신의 비판적인 생각들을 인식한다

3단계: 자신의 바람과 연결한다

4단계: 자신의 느낌과 충족되지 못한 욕구를 표현한다

(출처: 비폭력대화, 마샬 로젠버그, 254쪽)

부부가 싸움을 합니다. 한 사람은 “정리를 좀 하고 살자”라고 합니다. 다른 사람은 “이 정도면 됐지, 너무 깔끔 떨지 말고 그냥 살자”라고 합니다. 정리된 상태에 대한 정답은 없습니다. 우리 삶에서 대부분 정답과 오답은 없습니다. 나의 생각과 다를 뿐입니다.

“제발, 거실에 쌓아놓은 신문은 좀 치울래?”

“주말에 보고 치울게.”

“그럼 가방이라도 침대 옆에 갖다 놓으면 어때?”
“아, 내일 가지고 나갈 거야. 그냥 저기다 놓을래.”

“집이 온통 지저분해!”
“이만하면 됐어, 예민하게 살지 말고···”

이 상황에서 정리를 더 하길 바라는 사람은 화가 납니다. 열이 납니다. 뚜껑이 열리는 느낌입니다.

1단계로 휴우··· 숨은 쉬며 멈춥니다. 멈추었다면 2단계를 할 수 있게 됩니다. 입으로 나가지 못한 말들이 머릿속에 둥둥 떠 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배워서 이만하면 됐다고 하는 거지? 지저분한 것이 안 보이나? 이런 사람인 줄 알았으면 결혼을 안 했을 텐데··· 내가 그때 뭐에 씌었지. 더 알아봤어야 했어. 저 물건들을 보기만 해도 싫어. 다 가져다 버리고 싶어···’ 머릿속에 여러 말들이 있습니다. 그 말들을 가만히 바라봅니다. 약 30초를 예상하시면 됩니다. 물론 더 짧을 수도, 길 수도 있습니다.

2단계의 비판적인 생각 인식 단계가 끝나면 3단계를 합니다. ‘지금 나의 바람은 무엇인가?’라고 생각합니다. 바람을 바로 찾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천천히 바람에 집중하세요. ‘나의 바람은 정돈된 집이구나.’ 혹은 ‘나는 내 의견을 따라주길 바라는구나.’ 혹은 ‘저 물건들이 제자리에 있는 상태에서 편히 쉬고 싶구나’ 등등. 바람은 여러 가지일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바람을 한꺼번에 말하는 것은 혼란이 올 수 있으므로 그중 하나만 말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4단계, 바람을 먼저 말하고 느낌을 말하면 됩니다.

“나는 정돈된 집에서 쉬고 싶어. 그렇지 않으니 화가 나!”

“나는 내가 정리하자고 하는 의견에 당신이 따라주길 바라. 이만하면 됐다는 말을 들으면 짜증나!”

이 방법으로 화를 내면 상대를 비난하거나 평가하지 않게 됩니다. 상대가 내 말에 귀 기울일 확률이 높아집니다. 상대의 협조를 받을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1~4단계 중 가장 중요한 단계는 1단계라고 생각합니다. 화가 나면 멈추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만약 멈추지 못한다면 그 자리를 피하는 것이 서로 비난, 판단하며 싸우는 것보다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비폭력대화’에는 ‘모든 분노에는 삶에 기여하는 에너지가 있다’라고 합니다. 변화를 바라기 때문에 화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그 변화는 의논해서, 협의해서, 배려하고 수용해서 함께 만들어 갈 때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아래 표에 맞추어 화를 표현하는 연습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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