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 李 일극체제 확정 수순
기본소득 시행 320조원 필요
친명, 너도나도 정책 뒷받침

11일 대전 서구 배재대 스포렉스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에 참석한 이재명 당 대표 후보가 웃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대전 서구 배재대 스포렉스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에 참석한 이재명 당 대표 후보가 웃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차기 대표 체제 출범을 앞두고 이재명 당대표 후보가 말한 '먹사니즘'을 띄우는 데 혈안인 모습이다. 당 안팎에서는 친명(친이재명)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 후보의 대권 행보를 뒷받침하기 위한 '먹사니즘' 관련 정책 논의를 일찌감치 시작했다.

16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오는 18일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에서 '기본사회'를 담은 강령·당헌 개정안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기존 당 강령 전문에 "민주당은 사회경제적 양극화와 불평등을 극복하고 모든 사람의 기본적인 삶을 보장하는 기본 사회를 원한다"는 문장을 추가한 것이다.

이재명 전 대표는 지난달 10일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하면서 먹고 사는 문제가 유일한 이데올로기라는 '먹사니즘'을 제시하면서 그가 생각하는 '기본사회' 구상을 밝혔다. 그는 당시 "소득, 주거, 금융, 의료, 교육, 에너지, 통신 등 국민의 기본적 삶을 국가가 보장하고 일정한 소비를 유지해야 한다"며 "바람 같은 자연 자원을 이용한 소득을 모두가 함께 누리는 '바람 연금'을 활성화하고 출생기본소득, 기본주거, 기본금융, 기본의료, 기본교육 등을 점진적으로 확대 시행해야 한다"고 했다.

이달 초 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전국민 25만원 지원법' 관련 국회에 제출된 비용추계에 따르면 5300만명 주민등록상의 국민에게 25만원을 지급할 경우 13.3조원이 드는 것으로 집계됐다. 민주당이 목표로 하는 월 50만원 정도의 기본소득을 시행할 경우 24배인 320조원의 나랏돈(재정)이 필요하다. 이는 행정 비용, 지역화폐 등 유가증권 발행비용 등을 제외한 수치다.

김태년 의원이 주도하는 '경제는 민주당' 공부 모임은 지난 13일 의원회관에서 두 번째 모임을 열었다.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을 비롯해 4선 서영교 진선미 한정애 의원, 3선 김성환 김영진 박정 의원, 재선 박수현 복기왕 윤준병 의원 등 총 47명이 결집했다.

박주민 의원이 대표를 맡은 기본사회포럼은 이날 '대전환의 시대-기본사회로의 방향과 전환' 세미나를 진행한다. 이 포럼에는 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조국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 등 2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오는 8·18 민주당 전당대회가 대권 주자 이재명 일극체제를 떠받치는 분위기로 흘러가면서 민생 문제 해결 진정성에 의문이 든다는 비판이 나온다. 호준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은 강령 개정안에 이재명표 공약인 기본사회를 명시했고 당헌 개정을 통해 공천 과정에만 불복해도 10년 입후보 제제를 가하겠다고 했다. '이재명 사당화' 선언"이라며 "당내에서도 내후년 지방선거 등 공천 전반을 이재명 전 대표 멋대로 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호 대변인은 "이재명 전 대표가 말한 '먹사니즘'을 구현하려는 움직임은 어디에도 없다"며 "이재명 꽃길 닦기를 위한 열정의 일부라도 민생을 챙기고 경제 살리는 데 쏟아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내 유일한 소신파인 김두관 당대표 후보도 경기도당 합동연설회에서 "먹사니즘, 에너지 고속도로는 무슨 예산으로 하나. 왜 종부세를 완화해주고 금투세를 유예하나"라며 "우리가 왜 부자감세에 동의하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먹사니즘 전국 네트워크' 출범 기자회견은 이재명 대선 지원 조직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김태형 서울 강남갑 지역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당 원외인사들은 "다가오는 대선에서 이 대표(후보)와 더불어 민주당의 승리에 기여해 먹사니즘이 국가적 이데올로기가 되는 것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화되고 국민들은 의식주 모든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정부는 검찰권력을 동원한 권력 놀음만 이어가고 있다"며 "잘 먹고 잘 살고 행복하기를 국민들은 원하고 있다. 우리 헌법이 보장한 행복할 권리는 잘 먹고 잘 사는 데부터 시작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전 대표가 주창하는 먹사니즘은 이러한 목표를 이루기 위한 성장의 회복과 지속 성장 선언이자 정책"이라며 "먹사니즘이 대한민국의 유일한 이데올로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차기 지방 선거에서 먹사니즘에 동의하는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의 당선에 기여해 먹사니즘이 풀뿌리 단위에서부터 자리하게 할 것"이라며 "민주당이 먹사니즘을 잘 수행하도록 사회 여러 영역에서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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